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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향토기업 이스타항공, 백두산까지

▲ 이상직 전주완산을·새정치민주연합

지난 한 주는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면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큰 뉴스였다. 이스타항공 역시 인터넷 포털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사람들 관심사는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항공이 아니고 왜 이스타항공을 탈까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거부했는데 이스타항공이 잘 모르고 전세기를 내줬다거나 필자가 로비를 해서 전세기에 선정됐다는 이야기 등등 온갖 ‘설(設)’들이 난무했다. 어떤 분은 필자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희호 여사 전세기 북한 방문 지원

 

스스로 자랑 같지만 이스타항공은 필자가 전북에 본사를 두고 2008년에 창업한 저비용항공사(LCC)다. 현재 국내선은 물론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대만 등 국제선까지 노선을 확장하며 우리나라 대표급 저비용항공사로 성장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과 정부협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특히 북한 측에서 먼저 이 여사의 건강을 염려해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육로보다는 항공편을 먼저 제안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고려항공 전세기를 보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대중평화센터 입장에서는 북한 고려항공을 탈 수는 없고, 그렇다고 육로를 고집할 수도 없었다. 항공편을 이용하되 동북3성 연길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까지 검토했으나 실용적 경비절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서 자체적으로 전세기를 마련하겠다는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전세기를 문의했으나, 비용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스타항공이 전격적으로 김대중평화센터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역사가 이뤄졌다. 혹자의 주장처럼 어떤 로비로 이뤄진 일도 아니고, 정치적 의도는 더더욱 아니다.

 

이스타항공의 전세기가 서해 직항로를 통해 휴전선을 넘어 평안 순안공항을 왕복 비행한 것은 필자 개인적으로는 창업자 입장에서 가슴 벅찬 일이다. 2008년 당시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비행기가 뜨면 손에 장을 지진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현대중공업의 본사 이전도 아닌 조선소 하나 만드는 데 온갖 행정적 지원과 수백 억 원의 보조금까지 몰아줬지만, 이스타항공은 전북을 주소로 본사를 설립했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모든 지원에서 외면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스타항공이 돈을 벌어오는 제주도나 충청도에서는 늘 고맙다는 인사를 듣는데, 전북에서는 수많은 전북청년 출신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고, 항공수요가 증가하면 국제공항을 만들어 주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적자를 감수하면서 군산-제주 노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감사인사보다는 꼬투리만 있으면 두들기려 든다. 그래도 어쨌든 이스타항공은 필자가 정치 입문하면서 자리를 떠난 뒤에도 계속 성장해서 재벌·대기업 일명 ‘KAL피아’ 카르텔 독과점을 깨트렸고, 국민들에게 실용적 가격을 제공하며 항공여행 대중화를 선도했다. 이제는 국빈급 손님을 모심으로써 향토기업이자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자긍심과 함께 국적기업으로 승격하는 역사적인 비행을 했다.

 

'통일 대박' 꿈 실현에 도움됐으면

 

필자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백두산까지 날아가는 날이 오겠지라는 상상을 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천안함 폭침 이후 꽁꽁 얼어버린 남북관계를 다시 풀어내는 지혜는 정부 여당만의 책임이거나 야당이라고 해서 방관자일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 말하며 작년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아시아와 유럽 정상들 앞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구상을 제안했다. 진정 ‘통일대박’꿈의 출발점은 남북관계 개선이 아닐까 생각하며 북한 김일성 일가의 조상묘가 전주 모악산에 있듯이 서해직항로를 통해 전북향토기업 이스타항공이 평양과 백두산까지 날아가는 역사적인 일도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조만간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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