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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신효근 전북대 교수 "봉사에 정년이 있나요…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김종표 기자  |  kimjp@jjan.kr / 등록일 : 2016.08.21  / 최종수정 : 2016.08.21  23:00:37
   
▲ 전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신효근 교수가 향후 의료봉사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안봉주 기자
“대학은 떠나지만, 봉사활동은 아직 정년이 아닙니다.”

전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신효근 교수(전 부총장)는 정년 퇴임을 앞두고 지난 16일 총장실을 찾아 대학발전기금을 전달했다. 대학과 후학들의 발전을 바라는 진솔한 마음이다.

신 교수는 베트남에서 ‘살아있는 슈바이처’로 불린다. 무려 22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베트남을 찾아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 준 데 대한 현지인들의 칭송이다.

오는 30일 정년 퇴임식을 앞두고 있는 신 교수를 치의학전문대학원 연구실에서 만났다.

- 36년 정든 강단을 떠나야 하는데, 소회가 많을 것 같습니다.

“퇴임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솔직히 섭섭한 생각이 더 많습니다. 그래도 건강하게 연구와 봉사활동을 하면서 교수생활을 마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평생 열정을 쏟은 우리 대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후학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 그만한 기쁨도 없겠죠.”

- 20년 넘게 지속해 온 베트남 의료 봉사활동으로 관심을 받으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개인적으로는 9월부터 인근 병원(전주 대자인병원)에서 근무하기로 했습니다. 대학에 있을 때보다는 여건이 좀 어렵겠지만, 베트남 봉사활동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여름방학 때에는 전북대 학생들과 함께 베트남 중부에 있는 후에대학에서, 그리고 가을에는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가 하노이에서 실시하는 의료봉사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또 현재 참여하고 있는 봉사단체 ‘러브인월드’와 함께 아동·청소년 장학사업과 노인 무료진료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 처음 베트남 의료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베트남 전쟁 당시 파월 부대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던 은사(민병일 서울대 명예교수)를 따라 지난 1995년 베트남 봉사활동에 참여한 게 인연이 됐습니다. 베트남은 전쟁 당시 고엽제의 영향으로 구순구개열 환자가 유달리 많습니다. 이제는 병환으로 나서지 못하시지만, 은사님이 77세 되던 해까지 함께 베트남 봉사활동에 다녀왔습니다. 올해까지 22년 동안 의료봉사활동을 위해 베트남에 머물렀던 날을 다 합치면 1년 3∼4개월은 되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 봉사활동은 은사님처럼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계속할 생각입니다.”

- 해외 봉사활동에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한 해도 거르지 않게 한 동력이 있다면.

“베트남 의료봉사에 나서면 보통 열흘 정도 머물면서 구순구개열 환자 35명 가량을 수술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다음 해에 다시 2차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초창기에는 수술을 받지 못한 성인 환자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제는 한국처럼 아동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수술을 마치고 회진을 할 때 말은 서로 통하지 않지만, 환자 가족들의 눈빛에서 감사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하트 모양으로 돈을 접어서 건네주는 가족도 있었고, 정성스럽게 쓴 편지도 받았죠. 특히 마지막 날 고마워하는 환자와 가족들을 보면 보람과 함께 다시 와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생깁니다.”

- 베트남 봉사활동을 통해 현지 대학과의 교류에도 성과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명문으로 꼽히는 베트남 중부 후에대학과 대학 차원의 교류협정을 맺고 해마다 여름방학 때 학생들과 함께 이 대학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으로 후에대학에 언어청각치료사 양성과정을 개설·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북대에서 의료 기자재를 지원해 주고, 현지 학생들을 대학에 초청해 실습도 진행합니다. 그리고 전북대로 유학을 오는 후에대학 학생들도 많아졌습니다.”

- 베트남에서는 한국 의료봉사단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우선 봉사단이 출발하기 두 달 전부터 현지 TV 광고를 통해 수술이 필요한 구순구개열 환자를 모집해 줍니다. 또 전북대와 교류대학인 후에대학에서는 봉사단에게 치료 장비와 시설 등을 제공하면서 적극 협조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봉사활동 초창기에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아픈 기억으로 현지인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봉사활동 지역이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이 격전을 치르던 곳이어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람을 느낍니다.”

- 요즘 사회적으로 봉사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학점을 주기도 하는데, 봉사활동의 참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봉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나눠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활동을 통해 스스로 얻는 것도 참 많습니다. 자신이 세상의 누군가를 웃게 하고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만족스럽고 행복한 일입니다. 또 젊은 학생들은 현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인생의 소중한 자산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 대학을 떠나면서 후학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전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진료팀이 올해로 11년째 베트남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고, 여기에는 모두 110명의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이 중 한 명이라도 진정한 사명감을 갖고 지속해서 봉사활동을 이끌 수 있는 학생이 나왔으면 합니다. 또 경제적인 것만 추구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진정한 봉사 정신으로 사랑의 인술을 베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신효근 교수는] 베푸는 삶 실천…'살아있는 슈바이처' 칭송

오는 30일 정년 퇴임하는 전북대 신효근 교수(65·치의학전문대학원)의 좌우명은 ‘시혜무념(施惠無念), 수은불망(受恩不望)’이다. ‘남에게 베푼 은혜는 생각하지 말고, 받은 은혜는 잊지 말자’는 뜻이다.

항상 ‘베푸는 삶’을 강조하고, 실천해 온 신 교수의 36년 강단 생활은 전북대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의 역사와 맞물려있다.

전주고와 서울대 치과대학을 나온 신 교수는 고교·대학 선배인 김오환 전 전북대 교수 등과 함께 지난 1981년 전북대 치과대학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대학 발전의 산증인인 셈이다.

그는 구순구개열을 비롯, 턱 교정 등 얼굴기형 수술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지난 1991년에는 국내 최초로 구순구개열 환자를 위한 언어치료실을 개설해 체계적인 진료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특히 신 교수는 지난 1995년부터 해마다 2∼3차례씩 베트남을 찾아 구순구개열 환자에게 무료 수술을 통해 새 삶을 선물하면서 현지인들에게 ‘살아있는 슈바이처’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올해까지 22년 동안 약 40회에 이르는 의료봉사를 통해 신 교수가 치료해 준 베트남 구순구개열 환자는 600여 명에 이른다. 여기에 학회를 포함해 신 교수가 참여한 의료봉사팀 전체로 따지면 수혜자는 약 1700명에 달한다.

쉼 없는 연구와 봉사활동의 공로로 수상 경력도 남다르다.

그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지난 2007년과 2013년, 2015년 세 차례에 걸쳐 ‘국민건강훈장’을 받았다. 외국인에게 세 차례씩이나 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베트남 후에대학에서는 그를 명예교수로 임명했다.

또 2014년에는 국민추천 포상을 통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13년에는 전북일보가 전북발전에 공헌했거나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한 인물을 선정하는 ‘올해의 전북인’, 그리고 2015년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치과인 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학에서는 치의학연구소장과 치과대학장에 이어 부총장을 지냈다. 또 활발한 연구활동으로 한국음성과학회와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 등에서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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