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저서 '저항의 문학' 출간 50주년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지성 이어령(75) 전 문화부 장관이 올해로 저술활동 50주년을 맞았다.
이 전 장관이 20대에 처음 출간한 문학평론집 '저항의 문학'이 올해로 출간 50주년을 맞은 것.
이를 기념해 저자와 출판인, 독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기념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26일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때부터 지금까지 반세기를 관통하는 내 삶의 중요한 목표이자 내 모든 저술활동의 공통점은 창조성"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문리대 재학 중이던 1955년 문리대학보에 '이상론'을 발표하며 평론가로서의 출발을 알린 이 전 장관은 이듬해 한국일보에 우상화된 기성문단에 도전장을 던지는 평론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저항의 문학'을 시작으로 1960년대 초 처음 출간돼 지금까지 250만 부 이상이 팔린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던 '축소 지향의 일본인', 에세이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등 수많은 명저를 냈다.
일흔이 넘은 후에도 왕성한 창작열을 과시, 2006년 출간된 '디지로그'와 2007년의 '젊음의 탄생', 지난해 펴낸 첫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까지 독자들의 변함 없는 사랑을 받았다.
초대 문화부 장관과 언론사 논설위원, 대학교수,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등 수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매년 한 권 이상의 저서를 발표해, 이 전 장관이 기획자로 참여한 책까지 포함하면 저작물이 160권을 넘어선다.
"50년 동안 문단과 학계, 언론계, 행정에서 정치계까지 두루 섭렵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다양한 일을 했다고 하는데 결국 다 창조성이라는 말로 묶을 수 있습니다. 올해 인생의 종착점쯤으로 창조학교를 세운 것도 그 때문이죠."
이 전 장관의 반세기를 함께 기리기 위해 27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는 생각의나무, 문학사상사, 민음사, 웅진씽크빅, 현암사 등 9개 출판사 관계자는 물론이고 초등학생부터 70대까지 이 전 장관의 독자 수백 명이 참석하게 된다.
"50년 전 어려운 시절에 젊은 신인 평론가가 기성 문단과 타협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독자와 출판사의 도움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그분들이 만들어준 것이죠. '저항의 문학'부터 '디지로그'까지 반세기 동안 동행해온 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저항의 문학' 초판본을 소장한 노년 독자 한 명과 초등학생 독자 한 명, 소설가 김훈 , 제자인 평론가 김용희 평택대 교수 등이 헌사와 헌시를 낭독한다. 국악인 안숙선과 안무가 국수호 등 이 전 장관을 아끼는 예술인들도 함께한다.
이 전 장관은 "개인의 공적을 기리는 자리나 집안 잔치였으면 내키지 않았을 텐데 동시대를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자리라는 생각에 뒤늦게 행사 제안을 수락했다"며 "동시대인들이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는 사회에서 이렇게 서로의 공적과 추억을 나누는 것이 정말 따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올해도 어린이들에게 창조적 사고를 일깨우는 책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등을 출간했고 '한국인 이야기'를 일간지에 연재했다. 저술활동 외에 강연을 비롯한 외부활동도 쉬지 않았다. 물리적 나이를 잊게 하는 그의 넘치는 에너지 원천은 무엇일까.
"열정이죠. 늘 새롭게 살겠다는 것, 오늘은 결코 어제와 똑같이 살지 않겠다는 열정이 나를 이끄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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