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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진실 - 강현정

강현정(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북한 평양 금성네거리에서 삼태성청량음료점(속성음식센터)이라 하여 오픈한 패스트푸드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패스트푸드란 주문하면 곧 먹을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용기는 종이로 되어 있어 한번 쓰고 버리며 조리도 오븐에서 데우는 정도로 간단하므로 소수의 인원으로 손님의 주문에 신속하게 응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한국에는 1970년대 들어와 간편하다는 장점과 젊은층의 양식화 경향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현대인들의 빠르고 바쁜 생활 방식에 맞춰져 쉽게 접할 수 있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면에서 칼로리가 높다는 등 몇 가지 지적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어 패스트푸드는 자본주의 세계화의 일등공신이면서 동시에 햄버거 하나로 세계의 음식문화를 바꿔버린 혁명의 상징이라고 한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는 미국에서 O157:H7 대장균에 오염된 쇠고기 햄버거를 먹고 하반신이 마비된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르포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댄스를 가르치던 스미스 씨는 2007년 카길의 쇠고기 분쇄육으로 만든 냉동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대장균에 감염됐다. 이내 설사에서 피가 섞여 나왔고 그의 신장은 기능을 멈춰버렸다. 발작으로 의식을 잃기 시작하고 점차 발작이 심해져 9주간 혼수 상태 끝에 살아났지만 다시는 걷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O157:H7 대장균은 대장균의 변종으로 전신에 독소를 퍼뜨리고 혈액의 응고 능력을 파괴하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을 유발할 수 있다. HUS을 앓은 환자의 5~10%가 사망하며, 많은 환자가 장애인이 돼 이 대장균은 '살인 대장균'으로도 불린다. 미국에서는 1994년부터 O157:H7 대장균에 감염된 분쇄육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이 이 대장균 때문에 발병하며, 햄버거가 주범으로 지목된다. <뉴욕타임스> 는 "이번 여름에만 해도 41개주 내 3,000개 식료품점에서 오염된 쇠고기가 자진 회수 조치됐다"고 보도했다.

 

안타깝게도 한국 또한 패스트푸드의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에는 1.38㎢당 하나의 패스트푸드점이 있으며 주된 고객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다. 대한소아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늘어나는 비만 청소년들의 혈압 혈당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청소년들에 비해 뚜렷하게 높은 반면, 체력은 반대로 크게 저하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정이 이쯤 되고 보니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감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먹을거리의 안전문제는 더 이상 개인 차원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올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 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교육을 통해서 우선 모든 국민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출산 과 핵가족화와 경제성장, 가족 구성원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져 외식산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편리성 기능성만을 중시한 패스트푸드나 반조리식품들이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먹는 것은 본능이지만 제대로 먹는 것은 기술'이라는 프랑스 잠언처럼 제대로 먹는 기술을 통해 먹을거리의 진정한 맛과 멋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미래사회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여 자신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 과연 100년 후 우리의 후손들은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강현정(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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