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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우리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유성엽 국회의원

2013년 연말 박근혜 정부 1년을 지나 새로운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안녕하세요’란 평범한 일상 언어가 어느새 가슴을 울리는 유행어가 됐다. ‘안녕하세요’는 파편화 또는 원자화된 사회에서 타인의 삶에 무관심한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가슴 아픈 단어가 되었다. 원인은 자신의 이익만 따지는 사회 풍조이며, 선출된 권력의 불통이다. 사회는 이렇게 하 수상할 진대,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청와대 인사는 ‘원칙대로 가는 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며 불통을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과연 얼마나 자랑스러운 원칙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거스르는 원칙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며 정치적 역풍만을 남겨놓고 있을 뿐이다.

 

■ 민주주의 요체는 관심과 소통

 

돌아가신 그분이 독재와 군부권력에 대항했던, 뜨거웠던 그 시절을 묘사한 영화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 시절의 시비를 뒤로하고, 뜨거움을 지녔던 변호인으로서 약자를 위해 거대 권력에 대항했던 모습은, 그 자체가 정의로 묘사되었고, 우리는 또 그렇게 되새기고 있다. 약자를 위한 뜨거운 언어들이 다시 국민들의 마음을 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사회를 표방한 우리 정부는, ‘국민을 위해, 국가 이익을 위해 일관되게 나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불통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청와대의 뜻대로라면 다시 뜨거웠던 저항의 시대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치 못한다.

 

우리 국민은 지금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에 대한 관심을 바라고 있다. 21세기 사회는 고도화되고 선과 악의 구분은 옅어지고 이익은 파편화되었다. 무엇이 진실이고 옳은 것인지 그 구분은 점점 더 어려워져, 현대사회의 문제해결은 이분법적인 사고를 넘어 서로에 대한 관심과 소통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정부와 권력에 대해 주권자로서 어려운 문제 해결에 앞서 관심과 소통을 원하고 있다. 관심과 소통,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사실 우리나라는 과거 독재시절부터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부정한 적이 없다. 심지어 3대 세습의 북한정권마저 ‘민주주의’ 공화국이라 스스로를 칭하고 있다. 왕권사상의 기초가 된 유교에서도 하늘의 뜻은 곧 민심으로 국민의 뜻을 존중했다. 아마,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그 누구도 민주주의 통치체제를 부정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영어로는 데모크라시, 우리 번역어로는 민주주의라 쓰고 있는 이 서구적인 통치체제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

 

민주주의는 국가 의사결정에 국민이 뜻을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학문적으로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권력의 전제화를 억제할 권력분립을 기본으로 한 정치제도 확립을 민주주의의 요건으로 들고 있다. 기본권 보장과 권력분립은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국민에 의한 국가 전반의 의사결정과 국가 권력의 통제가 곧 민주주의란 의미이다.

 

■ 국민이 원하는 것 귀담아 들어야

 

국가의 의사결정은 어려운 일이다. 모든 국민의 의사를 한가지로 수렴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의사결정 수단은 다수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승자가 모든 권력을 갖는 승자 독식주의는 더더욱 민주주의가 아닌 것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고, 소수자의 의견에 경청하여 다수를 위한 결정을 하는 것이다.

 

연이은 보수정권의 불통은 일상적인 언어조차 가슴 시리게 만들고 있다. 철도 민영화, 밀양 송전탑, 진주의료원, 무엇이 옳은지 보다 그들의 의견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 국민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소수자와 반대자는 어느 시절에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권력이 이들을 모두 적으로 대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멀어지고,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것이다. 정권은 선거 승리로 자만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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