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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용담에서 고군산까지

강, 산, 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삶터 전라북도!

 

용담에서 고군산에 이르는 물줄기를 축으로 지난 세기말에 시작된 국가적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현재 추진 중이며, 금세기 초반에는 그 주요 골격이 완성되리라 예측되는 시점에 우리가 살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역사적 전례는 김제 벽골제나 일제 강점기의 농지확보를 위한 간척사업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가경제를 최우선으로 알던 1960년대의 "조국 근대화 과정"에서, 유사한 사업들이 다른 지역에서 먼저 시작되어 최근의 시화호에 이르는 과정을 지나며, 우리 국민전체가 이제는 물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그 결과로, 이러한 거대 사업에 대한 두 가지 극단적 견해를 자주 대하게 된다. 개발에 따른 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경제적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견해와 환경에 대한 피해가 전무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개발사업에 착수할 수 없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우리의 삶터 곳곳에서 현재 추진 중인 이러한 사업들에 대한 우리의 심중을 가다듬어 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터전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자세가 이곳에서 살아갈 후손대대의 장래를 빚어낼 것이라는 확실한 주인정신이라 생각된다. 이 주인정신은 서로 다른 견해의 차이를 합리적으로 좁혀 나가고,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각자가 혼신의 노력을 다하게 해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 여겨진다.

 

둘째로, 물환경의 소중함을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리라. 바다의 물은 물론이고 담수환경에 대하여도 우리가 알아야 할게 적지 않다. 한 예로, 21세기는 깨끗한 물 자원이 극히 중요한 시대가 되리라 한다. 도내 여러 곳의 호수에 담겨 있는 청정수는 머지않아 식수로서의 가치를 크게 넘어서서, 고 부가가치 특수 소재산업에서 요구되는 청정도를 충족시킬만한 소중한 물 자원으로 부상할 것이다. 깨끗하고 건강한 바다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생물에 대하여 우리는 아직도 잘 알지 못한다. 하나의 신종 해양미생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유용화학물질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196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였다. 최근에는 바다 미생물을 응용하여 같은 바다생물인 적조생물과 같은 유해 생물체를 제어하기 위한 연구도 시작되었다. 바다의 물환경은 이제 막 그 깊은 비밀을 인류에게 보여 주려 준비하고 있다고나 할까.

 

셋째로, 문명-환경-자연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지혜와 노력을 경주하여,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 "머뭇거리다 만 조상"으로 현재의 우리들이 기억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 용담에서 고군산에 이르는 물줄기와 어우러져 빚어낸 "지혜로운 물줄기 문화"의 새 시대를 열어갔던 자랑스런 선조들로 남아야 하지 않을까?

 

넷째로. 이러한 길을 걷기 위해서는 단기적 이해관계의 초월이 요구되며, 그리고 반복되는 "두 마음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할 것이다. 쉽지 않아도 선택할 것인가?

 

땅덩이가 큰 나라들이 부럽기도 하다. 호주나 뉴질랜드와 같은 나라에서는 청정한 자연환경을 내세운 국가의 상징적 이미지 제고, 그에 따른 자연환경 관광산업 진흥 등을 국가의 전략으로 삼고, 자연과의 조화를 최우선에 둔다 한다. 오염이나 공해를 크게 유발할 만한 산업은, 그 산품을 수입해서 충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국의 영토 안에 들여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50년 뒤를 생각해 보자면서......

 

/이원호 (군산대학교 해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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