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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신정일씨'암자 가는 길'·'사찰 가는 길' 펴내

"지친 마음 달래주는 휴식같은 그 곳"

"지금 생각하면 참 겁도 없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그 신새벽의 떠남을 위해 뜬눈으로 날을 새우기도 했고, 비가 오나 눈이 내리거나 바람이 불거나 시도 때도 없이 떠난 곳이 산이었다. 그 산속에는 어디랄 것 없이 고색창연한 절들이 있어 우리를 감싸 안아주었다."

 

늘 길 위에서 서있는 신정일 우리땅걷기모임 이사장. 그는 금강에서 압록강까지 걷고 우리나라의 옛길 영남대로와 삼남대로를 걸었다. 황토현문화연구소장으로 오랫동안 지역의 향토문화를 연구해 왔지만, 요즘 들어 부쩍 도보여행가로서 만나게 되는 그가 「신정일의 사찰 가는 길」(자음과모음)과 「신정일의 암자 가는 길」(자음과모음)을 펴냈다.

 

2000년대 초반에 발간한 「나를 찾아가는 하루산행」의 1·2권을 복간하는 의미로, 한 월간지에 연재했던 원고를 엮은 것.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어느 유명산 못지 않은 비경을 가지고 있는 산과 사찰, 암자, 문화유산을 담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여행 정보를 전하기 보다는 고즈넉한 불탑이나 깨진 기왓장, 눅눅한 바람 소리 같은 크고 작은 풍경들에 시선을 두었다. 문장의 기교가 두드러지거나 심오한 철학이나 사상을 내세우진 않았지만, 우리 문화와 땅을 아끼는 마음이 은은하게 배여있다.

 

전북에서는 「신정일의 사찰가는 길」에 완주군 소양면 종남산 송광사 가는 길과 운주면 장선리 불명산 시루봉 화암사 가는 길, 「신정일의 암자 가는 길」에는 변산 내소사 청련암 가는 길과 고창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 지리산 실상사 백장암 가는 길이 소개됐다.

 

그가 절과 가깝게 인연을 맺게 된 때는 열다섯살 때. 출가를 결심하고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를 찾았지만 스님에게 "아무래도 절에는 맞지 않으니 세상에 나가서 사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그는 "그 뒤로 절로 향하는 발걸음은 쓸쓸하면서도 편안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마음을 열고 천천히 걸어가면 그 곳에 절이 있다. 지친 마음을 다 내려놓아도 좋을 곳. 그가 안내하는 사찰과 암자 가는 길도 그런 곳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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