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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이냉국 - 더위에 지쳤을 때 '특효약'

피 맑게하고 피부 탄력 개선 몸속 독소·노폐물 배출 도와

 

장마철에는 농부들의 고심이 크다. 이른 아침부터 삽을 메고 논두렁을 점검한다. 논에 물이 잘 빠지도록 물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장마에 별 피해 없이 잘 자라는 농작물은 오이다. 산중 논다랑은 경사가 급하다. 그래서 제일 아랫 다랑이에는 오이·호박을 많이 심는다. 남원 상신마을에는 담장이나 작은 언덕이 있는 곳이면 오이랑 호박꽃들이 활짝 핀다. 서울 할머니께서는 오이 넝쿨이 잘 올라갈 수 있도록 큰 대나무 가지로 오이 넝쿨 다리를 놓으셨다. 오이 넝쿨 손은 나뭇가지를 말아가면서 올라간다. 그래서 높이 올라가면서도 장마에 큰 지장없이 안전하게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다.

 

"계동할매, 계동할매" 부녀 회장님께서 계동 할머니집 앞에서 외치는 소리다. "혹 무슨 일이 생겼나" 잠결에 깜짝 놀라 뛰쳐나가봤다. "무슨 일이에요?" 했더니 계동 할머니가 어제 아파서 못 일어나셨다고 한다. 오늘은 어떤지 확인해보려는 것이다.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담장 너머로 나갔는지 서울 할머니께서 나오신다. 대문이 열리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옆집 담을 넘어 대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계동 할머니께서 아무런 기척이 없이 누워 계신다. "할매, 왜 그래요." 했더니 "기운이 없어" 하신다. 요즘 비 맞으면서 콩밭 메느라 힘이 부치신 모양이다. 서울 할머니께서는 손을 꼭 잡으시며 "계동댁, 힘내. 이렇게 누워만 있으면 안돼." 하시며 걱정하신다. 부녀 회장님께서는 할매 밥을 드셔야겠다고 하신다.

 

갑자기 마음이 분주해진다. 어제 서울 할머니께서 갖다 놓으신 오이랑, 호박를 꺼내놓고, 냉동실 문을 열어본다. 작은 고깃덩어리뿐이다. 다른 반찬꺼리를 찾아봐도 할머니께서 드실만한 재료도, 반찬도 없다. 냄비에 소고기를 넣고 끓인다. 힘이 없으니 고깃국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부녀 회장님께 전화를 한다. "반찬꺼리가 없어요. 그래서 국만 끓이고 있어요." 했더니 "찌개랑 반찬은 내가 해다줄께" 하신다. 순식간에 계동 할머니집에 그럴싸한 아침 밥상이 차려졌다. 부녀 회장님께서는 오이냉국에 몇 가지 반찬을 해 오셨다. 서울 할머니께서는 계동 할머니를 바라보시며 "우리 늙은이들은 그래도 복이네"하시며 감사해하셨다. 계동 할머니께서는 제일 먼저 오이냉국에 수저를 갖다 놓으신다. 오이냉국 한 사발을 드시고는 "입맛이 없어서 까끌까끌했는데 좋아"하셨다. 고깃국물보다는 시원한 냉국이 입맛을 돋우게 하신 모양이다.

 

오이는 수분이 95%나 차지한다. 일사병 특효약일 뿐만 아니라 주독을 제거하여 피를 맑게 해주고, 피부에 탄력을 주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이는 이뇨 효과가 있고, 장과 위를 이롭게 하고 소갈을 그치게 하며 부종이 있을 때 오이는 덩굴을 달여 먹으면 잘 낫는다'고 했다. 몸 속 나쁜 독소와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 시키기도 한다.

 

장마철이지만 들깨 모종과 콩밭에 풀을 메느라 바쁘다. 반찬을 만들어 밥을 챙겨 먹을 시간적 여유조차 없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먹는 음식은 부실했던 것. 그래서 영양이 부족해 탈이 나신 모양이다. 농촌에서 이웃이라는 의미는 곧 가족과 같다. 분주했던 아침 밥상을 정리하고, 계동 할머니께서도 얼굴색이 돌아왔다. 오이냉국 한 사발이 할매 보약이 되었나 보다.

 

[만드는 방법]

 

△ 재료 : 미역, 오이, 청·홍고추, 소금, 매실식초, 매실효소

 

① 미역은 물에 불려 깨끗하게 씻어 채반에 받쳐놓는다.

 

② 청·홍고추씨를 빼고 어슷썰기를 한다.

 

③ 오이는 채썰기해서 볼에 담는다.

 

④ 오이, 미역, 고추를 넣고 물을 알맞게 넣는다.

 

⑤ 오이냉국에 소금, 식초, 매실 효소를 알맞게 조절한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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