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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농어촌 기본소득, 순창형 기본사회로 가는 현장의 실험

송정홍 순창군 기획예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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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홍 순창군 기획예산실장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근본적인 지향점은 단순한 소득 지원을 넘어, ‘기본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마중물에 있다. 만약 전 국민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었다면, 굳이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정부 정책에서 시범사업이란 본격적인 제도 도입에 앞서 현장에서의 실험과 실증을 통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중요한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순창군이 전국 군 단위 가운데 본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순창군이 일관되게 주창해 온 ‘순창형 기본사회’라는 분명한 비전에 있었다.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군민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기본사회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했던 선택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정부부처 역시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히 돈을 지급하거나 돈을 잘 쓰게 하는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이라는 마중물이 지역 내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농촌에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사회·생활 서비스의 활성화로 이어져 농촌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를 실증해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렇다 보니 지역 차원에서 풀어야 할 숙제도 결코 적지 않다.

물론 정책 설계가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중앙정부 차원의 지침만으로는 현장의 다양하고 복잡한 목소리를 모두 담아내기에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순창군은 부처 단위, 도 단위 협의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지속적으로 애로사항과 개선점을 건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와 제안은 정책을 성숙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행정적 노력만으로 ‘지역 내 선순환 구조’, ‘농촌 활성화’, ‘사회서비스 확충’이라는 핵심 아젠다를 모두 구현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여기서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주민이 단순한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의 ‘실행자이자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이다. 기본사회라는 큰 방향이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행정이 해주는 일’뿐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민이 지역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선순환 구조 형성과 생활서비스 확충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범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순창군은 기본소득 지급 이후 면 단위를 중심으로 주민자치협동조합이 결성되어 이동장터 운영 등 자생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실천은 타 지역에서 순창을 부러워하고 응원하게 만드는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면 단위 생활·사회 서비스를 보다 촘촘히 제공하는 설계, 사회연대경제조직의 활동력을 뒷받침하는 작동체계, 그리고 자립형 마을기금 마련을 통한 지속 가능한 구조 형성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현장은 늘 정책보다 앞서 있다. 종이 위의 기준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순창군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단순한 시범사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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