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인정하는 방법 배우기
우리나라 말로 '관용'이라 해석되는 톨레랑스(tolerance). 종교, 정치, 도덕, 사상, 양심 등의 영역에서 의견이 서로 다를 때 논쟁은 하되 물리적 폭력에는 호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념이다.
22일 노르웨이에서는 참혹한 테러 사건이 있었다. 유럽에서 이슬람 문화가 확장되는 것을 경계한 테러범이 한국과 일본, 대만과 같은'순혈주의사회'를 주장하며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밝힌 것. 우리는 오히려 '톨레랑스'를 배우려 하는 이 시점에 테러범의 행동이 당혹스러우면서도 순혈주의 사회로 우리나라가 지목 된 것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홍세화 저/ 창작과비평사/ 1만 1,000원
우리나라에 '톨레랑스'라는 개념을 처음 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
1995년 발간된 초판을 통해 톨레랑스를 이야기 했으며 우리 사회에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는 이 책은 '남민전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한 채 파리에서 택시를 몰아야 했던 홍세화가 저자다. 짙게 남아 있는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을 사는 우리에게 배려와 용인의 미덕을 진지하게 들려주고 있으며 동시에 가난했지만 행복한 망명기를 담담하게 담았다. '차이를 차별, 억압, 배제의 근거로 삼지 말라'는 톨레랑스 메시지가 그대로 전해질 것. 이데올로기로 편을 가르고 나와 다른 이유로 적대하지 말라는 저자의 주장이 강하게 절달된다.
16년 전에 나왔던 이 책은 아직까지도 개정판이 나오며 여전히 같은 모습의 우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이번 개정판은 본문을 전체적으로 수정했으며 '톨레랑스'에 관한 부분을 보충했다.
▲ 왜 톨레랑스인가
필리프 사시에 저/ 상형문자/ 1만 2,000원
이 책은 지난 5세기 동안 유럽의 역사 속에서 제기되고 발전해 온 톨레랑스 사상에 대한 일종의 카달로그다. 교회권력과 정치권력 간의 논쟁을 정리한 1부와 세속권력이 사회적 유용성과 공익의 이름으로 사회질서를 어떻게 세우고자 했는지를 말하는 2부, 현대에 이르러 신적 질서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인간의 '자유의 이름으로'에 대한 이야기가 3부에 실려 있다. 인간의 본원적 권리인 자유를 쟁취하고 나아가 타인의 자유와 어떻게 평화적으로 공존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인류의 진보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조건들에 어떻게 맞서는지를 모색하고 있는 것.
톨레랑스 정신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을 읽기에 좋지만 서양철학이나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다소 어려운 책.
▲ 희망의 사회 윤리 똘레랑스
하승우 저/ 책세상/ 4,900원
톨레랑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알고 싶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하는 톨레랑스 정신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 책은 힘의 논리가 만연해 있는 사회에 톨레랑스라는 개념을 제안하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 말한다. 차이와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다지 관용적이지 못한 우리 사회가 가져야할 조건이라는 것. 이를 설명하기위해 톨레랑스의 형성과정과 기본 원리 그리고 톨레랑스가 가진 현실적 한계점 까지 짚어내고 있다. 또한 전혀 다른 배경에서 시작된 이 정신을 우리나라에 접목시키기 위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으며 열린 사회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현실에서 역동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톨레랑스의 가능성을 고찰해봄으로써 극단과 편견을 넘어 차이와 다양성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다소 딱딱한 편이지만 톨레랑스 정신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은 다 모여 있다.
이지연기자jiyeonwi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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