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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자살

그래도…생명은 소중합니다

슬픔과 괴로움을 잊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이들의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죽음을 택할 만큼 힘들었던 그들의 사연이 안쓰러우면서도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원망스럽다. 누군가 해주지 못했던 삶에 용기를 책에서 찾아봤다. 이것이 당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다.

 

 

▲ 90일 버티면 삶의 의욕 생긴다 -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 저/ 문학사상사/ 1만 1,000원

 

익살과 지성, 풍부한 감성을 겸비한 영국 정상의 작가로 평해진 닉 혼비의 장편소설. 저자는 영화 '어바웃 어 보이'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한해의 마지막 날, 자살을 결심한 네 명의 자살 희망자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우연히 맞닥트린다. 스캔들로 쫓겨난 적직 TV 토크쇼 진행자, 뮤지션의 꿈을 포기한 피자 배달부, 문제아 소녀, 그리고 중증 장애아들을 둔 중년 부인은 서로의 자살 사연을 이야기하게 되고 자살하기 전 며칠간의 유예기간을 갖게 되는데. 자살 희망자들이 펼치는 90일 간의 자살 소동이 시니컬하면서 경쾌한 방법으로 그려져 있다.

 

이 책의 제목은 아무리 비참한 사연으로 자살하려던 사람도 일단 90일만 버티면 다른 감정을 맞이한다는 자살심리학자의 '90일 이론'에서 착안했다. 살고 싶어 죽으려 한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저자의 소박한 해법처럼 책을 통해 삶과 죽음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고민,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라 - 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저/ 솔/ 9,500원

 

여러 번의 파산 끝에 인생마저 파산 한 세탁소 사장과 군대 대령으로 자신의 자리를 점점 잃어가는 한 남자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때문에 자살에 실패하고 이 일을 계기로 자살하려는 사람을 모으게 되는데.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몸도 마음도 피투성이가 된 주부, 항해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구입한 배 때문에 미쳐버린 육지의 선장 등 더 이상 잃을 것 없는 이들이 모두 함께 자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며 삶의 의욕을 느끼고 '조금 더 잘 죽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삶의 활력소를 찾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집단 자살을 위해 핀란드에서 스웨덴, 독일, 스위스,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니며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니 고민이 별게 아니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사실은 살기 위한 여행이었던 것.

 

회피가 아닌 해결방법을 선택한 우울하지 않은 자살이야기다.

 

▲ 자살용품 판매 가족의 '행복 전파' - 자살가게

 

장 뮐레 저/ 열림원/ 9,000원

 

당신의 성공적인 죽음을 보장해 드립니다!

 

가문 대대로 자살용품만을 판매해 온 한 상점이 있다. 목매다는 밧줄, 할복자살용 단도 등 고전적 자살도구부터 기발하고 참신한 자살 방법에 이르기까지 죽음의 상품이 총 망라 돼 있다. 사람들의 슬픔을 이용해 '먹고 산' 이 튀바슈가문은 어느 날, '삶의 희열'이라는 끔찍한 적과 마주친다. 바로 막내아들 알랑이 문제. 태어날 때부터 웃는 인상으로 다른 가족과는 달리 세상의 밝은 면만 보고 사는 낙천적인 성격 탓이다. 삶을 무조건 장밋빛으로 보는 알렝은 가족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염시키고 마는데.

 

희망적인 결말과 함께 밝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책. 무엇보다 대 놓고 설교하는 것이 아닌 독자가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회유하고 있어 매력적이다. 알렝이 가족들을, 그리고 가족들이 자살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마음을 밝은 마음으로 물들였듯 독자들도 책 속의 인물들과 같은 느낌을 받길 바란다.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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