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애틋하고 따뜻한 추억 담아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집에 대한 애틋하고 따뜻한 추억이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을 부동산 투자 대상으로만 여기고, 사랑의 공간으로 바라보질 않아요. 그게 정말 안타깝습니다."
연백당 최상철 삼호건축사무소 대표(48)씨가 펴낸 「내가 살던 집 그곳에서 내가 만난 사랑」(푸른 사상)은 집에 대한 추억을 길어 올린 수필집이다. 전북일보에 '건축 상담'과 '최상철의 건축 이야기'를 10년 이상 연재하면서 떠오른 감회를 실타래처럼 풀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많은 공간이 또 다른 집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쏟아붓는 사무실도 집이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8시간 남짓한 소중한 시간을 꽉 막힌 공간에서 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1년, 2년만 보내면 성격도 바뀌고, 행복도 달라집니다. 하루의 1/3 이상을 돈 늘리는 공간에만 쳐박혀 있다면, 동물 우리에 갇혀 있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행복을 꾸릴 여건이 안되는 데요."
'아련한 추억','이기적 초상','아낌없는 배려','사랑이란 이름으로' 를 통해 집이 생활을 담는 또다른 그릇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20여 년 건축사로 일하면서 집이 주는 행복감을 뒤늦게 체감하게 됐다는 그는 "좋은 아파트에서 살다가 느닷없이 전원 주택이나 빌라를 지어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와 같은 성찰에 다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완주 소양에 한옥을 지어 나간 그도 마찬가지.
"전문가이면서도 집을 짓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이 오갔어요. 설계도면이 시공자에게 넘겨지면서 제가 놓친 걸 발견하게 됐고, 살다 보니까 아쉬운 구석도 많았죠. 생활공간을 크게 하다 보니 마당이 많이 좁아졌거든요. 여백의 미가 없어진 게 제일 후회가 됩니다."
그는 2004년부터 삼호건축사무소에서 건강건축연구소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집의 또 다른 테마는 건강이라는 평소 철학에서 비롯된 것.
"병에 걸리게 하는 것은 호흡, 음식,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과 스트레스는 아니지만, 호흡은 건축과 관련 있죠. 집에서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흙을 쓰고 목재를 쓰면, 어느 정도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집에서 몸과 마음을 부대끼며 살지만 정작 집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그는 "우리네 집에 담긴 깊은 정성과 땀방울, 사랑에 주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주 출생인 그는 전북대 건축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건강한 집 건강한 생활」,「건축 상담」, 「최상철의 건축 이야기」 등을 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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