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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풀 세트' 보다 '다모음' 이 좋아요

▲ 다모음

 

'다모음'은 '풀 세트'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풀 세트(full set)'란 '관련 있는 물건을 전부 다 모아서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을 뜻하는 외래어로, '주방 용품 풀 세트', '컴퓨터 용품 풀 세트', '등산 용품 풀 세트' 등으로 사용한다.

 

운동 경기에서도 '풀 세트'란 말을 사용한다. 이때의 '풀 세트'는 배구나 테니스와 같은 운동 경기에서 '승부가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운동 경기 때 사용하는 '풀 세트'가 아니라 '상품의 묶음 단위'를 뜻하는 '풀 세트'이다.

 

▲ 상품의 묶음 단위

 

우리말은 수량이나 분량을 세는 말이 대상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다. 한 톳은 김 100장, 한 쾌는 북어 20마리, 한 축은 오징어 20마리, 한 갓은 굴비 10마리, 한 쌈은 바늘 24개, 한 꾸러미는 달걀 10개, 한 뭇은 생선 10마리나 미역 10장, 한 죽은 그릇 10벌, 한 두름은 조기 따위의 물고기를 짚으로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을 묶어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생활이 달라지면서 수량이나 분량을 세는 말도 달라졌다. 특히 사물의 수량을 묶음 단위로 세는 말은 옛날부터 사용하던 우리말 대신 '다스(←dozen)'나 '보루(←board)'와 같은 일본식 발음의 영어 또는 '풀 세트(full set)'나 '패키지(package)'와 같은 영어로 된 말이 더 많이 쓰이고 있다.

 

▲ 박리다매

 

각종 할인 매장이 활성화되면서 여럿으로 구성되어 있는 상품을 한꺼번에 묶어서 묶음 단위로 사고파는 경우가 많아졌다. 박리다매(薄利多賣)의 원칙에 따라 판매자는 낱개로 팔 때보다 묶음으로 팔 때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물론 소비자도 낱개로 구입하는 것보다 묶음으로 구입할 때 훨씬 싸게 살 수 있다. 묶음 거래가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듯 우리말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리에게는 큰 이익이다.

 

▲ 이렇게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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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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