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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전북인] 익산 출신 한상대 국새장 "장인의 길, 오직 실력과 신념 위에 세워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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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국새장.

제5대 대한민국 한상대(65·익산) 국새장(國璽匠)은 “장인의 길은 오직 실력과 신념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네 글자가 새겨진 국새는 대통령 임명장, 훈장증, 조약 비준서 등에 사용되는 정부의 공식 인장으로, 국가의 정통성과 법적 권위를 상징한다.  국새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다섯 차례 제작됐다.

현 제5대 국새는 2011년 행정안전부 공모 때, 당시 무명 작가였던 한 국새장의 작품이 당선되면서 제작을 맡게 됐다. ‘국새장’은 그에게 부여된 공식 칭호이며 현재 그가 유일하다.

이번 국새에는 금, 은, 구리, 아연, 이리듐 등 희귀 금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옥(玉)으로 제작됐던 조선 시대 군주권 상징의 ‘옥새’와 대조된다.

익산 출신의 전통 금속공예가인 그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도장을 새기며 재능을 보였으며, 이리남중-이리농림고를 졸업한 후 원광대 금속공예과를 거쳐 이론을 익혔다. 이어 1989년부터 무일푼으로 상경해 서울 남대문 보석 공방에서 기술을 다졌다.

당시 그는 끼니도 자주 거른 채 종이상자 위에서 잠을 청하고, 기술 노출을 꺼리는 선배들 어깨 너머로 수십 년 동안 팥알만 한 산호비취를 다듬으며 인내로 기예를 쌓았다.

한 국새장은 전통공예는 물론 디자인, 거푸집, 주물 작업까지를 아우르는 보기 드문 장인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는 “재벌가나 주요 미술관·박물관에 납품되거나 소장되는 고가의 상당수 작품들이 학연과 지연에 따라 결정되는 게 현실”이라며 실력보다 배경이 우선되는 예술계의 씁쓸한 이면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국새장은 1996년 이봉주 선수의 마라톤화 금형 제작을 기술로 뒷받침했으며, 2002년에는 월드컵 트로피의 섬세한 윤곽을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실력만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자신의 작품 세계를 지켜왔다.

그는 “소통 없는 예술은 생명력을 잃고, 결국 박제된 조형물에 지나지 않는다”며 “ 앞으로 철저히 준비해 미국, 중국, 독일 등 세계 무대에 작품을 선보이고, 열린 예술로 장인의 길을 더욱 넓혀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송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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