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온 세상이 뒤틀려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코로나로 출입이 제한되어 집에서 TV 드라마나 뉴스를 자주 본다. 그런데 드라마도 판에 박은 듯이 시시콜콜하고 뉴스도 마음에 들지 않아 TV 앞에 앉아 멍 때릴 때가 많다.
예술세계는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너무나 현실감이 떨어져 부적절한 내용이 많아서 시청하지 않으려 생각하면서도 시선은 어느새 TV에 가 있다. 내용을 보고 듣노라면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뒤틀린 화제를 교묘히 엮어 가고 있다. 소재가 빈곤해서인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이유야 있겠지만 사회의 모랄을 깬 내용이 주종을 이룬다.
그것도 민방이 아닌 버젓이 공영방송에서 그러니 민망할 때가 많다. 그냥 넘어가면 될 일을 뭐 그러느냐고 할 수 있으나 그건 아니다. 사회적 가치 기준이 뒤바뀐 가치관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은 최소한 긍정적인 면을 찾아 방송해야 한다. 돈 떼먹고, 치부하고, 사기 친 뉴스만 다룰 것이 아니라, 건전한 생활의 미담 사례도 수없이 많다. 건전한 것을 보고 배울 기회를 부적절한 상황에 날려 버리지 말자. 자신들의 허물은 은근슬쩍 덮어두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순만 일삼는 해악한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위선과 거짓, 편 가르기와 선동, 시기와 질투, 불로소득 하려는 도둑 심보 등 이러한 사회악은 퇴출되어야 한다.
요즈음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다해도 우리 사회는 그런대로 순탄한 수레바퀴처럼 잘 굴러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고속 성장을 보이며 선진국대열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그런데도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태클을 걸며 역주행을 시키려고 애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서로 타협하고 공존하며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일을 자기 고집대로만 하려고 기고만장이다. 수가 많아 힘이 세다고, 약한 자를 공공연히 억누르고 무시해 버린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숫자가 많으면 그게 옳음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가 악순환이 반복된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날의 허망됨을 수없이 보고서도 잊었는지 모른 체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필시 알고도 누리는 권력에 취해서 한몫 잡으려고 궤변을 부리는 것은 아니겠지?
잘 굴러가는 수레바퀴도 권력이 바뀌면 쓴잔을 마실 것이 뻔한 일인데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하지 않는가. 지난날을 돌이켜 보자. 역대 위정자들 중에 평안한 노후를 누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는가?
어디 이뿐이랴!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 바도 참으로 믿을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직자도,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으로 한다는 의사도, 법과 원칙에 따른다는 법조인도 알 권리를 위해 진실을 밝혀 보도해야할 기자도, 어느 누구도 마음 놓고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 사회의 소위 지도층 인사라 불리는 사람들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 양심을 버리고 뻔뻔스럽게 궤변만 퍼부어 댄다. 정말 정의와 불의가 뒤바뀐 세상이 된 느낌이다. 배운 사람일수록 겸손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만을 떤다. 지식은 있는데 지혜롭지 못하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법을 지키지 않는다. 지도층이 법을 지키지 않으니 부정부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암울한 현실이다.
분명 현재 우리 사회는 불의가 진리를 압도하고 사회 전반에 불법이 만연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내 마음 한구석엔 뒤틀린 세상이 바르게 돌아갈 것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있으니 다행이다. 우리에겐 정의롭고 현명한 국민이 더 많이 있지 않은가?
△이대영 수필가는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했으며 '잊혀가는 전북지방 사투리 옛말 모음집' 수필집 '아버지의 빈자리'를 출간했으며 어진박물관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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