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차장 '태블릿 PC에 꼭 담을 영화' 출간
봄을 시샘하는 눈이 온다고 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은 세상의 모든 경계를 지워 나간다.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차장의 「태블릿 PC에 꼭 담을 영화」(지상사)는 대중과 평론가 사이의 진입 장벽을 없애고 영화를 즐기는 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누구나 쉽게 별 다섯개로 영화평을 하는 시대지만, 이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이 있다. 물론 현란한 언어로 철학가 행세를 할 필요는 없다. 기쁜 추억이든 아픈 추억이든 영화는 각자 내밀한 역사를 끄집어내는 수단이자 목적이 된다. 그는 현란한 화면이나 음악에 압도 돼 영화에 담긴 지혜의 메시지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해질녘 광화문 언저리를 배회하며 영화를 찾았습니다. 새로 생긴 술집보다 단골집만 문턱이 닳도록 출입하며 리뷰를 썼죠. 35편의 영화 읽기는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하며 마흔 고개를 넘어가는 중년 남성의 가슴앓이입니다."
'그녀에게' '비포 선라이즈'처럼 막걸리 한 잔 걸치고 음미하기 좋은 영화들도 있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처럼 깨달음을 주는 영화들도 있다. 어느 한 곳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가진 글쓰기가 힘이다. 누구나 쉽게 쓰지는 못하면서, 누군가에 의해 충분히 쓰여질 수 있는 현학적인 평론이 범람하는 요즘 영화와 詩의 고리를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대다수 영화평론가들의 흔히 저지르는 오류, 잘난 척하는 빈정거림 대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그 잔잔한 울림이 편안해서 좋다.
20년 넘게 뉴스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광화문 해리슨'이란 ID로 블로그 '편집자의 벤치(blog.naver.com/harrisongs)'를 가꾸고 있다. 신문 편집 이론서「신문, 세상을 편집하라」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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