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한민족의 근간 농업 그리고 김제지평선축제

image
정성주 김제시장

1차산업이 중심이었던 1960년대, 김제는 26만명이 넘는 웅군(雄郡)으로 전국 쌀 생산의 1/40을 책임지던 농업도시였다. 하지만 산업화시대의 급속한 도래와 1986년 우루과이라운드, WTO 등을 겪으며 농민들은 시름에 빠졌고 망연자실해야만 했다.

한민족의 근간인 농업 여건을 돌파하고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성스러운 제사 의식의 근원 속에서 김제지평선축제는 그렇게 출발했다. 

1,700년 전 축조된 우리나라 최대‧최고 수리시설 벽골제에서 흐르는 물은 김제 평야의 피가 되고 살이 되게 했고, 그로 인해 농민들은 풍년가로 농사를 지어 넉넉하고 풍요로운 쌀 생산지를 만들었다.

도작문화의 발상지 호남평야의 중심지에서 1999년 첫회를 시작한 지평선축제는 지역 특산품인 지평선 쌀과 국내 유일 무형의 지평선을 테마로 선조들의 땀과 숨결이 깃든 농경문화를 축제로 승화시켜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동안 지평선축제는 어른들에게는 짙은 농촌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농경문화의 가치와 정체성을 부각하고 어린이들은 선조들의 슬기롭고 지혜롭던 삶을 현 세대의 감각에 맞게 경험하며 농경문화와 현대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해가는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발전해왔다.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지평선축제는 김제! 새로운 지평을 열다! 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10월 5일부터 9일까지 벽골제와 시내권 일원에서 개최된다. 농경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전통, 문화, 체험, 야간, 부대 연계 행사 프로그램의 다채로움과 음식 가격의 바가지요금 불공정 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한 풍요로운 먹거리로 고향의 넉넉한 인심을 담았다.

심각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노력으로는 축제장안에서다회용기와 친환경 용기 사용을 장려하고 에코존을 조성하여 재활용품 교환소와 다회용기 대여소를 운영함으로써 친환경 축제로의 변화를 시도한다.  

무엇보다 청년농부와 청년창업가 그리고 지역예술인과 소상공인 등 다양한 민간단체가 축제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공간구성과 프로그램 운영 전반을 함께하며 시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 지속가능한 축제, 모두의 축제로 한걸음 나아간다. 

또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과 같이 가장 한국스러운 지평선축제는 세계로 향하기 위한 자생력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전문성을 강화한 축제관광재단 설립을 발판으로 지평선축제의 세계화 방안에 대한 전문가 포럼과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인바운드 여행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여행 상품 개발은 물론 한류 문화와 연계된 해외 마케팅을 키워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글로벌 축제로의 도약을 꿈꾼다.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속에서는 김제의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그 끝이 하늘에 맞닿아 있는 넓디나 넓은 들녘은 어느 누구나 기를 쓰고 걸어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헛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했다.

그 벌판은 징게 맹갱 외에밋들 이라고 불리는 김제 만경평야로 곧 호남의 일부이며, 호남평야 안에서도 김제 만경 벌은 특히나 막히는 것 없이 탁 트여서 한반도 땅에서는 유일하게 지평선을 이루어 내고 있는 곳이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 징게 맹갱 외에밋들, 본질적인 지역 문화의 숨결을 느끼며 일상의 한가운데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시민들에게 삶의 원동력이 되는 축제 한마당으로 영원히 기억되길 소망해본다. 

/정성주 김제시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오피니언[타향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조세정책과 우리 기업의 대응

오피니언[기고] 학교폭력 응답률 1위 오명 씻어야

오피니언[한 컷 미술관] 이보영 개인전: 만들어진 그 곳

자치·의회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 전북 동부권 활성화 마중물 될까

군산“서해안 철도 군산~목포 구간, 국가철도망에 반드시 반영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