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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만난 전북인물] "세계가 한복을 입게 하라" 외치는 한복 전도사 황이슬 손짱(주) 대표
[에디터가 만난 전북인물] "세계가 한복을 입게 하라" 외치는 한복 전도사 황이슬 손짱(주) 대표
  • 김원용
  • 승인 2020.05.18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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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복도시로 위상 실감
젊은층 한복으로 관심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
틀에 갇힌 한복에 대한 개념 넓혀
특정한 날 아닌 일상복으로 한복 대중화 당찬 꿈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한복을 모티브로 현대적 디자인을 선보이는 한복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인 손짱(주) 황이슬 대표가 세계가 한복을 입는 날을 꿈꾸고 있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오세림 기자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한복을 모티브로 현대적 디자인을 선보이는 한복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인 손짱(주) 황이슬 대표가 세계가 한복을 입는 날을 꿈꾸고 있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오세림 기자

한복은 우리 고유의 의복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신라·백제 유물에서 한복을 찾아볼 수 있어 역사성 측면에서도 세계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오늘날 한복의 비중은 국내 전체 옷 시장의 1%에도 못 미친다. 명절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장롱 속에 잠잔다.

이런 잠자는 한복을 깨우는 데 온몸을 던지고 있는 이가 한복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인 황이슬 손짱(주) 대표(32)다. 그는 일상적으로 한복을 입고 세계가 한복을 입는 날을 꿈꾸는 ‘한복 전도사’다. <나는 한복입고 홍대 간다>는 자서전적 책을 내면서 주목을 받았고, 한복입고 증명사진 찍기서부터 졸업식·청소·외식 등 ‘한복 입고 1000가지 행동하기’를 제안하며 직접 찍은 사진을 올려 젊은층을 한복으로 끌어들였다.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전주역 앞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과 매장을 찾았을 때 라이브 쇼핑 방송(그립)이 진행되고 있었다. 매주 두 차례 진행하는 쇼핑 방송에서 한복과 한복 사업에 대한 열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한복의 특성상 신데렐라로 떠오른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젊은 나이에 단기간 급성장을 이뤘다. 오늘의 손짱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이라면.

“한복 대중화의 걸림돌을 소비자와의 접근성에 있다고 보았다. 한복 생산자의 72%가 1인 업체가, 종사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다. 판매·유통방식의 변화 흐름을 따르는데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젊은층이 좋아하는 방식,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판매 방식에 일찍부터 눈을 돌렸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제품 제작에 반영했다. 여기에 주얼리나 잡화 등이 주로 이용하는 백화점 팝업 입점, 크라우딩 펀딩 등에도 과감히 도전했다.”


-황 대표가 만드는 한복 제품부터 판매까지 톡톡 튄다. 특히 한복의 일상화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주 매장과 서울 홍대 매장 두 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으나 주력은 온라인 판매다. 디자인만 잘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캠페인성으로 끝나지 않고 자연스럽고 쉽게 한복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한복을 어떻게 소비할 수 있는지 인터넷과 영상, 사진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복 일상화의 스피커 역할을 하고 싶다. 한복 업계의 아이콘이 되는 게 꿈이다.”


-지금까지 수백 종류의 한복을 만들었는데, 스테디셀러가 있다면.

“내가 입고 있는 셔츠 개념으로 만든 흰색 저고리다. 장식 무늬 없이 기본을 잘 지킨 작품이다. 2016년 출품 이후 1000장 정도 팔렸다. 한복이 전체 옷 시장의 1%도 안 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일반 옷으로 보면 10만장 팔린 셈이다. 배이지 색에 하얀 동전을 붙인 두루마리 재킷도 꾸준히 찾는 제품이다.”


-최고의 제품을 꼽는다면.

“올 초 출품한 여행용 한복인 나오 저고리, 나오 바지가 히트를 쳤다. 여행할 때 활동성이 보장되고, ‘인생샷’으로 부를 만큼 사진으로도 예쁘게 나오는 것에 착안했다. 내구성, 숨은 주머니 등을 만들어 크라우딩 펀딩에 부쳐 1억3000만원 어치가 판매됐다. 이 옷 때문에 한복에 입문하게 됐다는 마니아도 생겼다. 올해 다시 한 번 크라우딩 펀딩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어려움도 많았을 것이다. 고비라면.

“전통과 현대를 이어준다는 신념으로 한복을 만들었으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옷은 옷으로 봐주면 좋을 텐데 어떤 틀에 넣고 재단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 한복 입는 사람을 북한 여자 같다고 한 줄로 혹평도 한다. 한복의 생활화를 위해 누군가 시도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 독려하고 응원해주면 좋겠다.”


-말이 나온 김에 어디까지를 한복으로 봐야 하는지, 황 대표의 의견을 듣고 싶다.

“전통한복은 기본적으로 깃과 고름, 동전 세 가지다. 그렇다면 고름이 없거나, 소재를 양장지로 쓰면 한복이라고 할 수 없는가. 조선 후기 때 한복지로 만들어진 옷만이 한복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 틀에 넣지 말고 크게 봤으면 좋겠다.

