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2-12-02 01:18 (Fri)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전북칼럼

스토킹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2021년 10월21일은 의미있는 날이다.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발의된 지 22년만에 시행된 날이어서다. 법률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신당역 여성역무원 스토킹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등여전히 스토킹범죄가 이어지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13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토킹을 경험한 사람이 전체의10.9%(109명)에 달했다. 피해유형은 일상생활에서 지켜보는 행위(6.9%), 접근하거나 길을 막아서는 행위(6.4%),물건을 훼손하는 행위(5.0%) 등 이었다. 법률에 스토킹 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등을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면 스토킹행위가 성립된다’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스토킹 범죄가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발의돼 온 스토킹 처벌법이 22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는 ‘스토킹 행위의 모호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경찰 3명 중 1명은 ‘스토킹 행위 자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도 있을 정도다. 지난 11월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전 여자친구가 “그만하라”라고 분명히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집 앞에 꽃다발을 두고 수차례 연락한 행위도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 행위로 판단해 30대 남성에게 스토킹 처벌법을 적용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와 같은 구애 행위도 상대방이 불안감을 느끼면 범죄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의미 있는 판결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스토킹 행위를 ‘남녀관계에서 흔히 있는 일’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피해자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해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최근 잇따른 스토킹 피해 사건에서 보듯이 스토킹 범죄의 특성상 집착에서 끝나지 않고 폭력은 물론 감금, 성폭력, 살인 등 중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은 만큼, 범행 초기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법무부는 스토킹 처벌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고 신당역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폐지하고,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규정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데 이어 검찰청은 피해자에 대해 위해 가능성이 큰 스토킹 사범에 대한 원칙적 구속 기소를 천명했다. 경찰청에서도 최근 현장 경찰관이 신고 현장에서 스토킹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스토킹 긴급응급조치 판단조사표’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 11월 21일에는 전북도의회 윤영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라북도 스토킹 범죄예방 및 피해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동 조례는 ‘전라북도가 스토킹범죄 피해자에게 긴급주거시설과 법률상담, 의료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전라북도자치경찰위원회에서는 지난 9월 29일 전국 최초로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용, 스토킹 피해자가 법률, 의료, 임시 보호 등을 한 번에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내년도 예산에 스토킹 피해자에게 스마트초인종과 같은 안전장비를 지원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라북도자치경찰위원회 슬로건 ‘더 행복한 삶, 함께 지켜요’처럼 모든 관련 기관이 힘을 합쳐 예방과 피해자 지원 등을 함께 한다면 스토킹 범죄로부터 더 안전한 전라북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형규 전북자치경찰위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11.27 18:41

전기차 시대의 주인공, 전북

“우리에게 남은 건 공동 대응 또는 집단 자살뿐입니다.” ‘2022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각국에 던진 경고다. 올해 세계를 휩쓴 기후위기 현상들이 그의 말에 무게를 더했다.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 전 세계적인 가뭄, 호주의 산불,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녹고 있는 극지방의 빙하, 이 모든 것이 ‘기후위기’라는 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올여름 우리나라의 역대급 폭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해가 갈수록 폭염과 폭우, 태풍, 가뭄은 빈도와 강도를 더할 것이다. 우리 삶터인 지구는 이제 더 이상 화석연료의 사용을 용납하지 않는다. 배출되는 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시키고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은 매년 앞당겨지고 있다. 전기차는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반성의 결과물이다. 세계 각국은 2030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차 퇴출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고, 미국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주도 전기차 신차 비율을 2035년까지 100%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은 5,4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액이 무려 1,730조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5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기차 생산량 증가는 배터리 생산 확대를 전제로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LG 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SK On등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고, 정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2차전지를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선정했다. 전라북도 역시 전기차 시대를 맞아 대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해 2차전지 개발 관련 120억 원대 전국 공모 과제에 선정된 이래, 지난해와 올해 새만금 산단에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투자협약이 줄을 잇고 있다. 덕산테코피아, 성일하이텍, 천보비엘에스, 이피캠텍, 배터리솔루션, 동명기업, 이엔드디, 테이팩스 그리고 최근 대주전자재료 역시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부품공장을 위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총 2,045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터리 사용은 그 처리에 있어서 또 다른 환경오염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게다가 배터리의 원자재인 리튬 채굴 과정에서 물 소비량이 많고 생태계를 훼손시킨다는 이유로 광산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따라서 폐배터리 재활용 역시 전기차 시대에 필수적이다. 군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전처리 공정(방전·해체·파쇄)과 후처리 공정(소재 추출) 기술을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 업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올해 16만 대를 시작으로 2040년에는 4,636만 대까지 향후 290배 정도의 천문학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차전지와 같은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지역마다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북은 지난 산업화 시대의 성장 열차에 올라타지 못하는 바람에 반세기 동안 낙후의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적 대전환기를 맞이한 만큼, 전기차가 전북 부활의 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새만금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도 적극 힘써야 한다. ‘전기차 시대의 주인공, 전북’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다.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11.20 13:59

