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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만화, 때론 훌륭한 인생 지침서 랍니다"

'1318' 위한 수준있는 만화

온·오프라인서점 리브로가 15일 서울 신촌에 만화전문서점 '리브로 코믹'을 열었다. 국내외 만화책 5만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릭터 상품과 피규어 등 만화 관련 상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아직 발간되지 않은 일본과 미국, 유럽의 만화 원서도 수입해 판매할 계획. 어렵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만화시장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방학만 되면 대놓고 만화책을 펼치는 아이들과 죽어도 이런 상황은 두고 보지 못하는 엄마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만화 같은 걸 봐서 뭐하냐"는 말을 잘못 꺼냈다가 성난 매니아들에게 둘러싸일 수도 있다. 만화책 한권이 때로는 아이들 인생에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상상력을 길러준다는 것도 만화의 가장 큰 힘이다.

 

「삼봉이발소」(소담출판사)는 파란웹툰에 연재, 총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만화다. 평단에서도 치밀한 구성능력으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외모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 자괴감에 빠져 시름시름 앓다가 발작을 일으키는 '외모 바이러스'란 병이 퍼지자 꽃미남 이발사 '삼봉이'가 커다란 가위를 들고 그들을 치료하러 다닌다는 내용.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을 '외모 바이러스'라는 황당한 설정을 통해 코믹하게 터치했다.

 

저자는 "재미있으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만화, 세월이 가도 다시 읽고 싶은 만화를 그리는 게 꿈"인 '만화계의 젊은 피' 하일권.

 

「대한민국 원주민」(창비)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로 단숨에 한국 만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잡은 만화가 최규석의 최신작이다.

 

작가가 말하는 '대한민국 원주민'은 '갑자기, 그리고 너무 늦게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 미처 제 삶의 방식을 손볼 겨를도 없어 허우적대야 했던' 사람들. 대한민국 60년 역사와 삶의 궤를 같이 해왔지만 그 존재감은 극히 미미해 잘 해야 역사책에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는 이들이다.

 

가족을 위해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했던 누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공하려 애쓰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큰 형, 50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가족을 위해 아침밥을 지어왔던 엄마, 날마다 술에 취해 가족에게 주사를 부렸던 아버지. 이제 서른을 갓 넘은 젊은 작가가 그렸다고 하기에는 그 속이 꽉 차서 여물었다.

 

제목부터 특이한 「고모가 잠잘 때 생길 법한 일」(새만화책). 상상력 넘치는 꼬마 조카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뚱보에 잠만 자는 노처녀 고모에 대한 의문에 관한 만화. 삭막할 것만 같은 요즘 아이들의 일상에서 나름의 상상과 해답을 찾아 보여주며 소리내 웃게 만든다. 판화 느낌 나는 펜선의 거칠음도 신선하다.

 

만화가 낯선 소재에 대한 접근을 쉽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한국의 「신의 물방울」'로 떠오른 허영만의 「식객」(김영사), 한승희 전진석 콤비가 만들어낸 또하나의 야심작 「춘앵전」(서울문화사), 박물관에서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하던 도자기가 마음으로 빚은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하는 「도자기」(애니북스)가 그런 면에서는 요즘 가장 뜨고 있는 작품들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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