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의 적, 함유량 살피고 먹어야
지방산에는 동물성 기름(지방)인 포화지방산과 식물성 기름인 불포화지방산이 있다. 그동안 포화지방산은 심장병이나 비만 같은 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연구 결과, 식물성 기름인 불포화지방산에도 동물성 기름 못지않게 혈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방산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지방산이 바로 트랜스지방산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과 박설 과장의 도움말로 트랜스지방에 대해 알아본다.
△트랜스지방 발생과정과 함유식품
트랜스지방은 대부분 식용유의 공업화 과정에서 발생한다.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하는 경화 공정으로 생산된 부분경화유에 전체 지방의 40% 정도가 함유되어 있다.
또 식물성 기름(콩기름·옥수수기름·목화씨기름·팜유 등)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고온처리(240℃)를 가할 경우에도 전체 지방의 2%가 생성될 수 있다. 이밖에도 유제품(우유·버터·치즈 등)을 생산하는 반추동물(소, 양, 낙타 등)의 위장에서 미생물의 소화 작용으로 수소 첨가가 일어날 때, 천연 트랜스지방이 생성된다. 하지만 유지방에 자연발생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며, 전체 지방의 5% 내외로 위험성은 적은 편이다. 또 천연 트랜스지방은 인체 내에서 유익한 물질로 전환되기도 한다.
트랜스지방은 주로 인위적으로 만든 가공식품을 통해 체내에 섭취된다. 예를 들어 부분경화유를 원료로 한 마가린 및 쇼트닝으로 마요네즈, 케이크, 빵류, 가공 초콜릿 등을 제조하거나 감자튀김, 팝콘 등 부분경화유로 튀긴 음식에는 다량의 트랜스지방이 들어있다.
△트랜스지방 권장기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트랜스지방 섭취량을 1일 섭취 열량의 1%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에 성인남성 기준 2500㎉ 중 2.8g이하, 성인여성 기준 2000㎉ 중 2.2g이하, 만 1~2세는 1.1g, 만 3~5세는 1.6g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해져 있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의 섭취는 가급적이면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며, 가공식품 섭취 시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식품의 트랜스지방 함량 표시제를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트랜스지방 저감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후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지난 2007년 12월 1일부터 가공식품 영양표시에 트랜스지방의 표기를 의무화했다.
영양표시 대상 식품은 △장기보존식품(레토르트식품) △과자류(과자·캔디류·빙과류) △빵류 및 만두류 △초콜릿류 △잼류 △식용 유지류 △면류 △음료류 △특수용도식품 △어육가공품(어육소시지) △즉석섭취식품(김밥·햄버거·샌드위치) 등이 해당된다.
단, 해당 식품의 1회 제공량 당 트랜스지방이 0.2g미만인 경우에는 0g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식용 유지의 탈취 공정이나 천연으로 존재하는 함량 및 트랜스지방에 대한 분석 기술을 고려한 것으로, 미국에서는 0.5g미만을 0g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를 참고해 식품을 구매하기 전에 영양표시기준을 확인하고, 트랜스지방이 0g이상이거나 원재료명에서 ‘부분경화유’가 발견되는 식품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 건강관리협회 박설 과장이 말하는 트랜스지방 유해성 "피부 노화, 지방간, 혈관·세포 독성 등 초래"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과 박설 과장은 “심장 질환,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트랜스지방이 피부 노화와 지방간, 혈관 독성까지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팀은 인간과 유전체 구조가 비슷한 제브라피시(zebra fish)를 통해 트랜스지방을 먹으면 고밀도 지단백질(HDL)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과장은 “제브라피시에게 20주간 트랜스지방을 먹였더니 혈관과 세포에 독성이 퍼졌고, 그 결과 지방간과 간염증이 악화됐으며, 피부 세포 노화와 발달 장애도 나타났다”면서 “영양생화학과 분자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온라인 판에 실린 이번 연구 결과는 트랜스지방의 생산과 소비에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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