지역간 연결도로를 새만금의 성장 동력으로

새만금에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첫 신호탄이 울려 퍼졌다. 지난달 26일 1조 원의 지역간 연결도로 건설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당초 9천여 억 원의 사업비에서 1천 억 원이 증액된 보기 드문 성과로 꼽힌다. 이로써 새만금에는 2029년까지 도시의 서비스 중심지역인 2권역(수변도시)·3권역(관광레저 지역, 잼버리예정지 포함)과 주변의 국도를 연결하는 20.7km의 도로가 건설되어 내부 접근성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새만금 개발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예타 통과는 전북 도민의 오랜 염원과 관계부처, 전북도, 여야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보탰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새만금 사업의 성공과 함께 전북지역 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 준 좋은 사례가 됐다. 이처럼 새만금 개발에 국가적 관심과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새만금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축이자, 글로벌 신산업의 중심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새만금의 첫 도시이자 중심 공간이 될 스마트 수변도시는 현재 매립공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24년에 용지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여기에 휴양‧레저‧테마파크의 특색을 갖춘 다양한 관광사업과 국내 최초의 새만금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추진 중이며, 관련 기업들의 투자유치도 활발하다. 새만금 개발이 곳곳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이때, 공항‧ 항만‧철도 등 트라이포트 구축 사업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각각의 사업 지역들을 이어주는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까지 건설되면 지역 내와 주변도시와의 연계를 통한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되고, 생활여건이 개선됨으로써 인구유입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민간투자를 불러들이는 투자촉진도로로써 기능이 커지면서 내부개발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음으로써 지역으로 사람과 기업이 몰려드는 국가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들이 예타 통과 하나로 단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기본계획 및 설계 등 후속절차가 산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로 건설에만 머물지 말고 내부 연결도로를 활용한 새로운 랜드마크를 세워 새만금의 성장 동력을 키울 다양한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가령,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마리나 베이 샌즈는 인공 간척지에 지은 건물로 관광산업에 큰 영향을 줬다. 새만금 연결도로에도 이러한 랜드마크를 통해 새만금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는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사업추진에 있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1조 원 대 총사업비는 예타 결과 도출된 금액으로서,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며 재정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여 총사업비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사업계획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사업공구, 입찰방식, 발주시기 등을 새롭게 결정할 계획이다. 우리청은 사업을 가장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무엇보다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 참여방안도 같이 검토될 것이다. 모쪼록 이번 사업이 잘 진행돼서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응원을 바란다.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11.13 13:54

군산의 불꽃, 다시 피어오르다

산골 출신인 필자가 난생 처음으로 배를 타본게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인 듯하다. 군산에서 선유도로 가는 여객선이었다. 그때의 신기함과 놀람은 지금도 생생하다. 부지사로 취임 이후 지난 9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공장을 다녀왔다. 군산조선소가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이후 5년 만에 재개장을 앞두고 사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현장을 찾은 것이다. 55만평의 광활한 공장 부지와 1,650톤의 골리앗 크레인이 주는 웅장함은 5년전 연매출 1조원, 군산 산업의 24%를 담당하던 예전의 영광을 재현해 주는듯 하였다. 지난달 28일 11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100여명의 내외빈을 모시고 ‘군산의 불꽃 – 다시 피어오르다’라는 주제로 재가동 선포식이 있었다. 그 날 군산조선소에서는 플라즈마 절단기가 1cm 두께의 강재를 자르는 푸르스름한 불꽃이 연기와 함게 피어오르면서 ‘한국판 말뫼의 눈물’이 멈추기 시작했다고 여긴 도민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라북도․군산시 등 관계자들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쏟아부은 노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관계 중앙부처 방문․건의 46회, 정치권․사회단체 협력대응 62회,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방문 26회 등 총 223회에 이른다. 이 수치 이외에 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방울을 흘리신 많은 분들의 정성과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3년만에 1,746만톤이라는 선박수주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등 선박분야에서도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30년까지 연평균 4천만톤 이상의 안정적인 발주량이 지속될 전망이다. ‘물 들어올 때 노(櫓) 저어라’라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물’이 들어온다 해도 ‘노(櫓)’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그 ‘배’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전라북도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조선업 호황기 이후 다시 찾아온 글로벌 시황회복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해안 미래 친환경 조선산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전라북도 조선산업 활성화 3대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이다. 첫째, 내년 1월 본격적인 재가동과 함께 초기 블록제작에서 향후 LNG․LPG 선박건조 등으로 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너진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산업기반을 강화하자는 의미이다. 둘째, 중소형‧특수선 중심의 지속가능한 新조선 생태계 조성으로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다. 셋째, 조선업의 친환경‧스마트화를 촉진시킬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친환경 선박 산업의 거점 지역으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할 것이다. 이제 군산조선소는 재가동 선포식을 기점으로 사람과 자본이 넘치던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더 큰 도약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였다. 군산조선소가 부활을 넘어 세계 제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도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 도와 군산시의 인력양성 및 고용지원, 그리고 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노력 등이 함께 어우러져야 가능한 일이다. 조선산업이 재가동 선포식의 작은 플라즈마 불꽃을 발화점으로 전라북도 제조업의 중심으로 다시 활짝 피어오르기를 염원한다. 그리고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군산조선소 도크에서 건조된 선박의 진수선을 도끼로 자르고, 스파클링와인 병을 깨뜨리는 진수식이 개최되기를 희망한다. 다시 한번 ‘서해안 미래 친환경 조선산업 중심지’ 도약이라는 담대한 도전에 나선 전라북도 조선산업에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김종훈 전라북도 경제부지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2.11.06 13:37

