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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20년 맞은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

시집발행·낭송회 등 문학활동…문학상 제정 창작의욕 북돋워

이운룡시인(사진 앞줄 가운데)이 지도하는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에는 20년째 청강하는 시인도 있는 등 시 창작에의 열정을 가진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desk@jjan.kr)

"60년대만 해도 시가 어려워야 한다고들 했었습니다. 하지만 난해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제는 쉽게 써야 한다는 말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쉽다는 게 아무렇게나 쓰라는 것은 아니지요. 온갖 사물과 사상이 완성된 후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겁니다."

 

시는 쉽게 써야 한다고 하는데, 시를 배우는 과정은 녹록치 않다. 빠른 속도로 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원로시인과 치열한 배움의 과정에서 단어 하나 허투루 흘리지 않으려는 수강생들의 은근한 기싸움이 느껴지는 곳. 6일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는 올해 스무살 성년이 된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시의 불꽃을 퍼뜨리며 걸어온 지난 20년. 1989년 10월 7일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운룡 전 중부대 교수가 시창작교실을 열고 시 이론과 작품을 지도하며 많은 시인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왔지만, 사실 열린시문학회의 큰 걸음은 지역의 정서와 향토문화를 가꿔나가는 것이었다.

 

현재 시창작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39기생 58명을 비롯해 20년 동안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을 수료한 연인원은 1686명.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문화일보 등 중앙지를 비롯해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전주일보 등 지역신문과 불교신문, 전남일보, 광주일보 등의 신춘문예에만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문예지 신인상 당선자 77명을 포함하면 모두 93명이 열린시문학회를 통해 시인이란 이름을 얻었다.

 

그동안 회원들이 발간한 개인 시집만 해도 84권. '대산문학상' '모악문학상' '한국미래문학상' '전주시예술상' '전북시인상' 등 권위있는 문학상을 수상하거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라북도, 전주시로부터 창작지원금을 받은 회원들도 많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은 치열한 탐구정신과 꾸준한 노력. 이 시인이 직접 편찬한 시 이론 교재를 교과서 삼고 40여권에 이르는 책들을 참고하면서 창작과 이론을 병행하며 공부해 왔다. 해마다 두 달은 전국 27개 신문사의 신춘문예 당선시와 미당문학상 수상시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 투자했으며, 회원들의 작품 발표도 쉬지 않았다. 회원들이 참여하는 연간 시집 발행과 문학 세미나, 시낭송대회, 외래강사 초빙 강의 등도 시를 쓰는 데 있어 큰 받침이 됐다. 자체적으로는 500만원의 상금이 걸린 '국제해운문학상'을 3년째, 300만원이 걸린 '열린시문학상'을 20년째 시상하며 회원들의 창작욕구를 높이고 있다.

 

한 번 연을 맺게 된 회원들은 열린시문학회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최근 「시간 구워먹기」란 시집을 펴낸 송재옥 시인과 암투병 중인 김명주 시인은 1기생으로 20년 동안 줄곧 출석하고 있으며, 10년 이상된 회원도 35명이나 된다.

 

이운룡 시인은 "처음 시작할 때에는 일흔까지만 하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회원들과 함께 하다 보니 일흔셋이 된 지금도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며 "20년 동안 많은 문인들을 배출하며 한국 문단을 탄탄히 할 수 있는 발판을 지역에서 형성했다는 점에서 지나온 시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은 전반기(1월 1일∼6월 30일)와 후반기(7월 1일∼12월 31일)로 나눠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현재는 목요일반(오전 10시∼낮 12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과 토요일반(오후 2시30분∼오후 4시30분 전주 인후동 하늘산바다미술학원)이 개설돼 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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