△구젱기닥살 / 황복실 글 / 샘터 / 8000원
제주도보다 더 아래에 있는 우리 나라 남쪽 끝 마을 마라도. 주인공 솔뫼는 태어나 한 번도 마라도를 벗어나 본 적 없다. 자신의 새까만 얼굴, 절뚝거리고 다니는 모습. 그는 참 싫은 게 많다. 아빠를 삼켜버린 바다도 밉고, 엄마가 도망쳐 간 육지는 더더욱 밉다.
하지만 그를 지탱하게 한 건 자신을 친자식처럼 여기는 큰엄마, 큰아빠 때문. 육지에서 건너 온 동갑내기 친구 '하나'와도 속 깊은 우정을 쌓아간다.
솔뫼는 제주 4ㆍ3 사건 때 가족을 잃고 정신이 나가버린 맹순 할머니, 회사가 부도나 서울에 가족을 남겨 둔 채 마라도로 온 성재 아저씨 등을 만나면서 저마다 가슴 속의 아픔이 있다는 사실을 안 후 미움으로 가득찼던 마음의 빗장을 서서히 연다.
섬 마을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다채로운 인물과 사건, 풍성한 제주도 사투리를 섞어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제목인 '구젱기닥살'은 소라 껍데기의 제주도 사투리다.
△ 집요한 과학씨, 동물 행동을 관찰하다/박영철·이케다 히로시 글 / 웅진주니어 / 9000원
배자바구미는 나뭇잎이 흔들려 땅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땅에 떨어져 몸을 웅크린 채 죽은 척한다. 너구리는 사람을 만나면 몸을 뻣뻣하게 굳혀 죽은 체한다.
이 행동은 약 3분 정도 계속된다. 동물들은 왜 이런 몸짓을 하는 것일까. 그건 살아남기 위해서다.
검은등제비갈매기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앉아 있기를 좋아한다. 마치 바둑알처럼 그 간격이 똑같다. 먹이를 먹을 때 누군가 먹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서다.
동물의 몸짓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설명함으로써 동물의 세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거리 두기, 죽은 체하기, 털 다듬기, 표시하기, 과시하기 등으로 나누어 신비로운 동물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동물 몸짓의 깊은 뜻에 대해 설명한다. 초등학교 2∼4학년용이지만, 청소년이나 어른이 읽어도 재밌다.
△ 고조선을 왜 비파형 동검의 나라라고 하나요 / 송호정 글 / 다섯수레 / 7500원
모든 한국사 책 첫머리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 고조선. 하지만 고조선에 대한 궁금증이 속 시원히 풀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밝혀진 것도, 배운 것도 많지 않기 때문. 이 책은 '고조선 박사'인 한국교원대 송호정 교수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문답식 해설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비파형 동검'이 뭘까. 칼날 중간은 뾰족하고, 칼몸 가운데에 위아래로 볼록한 돌기가 있는 모습이 옛 악기인 '비파'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동검은 기원전 8~7세기 이후 랴오둥(요동) 지역의 청동기 문화를 특징짓는 탁자 모양의 고인돌, 미송리형 토기와 함께 등장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비파형 동검이 발굴되는 지역을 대략 고조선 문화권으로 보고 있다. 고조선 사람들은 쌀·조·기장 같은 곡식으로 밥과 죽을 해 먹었고, 사발·보시기·독 등 여러 가지 그릇을 쓰는 등 생생한 생활사도 빼놓지 않는다.
△ 루비 홀러 / 샤론 크리치 지음 / 보물창고 / 9800원
고약한 트레피트 부부가 운영하는 복스톤 크릭 고아원에서 자란 댈러스와 플로리다는 말썽꾸러기 쌍둥이. 이들 남매는 세상에서 받은 상처로 더 이상 어른들을 믿지 않는다.
우연한 기회에 노부부 틸러와 세어리는 고아원 남매를 자신들의 여행에 동행시키기로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한 가족이 된 이들은 '공공의 적'이었던 고아원 원장 트레피트를 향해 복수극을 준비, 통쾌하게 성공시킨다.
책은 관계 맺기에 대한 이야기다. 저마다 조금씩 부족한 점을 지닌 불완전한 존재들이 모여 관계를 맺는 순간 '각자'에서 '우리'가 된다. 아이와 어른의 성장소설인 셈이다. 지난 2002년 영국 최고의 도서상 '카네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