개인형 이동장치(PM)에 관한 단상

요즘을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고, 이에 맞게 모든 것이 소형화되고 생활양식과 사회문화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동장치의 변화다. 개인형 이동장치(PM, Personal Mobility) 이용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PM은 전기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한 소형 개인 이동 수단으로 세그웨이나 전동킥보드가 대표적이다. 세그웨이를 이용하여 경찰이 순찰을 돌기도 하고 교통을 단속하기도 한다. 세그웨이를 이용한 군부대까지 있다. 전동킥보드는 고등학교, 대학생들이 등교 시에 많이 이용한다. 아파트에서부터 킥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도 종종 목격된다. 현재 이러한 PM이 라스트 마일(Last-mile: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등에서 최종목적지로 가는 마지막 이동거리) 전용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대여 전동킥보드는 도내에 8개 업체 5549대가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장은 급속히 커지고 있다. 반면에 안전사고 또한 급증(도내 ‘17년 2건 → ’22. 8월 현재 29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속과 규제에 대한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2년간 「도로교통법」의 PM관련 규정이 2차례 제‧개정되었다. ’20. 12월 최초 규정에는 PM이 자전거도로로 통행하고 13세 미만의 어린이에 한하여 운전을 금지하되 별도의 면허가 필요하지 않았다. ‘21. 5월부터는 안전을 이유로 만 16세 이상 원동기면허 필수, 헬멧 미착용 시 범칙금 2만 원 부과 등 처벌기준이 강화되었다. 또한 국회에서는 “PM관리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2건이 계류 중에 있다. 골자(骨子)는 PM운행 대여사업체 등록, 거치구역 외 거치금지, 번호판 부착, 음주‧약물 영향이 있는 자에 대한 대여 금지 등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필자가 걱정스러운 것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부작용 측면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규제의 필요성이 강조되다 보면, 편리한 이용이라는 측면이 간과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자동차, 비행기 등 새로운 이동장치가 나올 때마다 안전을 이유로 초기에 과도한 규제를 하다가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규제를 완화시키는 경우가 빈번했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4년 전만 해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거래소 폐쇄 등 규제와 단속이라는 측면이 강조되었지만, 지금은 암호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인정하고 이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법규를 마련하기 위해 각국이 고민하고 있다. PM은 친환경적이고 저비용이라는 측면에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용을 권장해야 할 측면도 없지 않다. 물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규제나 단속도 필요하지만, 행정의 규제와 단속만으로 정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이 안전에 주의하고, 사업자들도 스스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해야 한다. 또한 경찰이나 지자체 등이 함께 PM의 이용‧통행‧관리 방법에 대하여 진지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일반 도민들은 전동 킥보드 이용방법이나 규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생 자녀가 법을 위반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태우기도 한다. 솔로 이코노미시대에 적절한 이용 수단인 PM을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우리 모두가 다각적인 측면에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형규 전라북도 자치경찰위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10.30 14:05

함께 보듬어야 할 시설 밖의 아이들

저출산과 그에 따른 인구 감소가 우리 사회 큰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정부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산율은 이미 세계 최하위 수준이고 그것을 벗어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그렇게 아이들이 귀해졌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는 보호받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시설 밖에서 떠도는 아이들이 많다. 의지하고 기댈만한 대상이 없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서적 결핍으로 그들은 갈수록 사회의 뒷골목으로 밀려나거나 잊혀지고 있다. 최근 ‘보호종료아동’들이 연이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뉴스가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만 18세가 되면 아이들은 시설이나 그룹홈을 떠나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이름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거칠고 황량한 세상에서 갈 곳을 잃은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홀로 서야 하는 부담감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해 7월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전라북도 역시 올해 1월부터 6억 2천만원의 예산으로 자립지원 전담기관을 운영하면서 자립준비청년 700여 명에 대한 사후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세상에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자립비용은 자립 정착금 800만원, 매월 지급되는 35만원의 자립수당뿐이다. ‘자립’이라는 단어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아이들이 보육원에 입소하는 이유는 부모가 없거나 이혼한 경우, 부모의 학대 또는 빈곤으로 인해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운 경우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이 시설을 퇴소할 때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도 당장 경제난에 부딪히게 된다. 보호종료된 자립 1년차 아동의 59.5%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을 정도다.(2021, 보건복지부 자료) 결국 자립지원금이나 생활보조금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시설에 머무는 동안 자립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또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보호 나이가 종료됨과 동시에 세상 밖으로 떠밀리듯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이 자립생활에 적응하고 나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자립준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 진학의 문제라든가 취업을 통해 생계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지도가 있어야 하고, 퇴소후에도 정서적으로 의지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멘토의 지정 역시 필요하다. 아직 십대에 불과한 보호종료아동들을 법을 핑계로 세상에 내몰아 그들로 하여금 불행한 선택을 하도록 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고 온전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합류해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사회적 돌봄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를 더 많이 낳도록 하는 정책 못지않게 기왕에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그저 ‘자립’이라는 미명하에 영혼 없는 수당을 쥐어주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혹독한 세상에 서 있는 그들에게 꿋꿋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고 함께 가는 사회적 연대의 힘이다. 이들에게 울타리가 되고 받침대가 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와 제도적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유관 기관과 정부(중앙·지방) 차원의 세심한 고민이 요청되는 지점이다.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10.23 14:08

