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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탄생시킨 방시혁의 아버지 방극윤 전 이사장 “나는 기타 하나 사준 것 밖에 없습니다”
방탄소년단 탄생시킨 방시혁의 아버지 방극윤 전 이사장 “나는 기타 하나 사준 것 밖에 없습니다”
  • 김준호
  • 승인 2019.02.14 19: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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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하루종일 방에서 책을 읽던 아이
우연히 사준 기타에 흥미 느끼며 음악세계 빠져들어
집안 반대 무릅쓰고 미학 전공

우리나라 아이돌 음악이 세계의 음악 장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중심엔 방탄소년단, BTS가 있다. 그리고 BTS 뒤에 이들을 탄생시킨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48)가 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 육성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모든 과정을 기획했다. 최고의 작곡가 및 프로듀서에 이어 혁신 CEO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그의 엄청난 창의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방 대표의 부친인 방극윤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80·사진)을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의 (사)한국사회보험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 전 이사장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34회)-고려대-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노동부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고위직(1급)으로 퇴직 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1998년)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한국사회보험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고령임에도 활동적이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아침저녁 두 차례 걷고, 친구 만나고 시간 나는 대로 서예와 수묵화도 하고, 여행도 많이 다닙니다. 최근 고향을 방문해 보니 전주에서 근 20년 살 때 안 가본 좋은 곳이 많더라고요. 내외가 다니는 것이 제일 즐겁고 편안해서 늘 같이 다닙니다.”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방 대표의 아버지로서 느끼는 감회가 남다를 텐데.

“부모로서 무척 기쁩니다. 지난해 BTS를 세계 최고 스타로 진출시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콘텐츠로, 문화 콘텐츠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고, 빌보드에서는 세계음악제작부문 73인에 선정됐고, TIME지에서는 세계 유명인 45인으로 방시혁을 뽑았다는 기사를 보면서 실감이 났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화두가 방시혁, BTS입니다.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방탄소년단’이란 이름이 다소 특이합니다. 방 대표와 BTS는 어떤 인연인가요.

“방탄소년단이란 그룹 명칭은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과 선한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BTS를 구성하면서 이미 만들어 두었습니다.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 내고 자신의 가치를 지킨다는 뜻이지요. BTS의 예상 진로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합니다.
BTS멤버들은 3년에 걸친 선발과정을 거쳐 뽑힌 스타들이었고, 스스로 음악 소양을 높이도록 자유스럽게 길렀습니다. 그 결과 빌보드에서 2년 연속 social artist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BTS는 방 대표를 만난 게 신의 한수였다고 하고, 방 대표도 이들을 만난 게 행운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혹시 기억하고 계신 방 대표의 히트곡은.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god의 ‘하늘색 풍선’, 2AM의 ‘죽어도 못 보내’, 비의 ‘I do’와 ‘나쁜 남자’,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 등등. 이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데, 이 가운데 ‘죽어도 못 보내’는 서울대 졸업식장에서 교수들이 합창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최근 BTS의 히트곡들은 멤버들이 단순히 노래만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되라고 직접 작곡과 작사를 하도록 도와주고, 확인하면서 만든 곡들입니다. 청소년인 BTS자신들의 이야기를 쓰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방 대표의 어린 시절은 어땠습니까.

“제 방에서 종일 책만 보는 아이였습니다. 지금 그 습관 때문에 너무 살이 찌는 게 문제입니다.
한글을 일찍 깨우쳤는데, 5살 때로 기억합니다. 그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고, 집중력과 속독이 뛰어나 엄청난 양의 책을 읽었죠. 초등학교 입학 전에 플루타르크 영웅전 등 청소년 시기에 읽을 책들을 거의 읽었을 정도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대한 소질이나 끼가 있었습니까.

“소질이나 끼 보다는 음악을 좋아한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책만 보다 보니 운동을 잘하지 못했는데, 운동장에서 소외되는 것 같아 친구들과 어울리라고 기타를 사줬습니다. 그런데 기타에 관심을 갖더니 스스로 악보까지 그리며 작곡을 하는 등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몇몇 친구와 밴드를 결성해 본인이 작사·작곡한 음악을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공연을 했고, 수학여행 가서는 반 대항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여학교의 초청을 받아 사은회 공연도 했습니다.”
(방 대표는 초기에는 라틴음악에 심취했다고 했다. 미국 등 해외에 나갈 기회가 있으면 엄청난 양의 음반을 구입했고, 그 것을 계속해서 들었다고 했다.)

-음악을 접하면서 달라진 게 있었습니까.

“성격이 많이 달라졌죠. 중학교부터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죠. 밴드를 만들고 어울리면서 여러 걱정했던 문제점들이 해결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 회사에서도 열린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나 봅니다.”

-어린시절 특별히 강조한 게 있었습니까.

“공부에 대해서는 스스로 알아서 하고, 성적도 1,2등 수준이었으니 해 줄 이야기가 딱히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거의 종일 책을 읽었는데, 믿기지 않겠지만 시험공부는 30여분, 많아도 1시간 소설 읽듯이 훑어보고 다했다고 하고 나옵니다. 다독(多讀)하다 보니 독파력과 이해력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방에서 책만 읽다 보니 친구들과의 어울림이 없어, 친구들과 어울리며 좋은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관계설정이 사회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종종 설명해줬습니다. 음악 전공의 계기가 된 기타를 사준 것도 은연중 관계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방 대표가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심정은 어땠습니까.

“무척 황당했죠. 우리 세대는 음악으로 밥 먹고 살기가 쉽지 않았기에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초등학교 이래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서울대 최고 인기학과(법대)를 추천했을 정도였는데, 음악을 한다고 하니 특히 (방 대표의) 할아버지가 결사반대했죠. 우리 내외도 장래가 몹시 걱정됐습니다.(방 대표는 경기고-서울대 인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결국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사려 깊은 아이여서 믿어보기로 하고 손을 들어줬지만, 우리가 모르는 영역이라 늘 노심초사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른들 생각보다 앞서간 것 같습니다.”

-음악의 길이 쉽지 않았을 텐데, 나름대로 지원은 해줬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부모로서 아무것도 도와준 게 없어 미안하기만 합니다. 음악도 아닌 미(美)철학을 전공하면서 작곡이라는 별도의 전문분야를 독학으로 성공하리라는 것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학 때 유재하 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을 만큼 죽어라 노력한 것입니다.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한다는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새삼 느꼈습니다.
회사를 차리고 운영하는데도 저희 내외는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히트곡이 많아 음원 수입이 적지 않았고, (방 대표의) 음악적 재능을 담보로 투자자의 지원이 있어 방탄소년단을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기타 하나 사준 것 밖에 없습니다.”
(대학 때부터 본격 작곡을 시작한 방 대표는 1997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만나 비의 ‘나쁜 남자’ 등 잇따라 히트곡을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방 대표와는 자주 만나십니까.

“워낙 바빠서 저도 얼굴 보기 힘듭니다. 1년에 얼굴을 몇번 볼 정도이죠. 무엇보다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들께 한 말씀 부탁합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 세대는 먹고 살만한 직장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법대나 상대를 많이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공부를 하도록 해야 재미를 붙여 행복하게 열심히 노력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도 애들에게 한 없이 많은 책을 읽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공부가 쉬워지고, 자기 결정능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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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3-17 00:31:55
아들을 정말 잘 키우셨네요 부럽습니다

나르는돼지 2019-02-15 23:47:21
조목조목 마음에 와닿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