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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전북의 교육입도(敎育立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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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경상남도교육청 부교육감 

지난 9월 지방시대가 선포되었고 때마침 글로컬 대학에 전북대학교가 선정되었다. 이제 중앙정부의 마중물을 어떻게 전북 발전에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산업 집적도가 떨어지는 전북은 지역총생산이 거의 최저 수준이다. 한 마디로 낙후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창원시의 밀집된 공단지역을 지날 때마다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전북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디아스포라’를 하였을 것이다. 산업 인프라 부족 – 인구 유출 – 지역 경쟁력 저하 – 지역 낙후의 심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가 전북의 과제다.

3차산업혁명까지 전북이 기회를 잡지 못하였다면 4차산업혁명은 전북이 꼭 잡아야 하는 기회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스마트 기기, 로봇, 전기차, 수소에너지, 생명공학 등등은 열린 기회다. 이 기회의 열쇠는 교육과 연구 인프라에 달려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드레스덴(Dresden)이 드레스덴 공대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성장한 것은 좋은 사례다. 실리콘 밸리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지역의 지적 역량을 담고 있는 대학과 연구소의 집적은 곧 그 지역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예표가 된다.

전북의 발전전략은 전북의 지적 인프라를 먼저 점검하는 데서 출발하여야 한다. 전북 관내 대학과 연구소의 지적 역량이 곧 전북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산업 역량은 뛰어났지만, 지적 역량은 부족하였던 울산시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유치하여 그 빈틈을 메우고 있는 것은 좋은 본보기이다. 울산시는 UNIST에 약 600억 원을 지원하여 최첨단 연구시설을 갖추도록 하였고, 이 연구시설은 우수한 과학자들을 모이게 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UNIST와 지역 산업체와의 산학협력은 지식을 통한 지역 발전이라는 선순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울산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부러울 따름이다.

이런 과감한 투자에는 지역의 지적 인프라가 곧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자각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지적 인프라를 축적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협력적인 전략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미래를 향한 큰 비전 아래 지역 내 대학의 역할과 기능의 재구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역할을 기대하며 정부가 시․도에 고등교육의 권한을 주는 것이다.

지역의 미래 산업을 선도할 지적 인프라를 축적하기 위한 혁신은 기존의 적당한 방식으로는 어림도 없다. 글로컬 대학의 선정에서 대학의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북의 지적 인프라는 전주를 중심으로 익산, 군산이 세 개의 축을 이루고 있다. 이 세 축의 역량 강화와 적절한 역할 배분이 앞으로의 과제다. 전라북도와 대학에 주어진 큰 숙제다.

대학과 자치단체와의 만남은 어색할 수 있다. 각 대학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앞세우거나 맡긴 돈 내놓으라는 듯이 그저 돈만을 좇고, 지자체는 큰 비전 없이 정부 재정지원 사업을 관리하는 무난함만을 추구한다면 전북의 혁신성장은 요원할 것이다.

대학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자체의 과감하고 전략적인 투자가 있는가? 대학은 이에 호응하여 뼈를 깎는 혁신의 탈바꿈을 할 것인가? 포항에는 포항공대, 울산에는 UNIST가 있듯이 새만금의 미래산업은 누가 뒷받침할 것인가?

전북의 미래는 지금 축적하는 지적 역량만큼이다. 즉 전북 지역 대학의 수준만큼이다. 교육과 지적 인프라를 통한 전북의

성장 전략, 곧 敎育立道는 전북의 미래다.

/박성수 경상남도교육청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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