모양과 길이가 바뀌어도 비대칭을 특징으로 삼는 한복적 요소가 담기면 넓은 의미의 한복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반팔 한복, 미니스커트 한복이 있어야 젊은층에게 다가갈 수 있다. 한복이라고 하기 뭐하면 모던한복, 현대한복, 21세기 한복이라고 하면 되지 않겠나.”


-전통도시 전주와 한복은 막연하지만 잘 어울릴 것 같다. 전주에서 한복 관련 행사도 개최하고 있고, 한복 차림으로 한옥마을을 거니는 관광객도 낯설지 않다. 다른 도시와 비교할 때 전주에서 한복 문화가 잘 발달됐다고 봐도 되는 것인가.

“사업 초창기에는 지역적 특성을 사업 강점으로 여기지 못했다. 원단 구입의 편리성이나 물류비용 때문에 서울을 동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전주 기반이라는 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전주에서 만드는 한복이라면 한복 잘할 거라는 게 소비자의 믿음이다. 한복진흥센터 미팅에 가보면 전주의 위상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복입기를 선도하는 도시로 손꼽히고, 업계 인지도도 높다.


- `세계가 한복 입게 하라`를 모토로 삼았다. 자신감과 당당함이 묻어난다. 여기에 황 대표의 꿈과 희망이 담긴 것 같다. 실제 가능하다고 보는가.

“세계화에 앞서 산업화, 일상화가 우선이다. 미국에서 들어온 청바지가 처음 노동자들의 옷이었지만, 지금은 대중적인 옷이 됐다. 옷은 양식이다. 한복도 옷이다. 청바지가 세계적인 옷이 됐는데, 한복이라고 그러지 못하란 법이 있나.”


-실제 여러 세계시장을 노크했는데 반응이 어땠나.

“온라인커머스뿐 아니라 밀라노·파리·뉴욕 등 세계적인 패션 본고장에서 열린 패션쇼와 페어 등에 우리가 만든 한복을 출품해보았다. 이런 패션 전문 페어에 출품하는 것 자체부터 높은 벽을 경험했다. 또 그들이 좋아하는 옷과 우리가 좋아하는 한복이 다르고, 밀라노와 파리의 선호도도 달랐다. ‘유니크 하다’는 반응은 많았지만 정작 판매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현재의 한복이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그 벽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지 지금도 고민 중이다.”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집중하는 일이라면

“한복 유니폼 개발과 보급이다. 학생 교복을 비롯해 여행 가이드, 문화관광 해설사, 한식당 종사자, 한의사 등 전통 관련 직종에서 유니폼처럼 입을 경우 한복 대중화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현재 준비 중인 한복 운동복 등 한복 홈웨어도 한복의 일상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농반 진반으로 앞으로 한복으로 우주를 정복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복이라는 이름이 주는 , 옭아매는 시선이 깨졌으면 좋겠다. 5000만명 중 1%라도 한복 마니아가 있어야지 않겠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게 뭔지 계속 공부하면서 소통하겠다.”

 

● 손짱(주)는 창업 10여년 만에 일상 한복으로 국내 한복업계 톱3로 성장

황이슬 대표는 어려서부터 한복과 친숙했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포목점과 이불·커튼점을 하던 부모님 곁에서 자연스럽게 한복을 접했다. 어머니는 한복을 짓는 기술자이기도 했다.

그가 한복을 사업으로 시작한 것은 대학(전북대 산림자원과)에 진학한 직후인 20세 때다. 손으로 만든 여러 수공예품을 만들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후 가장 인기가 높았던 수제 한복으로 특화시켰다. 현 회사 이름 또한 수공예품 중 최고라는 의미로 당시 사용했던‘손짱 온라인’에서 나왔다.

매력적이고 문화적 가치를 담은 한복이 더 널리 입는 옷이 되길 바라면서 자신의 나이 때에 맞는 젊은 한복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한복 미니스커트도 만들고 소재에 변화도 줬다. 사업 시작 후 5년 쯤 지나면서 유사품이 많아져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대중적인 옷이 되려면 일상 한복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길을 쫓아 지금의 손짱으로 서게 했다.

현재 손짱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9명. 생산을 총괄하는 공장장, 상품 매니저, 쇼핑몰 호스트, 사진 촬영, 인스타그램 관리자, 매장 판매 매니저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 한복 업체가 가족끼리 운영하는 영세 업체가 많은 실정에서 연간 매출액 12억원 대로 국내 한복업계 톱3에 들 정도의 규모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한복업계 총아로 우뚝 선 것이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런칭한 한복 제품이 1500종에 이르며, 현재 600종이 업로드 돼 있다. 상품 생산은 본인 소유의 설비에서 프로젝트별 객공(임시로 고용한 직공)을 사용한다. 제품별 양이 많지 않아 외주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전부 황 대표의 몫이다. 한 시즌에 많게는 200개도 만든다. 이리 많은 종류의 상품을 디자인 할 수 있는 것은 약간의 변형으로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코로나19로 외출과 여행 자제 분위기 속에 영향을 받고 있으나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진가를 발휘해온 황 대표가 꿈인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의 새로운 돌파구를 어떻게 열어젖힐 지 주목된다.


/김원용 사회문화교육체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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