글로벌 신산업 중심지로 꿈틀대는 새만금

코로나19 팬데믹과 디지털․그린뉴딜 전환 등 글로벌 경제의 재편기를 맞아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FDI)의 중요성이 더해 가고 있다. 특히 미래차, 이차전지 등 신산업이 부상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시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신규 투자처를 찾으려는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새만금은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업단지가 국내 최초로 지정되고, 내부개발에도 속도가 붙어 트라이포트(공항ㆍ항만ㆍ철도) 구축이 가시화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새만금개발청은 현재까지 총 65개 기업과 11조 4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중 외국 투자 유치 비율은 10%를 넘는다. 산단 입주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고분자 첨단소재(PPS 수지) 제조사인 도레이와 고분자 실리카를 제조하는 솔베이 등이 새만금 산단에 이미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응용 설비 분야 한․중 합작법인인 ㈜에쓰시가 공장을 건설했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가 새만금 개발에 미치는 효과는 크다. 외국인 투자는 신기술과 새로운 설비를 도입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숙련된 일자리를 늘려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최근 새만금에는 전기차와 전장부품,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한 가운데 관련 외국기업들의 투자유치가 늘면서 산단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는 새만금이 글로벌 신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선진국의 리쇼어링 움직임과 미‧중 무역 갈등, 고물가와 경제침체의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를 새만금에 유치하기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토지이용 계획과 인허가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일원화된 행정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과 최대 100년간 장기임대용지를 사용할 수 있고, 법인세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와 첨단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뜻이 통하면 길이 열린다.’라는 말처럼 이러한 각고의 노력으로 지난해 전략소재 산화텅스텐 생산공장과 첨단소재 초박막유리를 제조하는 외국기업 2개 사와 올해 이차전지 원소재를 생산하는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새만금개발청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국제투자진흥지구를 활용하여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새만금에 종합지원체계가 갖춰지면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의 세제 혜택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새만금의 차별화된 투자환경을 널리 알려 기업별 맞춤형 투자유치와 미래차‧ 이차전지‧그린수소 생산 관련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가겠다. 앞으로 많은 외국기업이 새만금에서 더 높이, 더 멀리 비상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채우고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새만금의 매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감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머지않아 전 세계로 뻗어나갈 ‘K-새만금’을 기대하면서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10.16 17:18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소상공인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그곳 진안에는 부귀 시장이 있었다. 내 기억 속 그곳은 부모님과 함께 들러서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 구경도 하고, 맛있는 주전부리도 즐길 수 있던 특별한 놀이터였다. 진안 부귀면에 있던 부귀장은 매달 여섯 번, 4일과 9일에 열리던 오일장이었다. 내 어린 시절의 부귀장은 왁자지껄하던 시장이었고 이 마을 저 마을 사람들이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는 생생한 정보통이었다. 그랬던 부귀장도 이제는 세월이 흘러 아련한 역사의 한 페이지로만 남아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한때는 전통시장이 우리네 상권의 중심이었으나, 산업화와 디지털화라는 경제구조의 변혁속에 상권의 중심도 계속 바뀌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모든 산업에 걸쳐 커다란 전환의 모멘텀을 제공하였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언택트, 디지털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대기업인 애플은 주2일 출근제를, 구글 또한 주 3일 출근제를 실시하는 등 사람들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8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5.2%에서, 금년 7월에는 47.7%로 대폭 증가하였다. 이런 추세라면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소상공인들 또한 비대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있다. 소상공인들은 그 단어 자체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세한 규모의 상인들을 뜻한다. 주로 생계형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생업의 어려움 또는 새로운 투자를 위한 여력 부족 등으로 인해 시대적 변화에 제대로 대처해나가기가 쉽지 않다. 우리 전라북도는 이러한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비대면 경영전환 지원’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도내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구매 비중 증가 등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통한 소상공인 상품 판매를 돕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입점에 익숙하지 않은 도내 소상공인들에게 온라인 상세 판매페이지 제작, 홍보영상물 제작 지원 등 온라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데 정책목표를 두고 있다. 올해에는 배민쇼핑라이브, 카카오쇼핑라이브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들이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에 도내 소상공인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배달의 민족에서 운영하는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한 고창의 한 장어 업체는 라이브커머스로 2,400만원 이라는 놀라운 판매액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앞서 온라인 시장 진출을 돕는 사업 이외에도 전라북도에서는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등 23개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아무리 행정에서 좋은 사업을 만들어도, 이용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 할 것이다. 우리 도는 도내 소상공인들이 편하게 지원사업을 안내 받고 적극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희망콜센터(1588-0700)도 운영하고 있다. 희망콜센터를 통해 정부와 우리 도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 중 본인에게 알맞은 지원사업들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받으실 수 있다. 많은 도내 소상공인 여러분들이 우리 도의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에 머물지 않고 거상(巨商)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소망한다. /김종훈 전북도 정무부지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25 13:43

