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김재현씨 '왜 나쁜 기억은 자꾸 생각나는가' 출간
1976년 12월. 고교 진학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길 기대했던 '662번'은 없었다. 뒤늦게 알았다. 답안지가 한 칸씩 밀려 기입됐다는 걸. '나는 패배자야!' 스스로 낙인찍었다. 지독한 방황을 떨쳐내는 데 6년이 걸렸다.
사람의 마음 속엔 저마다 지워지지 않는 한 아이가 있다. 성장을 멈춰 두려움에 빠진 이 아이의 불안을 잠재우는 길은 다시금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힘겹게 오른 의사의 길에서 김재현씨(49·송천한빛크리닉 대표)는 다시 뇌를 공부했다. '왜 나쁜 기억은 자꾸 생각나는가(컨텐츠 하우스)'에는 자신을 힘들게 한 기억을 받아들이자 뇌가 기지개를 켠다는 깨달음이 담겼다. 나쁜 기억은 스스로에게 자유로움을 줬고, 자녀들에게도 공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을 허락했다.
이 책은 뇌과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찾아 '마음의 뇌과학'을 제시한다. 그가 말하는 '마음의 뇌과학'은 뇌세포들의 단독 공연이 아닌 뇌와 마음, 환경이 함께 연출하는 춤을 뜻한다. '머리(지능)가 나빠', '기억력이 안좋아', '말을 잘 못해', '쉽게 포기해' 등과 같은 부정적인 꼬리표는 대개 주변 환경 때문에 생긴다. 사람은 본래 자신이 가진 본연의 모습이 아닌, 스스로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여기서 "삶은 습관이고, 좋은 습관을 갖는 방법은 반복"이라고 했다. 작심삼일을 밥 먹듯 하면서 단계별 목표를 설정해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래를 걱정하고, 과거를 후회하며, 자신을 비난하는 등의 삶의 고통은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불행과 불만족일 것이다. 이렇듯 삶의 문턱에서 한 번쯤 해봤을 광범위한 걱정·고민들을 심리학이라는 너른 그물망으로 건져낸 책. 때로는 의사로, 때로는 인생 선배로, 자신의 경험담을 섞어가며 '마음의 뇌과학'을 읽어내 각자 여울목을 건너게 하는 '마음 속 징검돌' 같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