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말로전하는 문학의…' , 정철성 '새김'
"글 쓰기에 있어, 글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정(情)의 실마리로 뜻(志)을 말함이요, 쓰기는 얻은 뜻을 나타내는 꾸밈과 무늬로서 형식미를 말할 수 있습니다. 문장(文章)에 있어서, 문은 정(情)에, 장은 꾸밈과 형식미에 따른 예술적 기능입니다. 그러므로 문학은 쓰기에 앞서 우선 정이란 뜻을 얻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마음에서의 비롯함을 얻기 위하여, 마음의 밭을 기름지게 가꾸고 좋은 꽃씨나 나무의 싹이 솟아나게 하기 위해 마음을 정갈하게 비워둠이 꼭 필요합니다."(수필가 김경희)
문학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문학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한다.
수필가 김경희씨(63)의 「말로 전하는 문학의 이해와 수필의 산책」(도서출판 계간문예)과 문학평론가 정철성 전주대 교수(52)의 평론집 「새김」(컨티뉴). 두 권 모두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또 재미있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책을 내는 동기가 있습니다. 노인대학(노인복지회관)에 수필창작반을 개설해 강의를 전담하게 되면서 항시 두가지를 생각했지요. 하나는 기다려지는 강의시간일 것, 두번째는 엷어져가는 생명의 시간 앞에 아름다움보다는 참을 말할 것이었습니다."
김씨의 「말로 전하는 문학의 이해와 수필의 산책」은 노인들을 가르치며 이야기했던 내용을 알곡만 간추려 묶은 것. 그는 "나이 드신 분들 앞에서 내 영혼의 참을 쏟아내면서도 가르치면서도 배운다는 뜻의 '교학상장(敎學相長)'을 떠올렸다"며 "이 책이 예술적·문학적 길에서 희망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데 있어 작은 등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은 제1부 '문학인의 삶과 그 이야기', 제2부 '수필문학의 읽기와 쓰기', 제3부 '좋은 수필 감상하기'로 엮어졌다. '원고지 쓰기의 이해'처럼 처음 창작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내용부터 '작가와 독자는 궁합이 맞아야 합니다'처럼 손이 먼저 가게 되는 흥미로움도 있다. 여러 자료들을 꼼꼼하게 뒤져가며 쓴 글이라 더욱 믿음이 간다.
정교수의 「새김」은 주로 지역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의미있는 책이다. 「문화저널」에 햇수로 4년 남짓 연재하고, 「호남사회연구」, 전북작가회의 월례문학토론회와 「작가의눈」 등에 실렸던 글들을 묶은 것. 정교수는 "문학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삶의 큰 기쁨"이라며 "이런 기쁨을 나누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문학과 참된 문학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선택을 미룰 것입니다. 아름다움과 참을 대립시키는 것이 나에게는 가짜 논쟁을 위한 꾐수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취사선택하는 것은 아름다움 또는 참이 아니라 그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정교수는 "과거에 써놓았던 글에서는 오류도 보이고 더러 생각이 바뀌기도 했지만, 그것을 고치기 보다는 다른 글을 쓰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허물을 드러내어 배우려는 정성으로 여겨달라"고 덧붙였다.
책의 마지막, '전북시문학의 변화를 위하여'는 정교수의 글쓰기가 시작된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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