전북형 셉테드, 주민이 참여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구현’을 위해 국정과제로 범죄예방 환경개선 사업(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추진을 시사하면서 ‘셉테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셉테드는 미국의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가 1961년 발간한 저서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에서 도시 재개발에 따른 범죄 문제 해법으로 환경개선을 제안한 것이 시초다. 이것은 범죄자들이 싫어하는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지저분하고 어두운 거리를 깨끗하고 밝게 바꿔, 주민 불안감 해소하고 범죄 발생을 예방하는 기법이다. 그간 미국 등 많은 국가는 이를 통해 범죄예방에 큰 효과를 거둬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뉴욕이다. 뉴욕은 1990년대 초반까지도 여행객 사이에서는 뉴욕의 밤거리와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주머니에 현금 몇 달러씩은 넣고 다녀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범죄가 많은 도시’로 불렸다. 뉴욕의 전 시장인 루돌프 줄리아니는 이런 오명을 벗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추진한 것이 뉴욕 지하철과 거리의 담벼락 낙서를 지우는 것이었다. 비록 시민들의 눈에는 매우 사소해 보이지만 이 변화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늘날까지 뉴욕의 범죄율은 크게 낮아졌으며, 그 결과 이제 “뉴욕은 안전한 도시”로 글로벌하게 주목받게 됐다. 그리고 도시개발계획에 주민과 함께하는 셉테드 개념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는 2014년 블라시오 뉴욕시장의 MAP 계획이다. MAP은 주민 안전을 위한 시장의 행동 계획(Mayor's Action Plan for Neighborhood Safety)으로 15개 주택개발지구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1억 4천만 달러(한화 1,920억원)를 투입한 지역주민 맞춤형 셉테드사업이다. 지역 공동체 치안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보안등, CCTV, 스마트 도어 등 주민이 원하는 범죄예방 시설을 설치하여 흉악범죄를 58%까지 줄이는 대성공을 거둔 사례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셉테드가 소개됐지만, 실제 범죄예방정책에 반영된 것은 경찰청 주도로 판교, 부천에 시범사업을 한 2005년부터며 방범용 CCTV와 가로등 조도 개선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2012년 이후 ‘안전’이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 되면서 몇몇자치단체에서도 ‘안심마을․거리 만들기 사업’ 등의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셉테드가 범죄예방에 유효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진행 중인 많은 셉테드사업이 경찰․지자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방범용 CCTV, 비상벨 등의 보안시설 설치라는 물리적 환경개선에만 치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셉테드는 앞서 뉴욕 사례에서 보듯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사소해 보이는 환경개선으로 범죄 발생을 줄일 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인식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이제 우리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미국 뉴욕 사례와 같은, 주민이 원하고 지역에 맞는 셉테드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은 물론이고 범죄예방과 디자인 전문가, 지자체 담당공무원, 경찰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주민이 원하는 환경개선으로 생활환경과 안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마을 환경의 유지관리를 위해 각자가 참여하고, 경찰과 지자체가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전라북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올 하반기부터 범죄예방․사회적 약자보호․교통안전 등 도민생활 안전 확보를 위한 <더 행복한 街, One-Sop CPTED+>와 야간 안전한 귀가를 위해 <더 밝은 길, 함께 만들어요> 등 두 건의 셉테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경찰, 지자체 중심의 일방적 셉테드의 틀에서 벗어나 주민, 경찰, 지자체 등 범죄예방 주체 모두가 참여하고 지속적인 협업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전북형 셉테드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더 튼튼하고 촘촘한 생활 안전망 구축을 필요로 하고, 우리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더 안전하고 행복한 전라북도는 도민은 물론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참여할 때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형규 전북자치경찰위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18 14:05

