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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이운룡 시인 '사랑이 詩를 품다' 출간

짝사랑의 열병, 그리움이 되다

시인에게는 촉매가 있어야 한다. 시인은 감정을 배양하는 기술자이기 때문이다. 촉매가 있으면 옷을 입혀 가슴에서 배양할 수 있다. 이운룡 시인(72)이 뜻밖에 사랑 시집을 보내왔다. 그에게 진정한 연인은 위대한 시인뿐. 그는 "슬픔이 있어야 진짜 사랑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상적인 애인'이 필요했다. 시집 「사랑이 詩를 품다」(한국문학예술)은 열병에 빠졌던 그 때 신열의 상태를 회상하듯 썼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어요. '선은 문을 두드리나 사랑은 문이 열려 있음을 안다.' 타고르의 이 시 구절을 읽고 너무 감격스러웠죠. 너무 가난해 대학교 진학도 접어야 했지만, 시에 빠지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는 시란 자아로부터의 고뇌, 내면과 외부와의 갈등에서 온다고 했다. 매일 청신한 새벽녘에 자신을 돌아다봤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아픔이 있지만, '짝사랑 전문가' 였던 그에게 즐거운 울렁거림이었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다섯 명이나 짝사랑 했습니다. 물론 상처는 있었죠. 하지만 상처에는 반드시 처방이 있습니다. 좀 더 성숙해지는 것이죠. 삶에 철이 든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진짜 사랑을 못 만난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도 마냥 철부지 같아요(웃음)."

 

'손'과 '손'은 그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제재. 그는 "두 손이 함께 쓰일 때는 쉽고도 온전하게 일을 할 수 있지만, 하나가 될 순 없다"며 "완전한 통합을 지향하려 하지만 끝내 하나가 될 수 없는 사랑의 운명을 생각했다"고 했다.

 

"산다는 게 좋습니다. 나는 다작·과작 시인은 아닌데, 이제서야 (시 쓰는) 기술이 주어진 것 같아요. 시평론을 시작하면서 10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시를 그만두고서야 다시 시로 돌아올 수가 있었습니다. 이젠 여한이 없습니다."

 

전북대 국문과와 한남대 대학원을 졸업한 시인은 조선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를 받고 중부대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월간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으며, 한국문협 이사와 한국현대시협 중앙위원, 세계한민족작가연합 부회장 등으로 활동해 왔다. 시집으로 「새벽의 하산」 , 시론서 「한국 현대시 사상론」 등을 펴냈으며, 서울신문 향토문화대상과 대한민국향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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