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사 김언호 대표 「책의 공화국에서」 출간
33년째 한길사를 이끌며 책을 만들어온 김언호(63) 한길사 대표가 그동안 2500여 권의 책을 만들며 겪었던 일들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의 공화국에서」를 출간했다.
저자는 씨알 함석헌과 작곡가 윤이상, 언론인 송건호, 리영희 등 한길사에서 책을 출간한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저작물 출간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회고한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사상계」를 읽으며 함석헌의 글을 접했고 그의 강연이 있는 날에는 열일 제쳐놓고 강연을 들으러 갔을 정도로 함석헌에게 몰두했던 저자는 함석헌을 '꽃을 가꾸시는 소년 같은 할아버지'로 기억한다.
함석헌에 대한 저자의 열정은 이후 한길사에서 함석헌 전집을 내는 것으로 이어졌고 1988년 20권으로 출간됐던 전집은 최근 보강을 거쳐 30권으로 재출간되기도 했다.
또 1988년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윤이상을 만나 인터뷰한 저자는 당시 세계가 그의 곡을 연주하고 연구하는데 막상 조국에서는 제대로 연주되지도 않고 논의하고 연구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는 게 안타까워 한길사를 통해 그의 음반을 출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당국의 불허로 「윤이상 음악전집」은 출간되지 못했고 1991년에야 레코드를 내기위해 준비한 원고들을 모은 「윤이상의 음악세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자는 이 밖에도 송건호의 '해방전후사의 인식'과 리영희의 '대화', 박현채의 '민족경제론' 등 한길사가 펴낸 책을 중심으로 해당 책의 저자들과 책 출간에 얽힌 기억들을 더듬는다.
또 「자본의 시대」 등을 쓴 영국의 사회경제학자 에릭 홉스봄이 1987년 한길사를 방문했던 당시의 이야기와 '로마인 이야기'의 국내 출간을 위해 로마까지 날아가 시오노 나나미를 만났던 이야기 등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이 작은 책은 시대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시대상황을 보다 아름답게 구현해내려는 현인들과 펼친 한 출판인의 출판운동 보고서"라며 "이 책을 통해 나는 저자ㆍ출판인ㆍ독자들이 연대하고 성찰하는 이성과 지성의 공화국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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