슬픈 교실

한국의 교육열은 오랫동안 우리의 자부심이었다.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원인을 한국의 특별한 교육열에서 찾는 분석은 새삼스럽지 않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조차 한국의 교육을 칭찬하고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언젠가부터 그 한국의 교육에 위기음이 들리기 시작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변방만 뒤적거리면서 세월을 보낸 지 오래다. 며칠 전 보도된 뉴스는 충분히 충격적이었지만 예견할 수 없었던 장면도 아니었다. 학생이 교단에 드러누워 수업 중인 여교사를 촬영하는 듯한 모습, 수업 시간에 윗옷을 온통 벗은 채 앉아 있는 모습 등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아이들은 이제 교실에서 누구의 제재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수업 중에 떠드는 학생에게 “조용히 해”라고 말하는 것도 아동학대, 정서학대라고 고발당하는 상황이라고 하니 교사들은 고소·고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거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를 말했던 고래(古來)의 언어들뿐만 아니라 ‘스승의 날’을 기념하고 ‘스승의 노래’를 불렀던 기성세대의 추억은 이제 박물관에 가서나 찾아야 할 지경이 되었다. 교실의 붕괴는 교권의 추락과 맞물려 있다. 교권의 추락은 실력 있는 선생님들의 교단 회피 현상을 낳아 악순환을 반복한다. 교육이 지난 70여년 동안 한국을 일으키고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면 그 교육의 추락은 한국의 미래를 좀먹는 것이다.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의 궤도에 올라서 있는데 우리 교육은 여전히 암기와 속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가 한때의 유행이었지만 그 결과 인문학은 병들어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은 취업시장에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중이다. 산업의 혁명뿐만 아니라 교육에서도 혁명이 필요하다. 여전히 국·영·수에 매달려 있는 커리큘럼의 전면적 개편도 필요하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 단지 구호에 머물지 않도록 미래 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키워내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교육은 공부를 잘하는 것으로 사람의 값어치를 평가하거나 국·영·수를 잘하는 시험 기계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입시 위주 교육과정 편성으로 고교생들은 체육과 미술·음악 시간마저 상당 부분 저당 잡혀 버렸다. 그 적은 예·체능 시간조차도 자습 시간에 양보해야 한다. ‘네이퍼빌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실험을 했던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운동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0교시에 전교생이 1.6㎞를 달리는 체육수업을 배치했다. 한 학기 동안의 실험 결과 학생들은 오히려 놀라운 학업 성취력을 보였다. 2차 대전이 한창일 때 독일 잠수함 U보트에는 항상 토끼를 태웠다고 한다. 토끼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면 잠수함에 산소가 부족하다는 신호였다. 지금 우리 교실에 U보트의 토끼가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버렸을 것 같다. 이제 우리는 무작정 가던 길을 멈춰 서서 되돌아봐야 한다.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방향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생존을 건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K-시리즈의 환호 뒤에서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우리 교육을 살려내야 한다.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중학교 교실의 슬픈 모습은 결국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9.04 14:28

스마트‧그린으로 가속페달 밟는 새만금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산업단지의 든든한 내조가 있었다. 산업단지는 기업 최대의 집적화된 힘을 바탕으로 국내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기후변화 위기로 디지털화와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지면서 산업단지도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됐다. 정부는 산업단지 개발에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신규 조성단계부터 스마트그린산단을 조성하려는 추진전략을 내놓았다. 이러한 때에, 새만금이 국내 최초로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업단지(이하 스마트그린산단)로 지정됐다. 새만금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라는 점, 탄소저감을 위한 대규모 재생에너지(3GW)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신공항・신항만・철도・도로 등 광역교통 기반이 확충된다는 점 등이 지정받게 된 이유다. 새만금 스마트그린산단은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산단에 공급함으로써 2029년까지 온실가스의 25%를 감축하고, 2040년까지 단계별로 에너지자립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신규로 산단을 조성하는 단계부터 재생에너지를 산업용 전력으로 공급하고, 디지털 기반의 에너지 절감 신기술을 적용하여 저탄소‧고효율의 에너지 자립형 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새만금개발청은 스마트그린산단 전용 태양광 발전단지(150MW)를 조성하여 낮은 단가로 전력을 공급하고, 공장의 지붕과 주차장, 유휴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여 재생에너지 생산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여기에 발전사업자와 기업 간, 기업과 기업 간의 재생에너지 직접거래가 가능한 분산에너지 환경을 마련하여 잉여 전력의 거래와 활용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스마트 서비스를 갖춘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를 실시간 활용 가능한 에너지통합플랫폼과 에너지저장장치(ESS)·연료전지 발전을 연계한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고, 통합관제센터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 기반의 교통‧안전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러한 사업들을 꼼꼼히, 속도감 있게 추진함은 물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과 ESG(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경영이 필요한 기업들이 새만금을 찾을 수 있도록 투자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그린수소, 전기‧자율차 등 신산업 기업들이 새만금 스마트그린산단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관련 기업들이 새만금에 입주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 규제혁신, 기업지원 인프라 구축, 쾌적한 정주여건 확보 등을 위해 다양한 지원 수단을 발굴할 예정이다. 개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스마트그린산단의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나감으로써 새만금이 스마트그린산단의 성공 모델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새만금 스마트그린산단은 우리나라 산업단지의 체질개선을 위한 첫 단추이자, 첨단 미래형 산업단지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아울러 우수한 기업들이 찾아들어 산단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새만금 발전에 불씨를 댕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새만금이 스마트그린산단이라는 호재를 만나 물실호기(勿失好機) 할 수 있도록 기업과 도민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8.28 13:53

