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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류희옥 시인 '푸른 거울'

물 흐르듯 풀어낸 삶의 가치

두번째 시집 「푸른 거울」(북 매니저)은 류희옥(61) 시인에게 올해의 전북 문학상을 안겨줬다.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헤매며 왔습니다. 말로 말을 잃고 글로 글을 잃어 눈앞에 보이는 것은 회한의 구겨진 세상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시집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내놓게 됐어요. 귀한 상도 타게 돼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시집은 '허(虛)','푸른 거울', '너와 나''영에서 무량수까지','술익은 아리랑' 등으로 구성됐다. 시인의 연작시 '허'는 역설적인 의미로 텅빈 공간이 아닌 진공(眞空)을 뜻한다. 참으로 가득한 공간. 시인은 묵묵부답인 시에서 답을 얻기 위해 42편의 시를 내놓았다.

 

'아무리 뒹굴어도 뒹굴어도 / 떨어지지 않은 너 / 뒹굴면 뒹굴수록 / 바짓가랭이 도둑가시(도깨비바늘) 달라붙듯 / 덕지덕지 엉겨 붙는 너.' (허 3 중에서)

 

'푸른 거울'은 윤동주의 서시를 닮았다. 푸른 거울은 욕망을 잠재우고 끊임없이 나를 곧추세우게 하는 거울이다. 시인은 거울을 향해'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나를 키워달라고 한다.

 

'너와 나'에는 불교의 인연설이 담겼다. 그는 여기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기 위한 그림을 그린다. 인간의 근원적 고독과 고통, 연민이 담겼다. 관계와 소통에 대한 자신의 바람까지 녹아 있다.

 

'영에서 무량수까지'에서는 있음(有)과 없음(無)이 결국 하나임을 형상화했다. 시인은 무념무상의 깊은 깨달음을 잔잔한 감성으로 전한다.

 

시인은 "지하수의 맥과 같이 도드라지지 않고 흐르되, 갈구하는 자에게 감로수가 되는 글을 많이 쓰고 싶다"고 했다. 농익은 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

 

남원 출생인 시인은 1989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바람의 날개」를 펴낸 바 있다.

 

 

황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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