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채소 가꾸며 느낀 눈부시게 밝은 초록시
"문득 산과 들에 자라는 식물은 신이 인간에게 읽히고 싶어 수시로 쓰고 지우는 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밭은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시를 내놓는 황토밭 원고지구요."
차옥혜 시인(55)의 다섯번째 시집 「식물 글자로 시를 쓴다」(시문학사)은 20여 년 넘게 화초와 채소를 직접 가꾸면서 얻은 단상에서 비롯됐다. 콩을 심고, 딱정벌레처럼 황토밭에 붙어 거세미를 내쫓는 고생을 자처한 지난 시간. 흙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풀어 또 이렇게 시집 한 편을 내놓게 됐다.
그의 작품은 찬연한 초록시다. 달구지풀, 작두콩, 갈퀴나물 등을 가만히 불러내고, 산수유, 매화, 진달래 등에 가슴을 설레한다. 어머니의 가슴으로 자연의 비밀에 귀를 기울인다. 차씨는 "거기에 세상의 참 모습과 사람의 길을 본다"고 했다. 단순히 자연을 관조하지 않고, 껴안고 사랑하며 땀흘려 쓴 시.
전주 출생인 그는 경희대 영문과와 동대학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 「깊고 먼 그 이름」,「비로 오는 그 사람」 등을 펴낸 바 있으며, '경희문학상'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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