관주위보(貫珠爲寶), 새만금

6,604,229명, 2021년 새만금방조제를 방문한 사람의 숫자이다. 2010년 방조제가 개통된 이후, 수많은 사람이 새만금을 찾고 있지만, 새만금방조제 위에 시원하게 뚫린 77번 국도를 달리는 것만으로 새만금 관광이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33.9km, 월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장의 방조제 자체도 거대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겠지만, 1억2천만 평이 넘는 새로운 땅에 만들어질 관광도시 새만금의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새만금은 개발과 환경 보존이라는 갈등으로 방조제 건설에만 20여 년이 걸렸다. 내부용지 조성도 계획보다 늦어지게 되면서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희망 고문이라고 힐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새만금은 지난 정부에서 공공주도 개발방식이 도입되면서 내부용지 매립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새만금의 면적이 워낙 넓다 보니 그 변화를 체감하기 힘들다. 알기 쉽게 비교하면 새만금은 그 크기가 980ha인 전북혁신도시의 41배에 달하는 4만ha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같은 이유로 새만금 내·외부의 관광자원들이 많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특히 2020년 이전까지 내부 연결도로가 없어 외곽으로 멀리 돌아서 다음 관광지까지 가야 했으니, 단일 지역이라고 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새만금 지역에 속해 있는 고군산군도는, 신선들이 놀고 갔다는 선유도를 비롯해 63개의 섬이 제각각의 매력을 뽐낸다. 2018년 완공된 고군산군도 연결도로는 이 천혜의 비경을 단숨에 전라북도 대표 관광지로 올려놓았다. 새만금홍보관, 잼버리공원, 가력생태공원, 새만금어린이랜드, 환경생태단지 등 기존의 관광자원과 함께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 국립새만금수목원 등도 순차적으로 개장을 앞두고 있다. 새만금 인근의 군산 근대역사거리와 은파유원지, 김제 망해사와 벽골제, 부안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채석강 등의 주요 관광자원까지 연계해 본다면, 새만금은 이미 수려한 관광도시라 할 것이다. 2020년 개통된 새만금 동서도로와 2023년 남북도로, 2024년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연이어 완공되고 나면, 새만금에 넓게 분포되어 있는 관광지의 접근성은 훨씬 좋아지고,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여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크루즈의 접안이 가능한 신항만 2개 선석이 준공되고, 2028년 새만금 국제공항이 완성될 때쯤이면, 외국의 관광 수요까지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고,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시장이 수요에 반응하듯, 2024년 신시도에 200실 규모의 호텔이 완공되고, 이어 동급 호텔이 추가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챌린지테마파크, VR·AR리조트 등 민간사업자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주형테마마을, 해양관광단지 등 재생에너지 발전 연계형 사업들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외를 연결하는 교통망과 관광자원,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질 관광인프라를 생각하면 글로벌 테마파크 유치가 꿈이 아니라는 것을 웅변해 준다. 새만금에 있는 보석 같은 관광자원들을 하나하나 꿰어가다 보면, 어느새 글로벌 자본이 몰리고,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싱가폴의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대규모 리조트와 관광명소가 즐비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 될 것이다 몇 년 뒤, 요즘같은 무더운 휴가철에 새만금 국제공항과 크루즈를 통해 입국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모히토 한잔할 수 있는 새만금을 꿈꿔보자. /전북칼럼 김종훈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2.08.21 19:30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는 무엇인가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경기는 하강하고 있고, 경기침체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0.75% 인상했다. 제롬파월 연준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 필요하다면 더 큰(1.0%) 인상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뒤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이 4.7%이다”라고 발표했다. 이건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산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나라마다 경제위기에 대비한 정책에 골몰하고 있다. 정책이란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이다. 정책을 형성할 때는 첫째, 지향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둘째, 시대 상황에 맞는가 셋째,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 역대정부의 국정운영기조를 정책형성의 판단기준 중에서 첫째 ‘목적지향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정책의 핵심은 문제해결에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상황을 놓고서도 가치관에 따라 어떤 사람은 문제라고 인식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기대와 현실간의 괴리를 합치시켜 주는 것이다. 결국 정부의 정책형성은 가치판단(기대의 모색), 사실판단(상황의 정의), 그리고 관리판단(행동의 설계)을 통합하는 종합판단의 과정이다. 이런 문제 해결 인식은 역대 정부의 정책운영 기조에서 잘 드러난다. 초대 이승만 정부(1948-60)는 대통령 중심제의 헌법을 제정하고, 서구식 의무교육제를 도입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기반구축을 국정운영의 기조로 삼았다. 좌우익간 정치이념의 갈등 등 사회혼란에 따른 것이었다. 박정희 정부(1961-79)는 ‘경제성장 제일주의’ 정책을 표방하고, 대일청구권 자금 등 외자를 활용,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여 연 8%의 고성장을 달성하였다.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것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식이 바탕에 있었다. 전두환 정부(1981-88)와 노태우 정부(1988-93)에서도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88서울올림픽 유치와 강력한 물가안정 시책, 6.29.민주화 선언과 북방정책으로 국가 위상과 경제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 앞에 닥친 민생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을까. 그런데 민생문제에 고심하는 장관들이나 정치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TV를 켜면 행안부 장관이나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다소 화난 듯한 표정들만 보인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에 더해 코로나19 재확산이 닥쳐오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 역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월매출 1억 원이 넘던 서울 상도동 맛집 ‘렁트멍’이 폐업해 국민적 관심을 끈 것도 예사롭지 않다. 임금상승, 재료비 급증, 임대료 상승이 원인이다. 초저출산과 고령화 등 위협요인은 도처에 널려 있다. 현 정부가 과연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민생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정책적 접근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현 상황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국정 운영기조를 재설정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는 통화‧재정정책의 기조설계, 그리고 잠재성장률의 추락을 막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최우선 해결과제라는 점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경제위기에 대한 정책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이형규 정책학 박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2.08.07 14:09

