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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부안 줄포학교마을도서관 개관식 풍경

새 책보며 까르르…밤에도 개방 동네사람들 독서삼매경

지난 25일 문을 연 줄포 학교마을도서관에서 부안 줄포초등학교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왼).이날 '책읽는 버스'안에서 학생들이 동화구연을 듣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운동장으로 '책읽는 버스'가 들어왔다. 전교생이 2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학교가 오랜만에 시끌벅적하다.

 

"너희들 우리 엄마한테 이르지마. 나, 산으로 갈꺼야." "안돼! 산으로 가면 도깨비 나와."

 

"그럼, 너희들 눈에 내 배꼽도 보이느냐?" "네!"

 

'책읽는 버스' 안. 동화구연을 하는 선생님에게 까만 눈망울을 고정시킨 아이들의 대화는 끝날 줄 모른다. 동화구연을 듣던 김이슬양은 "책은 말을 못하지만, 사람이 목소리를 바꿔가며 이야기해주면 더 재밌고 궁금한 것도 물어볼 수 있다"며 즐거워했다.

 

25일 오후 부안 줄포초등학교. 매일 10분씩 '아침 독서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 곳에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이사 김수연)이 만드는 '줄포학교마을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개설한 124번째, 올해 28번째 도서관이다.

 

"책 많이 읽고싶어요. 책을 읽고 나면 기분도 좋고,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한 반 뿐인 2학년 아이들이 어른스럽게 대답했다. 진아와 지훈이는 "학교에 있는 책은 거의 읽었는데, 새 책이 들어와 기대된다"고 말했다. 찬혁이는 "뛰어노는 게 더 재밌다"면서도 친구들 어깨 너머로 책을 들여다 보기 바쁘다.

 

'줄포학교마을도서관'에는 성인용 857권, 아동용 2200권 등 총 3057권의 책이 새로 들어왔다. 돈으로 따지면 2800만원 어치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값진 선물이다.

 

김길중 줄포초등학교 교장은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과 부안군, 부안교육청이 '책과 더불어 잘사는 부안'을 만들기 위해 학교마을도서관 설치 및 운영 협약을 체결, 도서관 야간개방 등 다양한 지원을 하게 됐다"며 "독서는 공부, 공부는 곧 독서이기 때문에 학생들을 물론, 학부모와 주민들이 자주 도서관을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성인군(13)은 "부모님과 같이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 고운 백발과 넉넉한 품이 산타클로스를 연상시키는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김수연 대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줄포초등학교 아이들과 또 약속을 했다.

 

"너희들이 책 많이 읽으면 내년에 또 선물 많이 가지고 오마. 부모님이 읽으면 아이들도 읽습니다. 뒤에 앉아계시는 부모님들도 저랑 약속하세요."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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