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바람 같은 마음으로 일군 글밭들
수필가 조윤수씨(67)는 길 잃는 즐거움을 즐긴다. 삶의 여러 갈래 길 중에서 한 길을 선택하지만, 그것은 삶의 결과가 아닌 과정이어서다. 작가가 되려는 꿈조차 없었던 그는 펄벅재단 카운슬러 퇴직 후 수필과창작반을 다니게 됐다. 글쓰기는 행운도, 행복도 아닌 평생 직업이 될 줄 그 역시 몰랐다.
조씨가 2년 만에 펴낸 두번째 수필집 「나도 샤갈처럼 미친 글을 쓰고 싶다」(수필과비평사)는 글쓰기에 대한 쉼없는 열정이 녹아있다. 샤갈은 그에게 캔버스의 시인. 샤갈은 전통적인 미술법을 관통하면서도 어떤 화풍, 어떤 사조에도 기울어지지 않고 그만의 독특한 색감과 비구성화법을 구현해냈다. "그림은 그릴 수 없더라도 글은 그런 색채와 느낌이 담고 싶다"는 그는 "머릿속에서 삐죽삐죽 글머리가 튀어나올 때까지 오래 참고 기다렸다"고 했다.
"어찌보면 글쓰기는 미칠 수 없는 나이의 늦바람이지만, 언제 어디서라도 꽃을 담는 눈, 새소리를 울리는 귀, 풀 냄새 그윽한 코, 미소가 머무는 입, 노래가 흐르는 가슴, 솔바람 같은 마음을 지니고 싶습니다."
그는 1987년부터 전통차 문화를 연구해오기도 했다. 아침의 차 한 잔은 하루를 깨우고, 저녁의 차 한 잔은 하루를 마무리하게 만든다는 그는 글밭을 일구는 일 역시 자신을 가다듬는 도구라고 했다. 그에게 수필은 차와 같이 다향의 여운을 남기는 평생 벗.
"수필 묘목을 모종해 수필 정원 하나를 엮어보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만 더 많이 알게 돼요. 앞으로 23년은 더 써봐야 알 것 같습니다."
경남 진주 출생인 그는 경희대·부산동아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03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한 뒤 수필과비평작가회의·전북문인협회·행촌수필문학회한국미래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바람의 커튼」을 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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