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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인물] “새만금에 ‘식량안보 콤비나트' 조성해야”

김춘진 농수산유통공사 사장…식량자원 저장·가공·비축 단지
"항만·광활한 땅·풍력·조력 등 청정에너지 갖춘 새만금이 적지”
“복합식품가공단지도 조성…동북아 식량허브로 자리매김 필요”

“새만금에 식량 위기에 대비한 ‘식량안보 콤비나트(combinat)’를 조성해야 합니다.”

올 3월 임기 시작과 동시에 ‘식량안보’ 이슈를 들고 나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김춘진 사장이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새만금에 식량자원의 저장·가공·비축 단지인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을 제안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같은 제안을 정부에 공식 보고까지 했다.

여기에 그는 새만금에 식품가공 공장을 집적한 ‘식품 콤비나트’를 구축해 국내 최고의 ‘복합식품가공단지’를 조성할 것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주변국에 식량을 공급하는 ‘동북아 식량허브’로 자리매김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굳이 새만금을 후보지로 꼽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새만금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대형 선박 접근이 가능한 항만과 광활한 땅, 청정에너지 등 물류중심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등 국내에 새만금만한 적지는 없다”고 했다.

취임 이후 50여일 동안 식량안보 전도사로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그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만나 ‘새만금 식량안보 콤비나트’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식품 콤비나트' 후보지로 새만금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식품 콤비나트' 후보지로 새만금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장 취임을 축하하며, aT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T는 1967년 설립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농수산식품 산업육성을 통해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크게 농산물의 수급안정과 유통구조 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 육성 등 4가지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임기 시작 때부터 ‘식량안보’를 강조하고 나섰는데, 어떤 이유인지.

“전염병과 이상기후 등으로 주요 곡물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등 국제곡물시장이 불안정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속에서 주요 곡물수출국들이 수출제한조치를 시행하면서 국가 차원의 공공비축정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식량 위기 상황에 대비해야 할 때이죠.

실제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2019년 기준 45.8%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사료용을 포함한 전체 곡물자급률은 21% 수준으로 곡물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입니다.”

 

- 지난 4월 15일 당시 정세균 총리에게 식량안보 강화 방안의 하나로 ‘식량 콤비나트’를 보고했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식량 콤비나트’는 국내에서 생산된 식량자원의 저장·가공·비축은 물론 해외 수입식량의 비축이 한 곳에서 이뤄지게 해 식량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집적단지입니다. 식량 위기 상황에 대비해 국가차원에서 식량 콤비나트를 건설해 식량의 안정적 공급기반을 구축할 필요성을 역설했죠.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주변국에 식량을 공급하는 ‘동북아 식량허브’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 식량안보 위기 상황에 대비한 주변국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이미 체계적인 공공비축정책이 시행 중입니다. 중국은 중국저비량관리총공사를 통해 식량 주산지에서는 3개월 이상, 주소비지에서는 6개월 이상 소비량을 비축토록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쌀 100만톤, 밀 2.3개월분, 기타 사료곡물은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1개월분을 비축하고 정부가 1개월분을 추가로 비축하고 있습니다. 쌀 소비 전량을 수입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모든 쌀 수입업자는 사전확약 수입물량을 신고하고 백미는 수입물량의 2배를 비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식량 콤비나트’ 후보지로 새만금을 지목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새만금은 수심이 깊어 대형 선박 접근이 용이한데다, 광활한 땅에 풍력·조력 등 청정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등 물류중심지로서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새만금만한 적지는 국내엔 없습니다. 그래서 새만금에 하자고 한 것입니다. 결코 새만금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 식량안보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죠. 물론 인천도 있지만, 공간 부족 등의 문제로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 구상하고 있는 ‘새만금 식량 콤비나트’는 어떤 그림인지.

“먼저 새만금 간척지 일대에 하역시설과 대규모 곡물 터미널엘리베이터를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근에 식품가공 공장을 집적한 ‘식품 콤비나트’를 구축해 국내 최고의 ‘복합식품가공단지’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지만, 해가 갈수록 그림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 식량안보 확보 외에 예상하는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입니까.

“인접한 중국은 세계 최대 식량 수입국입니다. 곡물 창고 인근에 제분 공장을 세워 가공해 중국에 수출할 경우, 연간 40조∼50조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국제 곡물메이저들을 유치하면 새만금은 수출전진기지가 될 수 있죠.”

 

- 식량 콤비나트는 국가차원에서 추진할 사업인데, 공사에서 추진하는 게 적절한 지.

“물론 국가차원의 사업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안정적인 먹거리 수급을 책임지고 있는 aT가 싹을 틔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다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aT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 후속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재 공사내에 콤비나트 프로젝트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습니다. 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도 별도로 구성해 보다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지금은 여론도 많이 조성돼 있어 희망적입니다.”

 

- 식량 콤비나트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됐는지.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 시절, 국내 식품전문가들과의 모임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죠. 임기 첫 날(3월 15일)부터 공론화시키고, 취임 한 달여만에 총리에게 보고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연유죠.”

 

- 식량 콤비나트 외에 임기동안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현재의 식량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농어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참여하는 공여형 스마트 팜과 농식품 빅데이터 플랫폼 활성화, 농수산식품 수출 활성화 및 수출 확대,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인 aT 온라인경매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 ‘주민참여 공여형 스마트 팜’은 어떤 사업인지.

“농촌의 고령인구와 도시의 청장년 인구가 상생하며 농촌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사업입니다.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스마트팜 단지에서 농촌 고령층은 노동력을 제공하고, 청장년층은 스마트팜을 운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창출되는 수익 일부는 기본소득처럼 마을 전체 농가와 균등하게 배분합니다. 여기에 aT는 이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농산물 판로를 책임지고 확보해 줍니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방 인구 유입에 기여할 수 있는 농촌의 신사업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aT가 올해 중점 추진하는 사업 중 ‘농식품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이 사업은 공사가 축적해 온 다양한 생산·유통·소비 자료를 빅데이터화하는 것으로, 올 2월 ‘농식품 빅데이터 거래소(KADX)’가 출범했습니다. 188종의 데이터 개방과 농산물 물류정보 등 거래소 고유 정보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향후 자생적 플랫폼 운영체계를 마련해 농식품산업의 디지털 경제 활성화는 물론 공공·민간기업 생산 데이터가 플랫폼을 통해 거래될 수 있도록 시장조성자 역할을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춘진 사장은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1953년 전북 부안 출생. 부안중-전주고-경희대 치대를 졸업했다. 치과의사 겸 정치인으로, 3선(17·18·19대) 국회의원이다. 1986년부터 2002년까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치과 주치의로 활동했다.

정치 입문 후 첫 도전인 2004년 17대 총선 때 부안·고창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거물 정치인었던 새천년민주당 정균환 후보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여의도에 입성한 후 19대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3번 연속 금뱃지를 달았다.

이후 20대 총선을 비롯해 3차례 선출직에 도전했으나 연달아 고배를 마신 후 올 3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임기는 3년.

국회의원 시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과 보건복지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상임위를 가리지 않고 농민 보호와 농어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농산물 직거래활성화’와 ‘농수산물 원산지표시’ 등 농어업 관련 법률의 국회 통과에 앞장섰으며, 흙의 날(3월11일) 제정을 위한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2008년 농촌진흥청이 존폐의 기로에 섰을 때는 의원 156명의 서명을 직접 받는 등 폐지 반대 운동을 펼치며 현재의 농진청이 존재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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