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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中 베스트셀러 골드만삭스 맹공

'중국 죽이기' 주장에 10만권 팔려

미국에서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매도당했던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번에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에서 한 책에 의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책은 금융전문 언론인 리더린(李德林)이 쓴 '골드막삭스의 음모(高盛陰謀)'로, 지난 6월 발매된 이래 10만권이 팔렸으며, 중국의 포털사이트 '시나닷컴(sina.com)'의 인기서적 톱10 리스트에도 포함됐다.

 

300쪽 분량의 책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골드만삭스가 중국을 파멸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리더린도 제1장에서 골드만삭스의 최종목표가 '중국 죽이기(kill China)'에 있다고 노골적으로 썼다.

 

저자는 골드만삭스가 여우처럼 게임의 규칙과 언제 목덜미를 물어뜯어야 할지 안다거나 노련한 사냥꾼이나 잔인한 만주산 호랑이처럼 세계를 어슬렁거리다가 피 냄새가 나면 확 덮친다는 등 선정적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미 대중잡지 '롤링스톤'의 칼럼니스트인 매트 타이비가 골드막삭스를 '인류애라는 가면을 쓰고 피를 팔아먹는 거대한 흡혈 오징어'에 비유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금융위기 와중에 정부로부터 1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도 고액 보너스를 지급하고 AIG 보험사로부터 130억달러의 손실보증금을 받아 챙겼다.

 

골드만삭스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관련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혐의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소당하자 지난달 5억5천만달러의 합의금을 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 합의금은 지금까지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이 낸 벌금 가운데 최고액이지만 골드만삭스의 2009년 전체 순익의 채 5%도 안 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에서도 국영 농업은행의 221억달러 기업공개(IPO)와 선전(深천 <土+川> )의 한 제약회사에 대한 500만달러 투자로 엄청난 이득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리더린은 온라인 채팅에서 자신의 책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라며 "실제 금융전쟁은 내 책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금융위기 뒤에는 골드만삭스가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최근의 두바이와 그리스의 채무위기, 유럽의 금융.재정위기 뒤에도 골드만삭스가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모아 세번째 책을 곧 출간할 계획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그 이후 세계경기 침체로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을 해부하는 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특히 중국에서는 '누가 도요타를 죽였나:미국 공격의 진실' '화폐전쟁' 등처럼 좀 자극적인 책 제목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리더린도 지난해 '모든 경쟁자를 제거하라-골드만삭스의 세계 삼키기 방법'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는 '골드막삭스의 음모'에서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골드만삭스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 등 골드만삭스의 전직 최고위 간부들과 미국 및 다른 나라의 정부 관리들을 등장시키고 골드만삭스에 대한 법정소송 문건 등을 인용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음모 및 극적인 소재를 다룬 저서들은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중국 정부는 언론 보도를 강력히 통제하지만 공격대상이 공산당 관료가 아니라면 저작 및 출판에는 재량권이 주어진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인 펑윈량은 "(골드만삭스의 음모는) 실제 이야기라기보다는 소설을 읽는 것 같다"면서도 "골드만삭스는 폭풍의 눈 속에 있으며 위기의 주범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화제 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베이징(北京)지사는 이 책을 포함해 자사를 비난하는 다른 책들에 관해 언급하기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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