식량 위기 시대, 농도(農道) 전북의 길

세계는 지금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 가뭄, 산불, 홍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2020’에 의하면 지난 100년에 걸쳐 국내 평균 기온은 약 1.8℃ 상승했다. 기후 위기는 북극의 빙하나 북극곰의 생존 문제만이 아니라 ‘식량 위기’라고 하는 세계적 재앙과도 맞물려 있다. 한반도에서도 온난화로 인해 전통적 농작물의 생육환경이 달라져 재배지역과 수종의 변화, 수확량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올봄, “꿀벌이 사라졌다”는 뉴스가 크게 보도되었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는 아인슈타인의 경고를 빌지 않더라도 벌들이 꽃가루를 옮기지 않으면 인류의 식량 생산에 엄청난 차질을 초래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과 옥수수 같은 각종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글로벌 이상기후와 함께 식량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왕에도 우리나라는 식량 위기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2020년 기준 19.3%에 불과해서 연간 1,600만톤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120.1%), 중국(91.1%)과 비교할 때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며, 일본(27.3%)에도 미치지 못하는, OECD 38개국 중 최하위다. 게다가 작금에는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거나 아파트 부지로 전용되거나 해서 농사가 가능한 땅조차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북은 ‘농도(農道)’라고 불린다. 드넓은 호남평야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들어온 것도 우연이 아니고 혁신도시를 지정할 때 농업 관련 기관들이 대거 전북으로 이전해 온 것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과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업은 점차 쇠퇴했고 농민은 가난해졌다. 농업국가이면서 부국(富國)인 덴마크 같은 나라는 그래서 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농업은 과거의 농업이 아니다. 1차 산업으로만 인식되던 농업은 6차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으며 그린 바이오, 스마트 팜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새로운 전북 도정(道政) 역시 농생명 산업에 대한 관심을 여러 측면에서 드러내고 있다. 인수위 TF팀에 ‘농생명산업지원단’을 포함시켰고, 도지사 취임사에서도 전북을 ‘농생명산업 수도’로 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더불어 정무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바꾸고 농식품부 차관 출신을 임명해서 전북 미래 먹거리 산업을 책임지도록 했다. 산업화 시기에 뒷전으로 밀려났던 농업은 식량 위기의 시대에 다시 인류사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와 전자제품, 자동차로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농산물 수입의 길이 막히면 방법이 없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베트남, 인도, 캄보디아, 태국 등 주요 쌀 수출국들이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국제 쌀가격이 폭등했고, 러시아 역시 밀 수출을 한시적으로 금지시켰다. 유엔에 따르면 곡물을 전략 자원으로 지정하고 수출을 금지한 나라가 35개국에 달한다. 식량이 국가 간의 무기가 되고 ‘식량 주권’, ‘식량 안보’라는 단어가 무게를 갖는 이유다.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닌 엄중한 식량 위기의 시대에 전북이 농생명 산업의 중심이 되고,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어머니의 땅이 될 수 있도록 진정한 농도(農道)로서의 길을 찾았으면 한다.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7.31 14:05

도시의 새로운 가치를 그리는 새만금 수변도시

어디서 살 것인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살고 싶은 곳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와 직장이 가까운 곳이나 대도시에 살기를 선호했다면, 요즘은 개개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가치에 따라 살 곳을 새롭게 찾으려는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에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온택트 문화가 생기면서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자연 친화적인 공간에서 머무는 오도이촌(五都二村) 현상과 자연에서 일과 휴식을 겸하는 워케이션(workcation) 등의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살고 싶은 도시의 형태도 점점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도시를 완전히 떠나지 않아도 자연에 둘러싸여 스마트한 기능과 경제활동까지 풍요로운 도시는 어디에 있을까?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는 친수․친환경․스마트시티라는 3대 특징을 가진 자족형 도시다. 새만금 2권역 복합개발용지 내에 660만㎡를 개발하여 주택 1만 1천 세대와 2만 5천 명이 거주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 특히 여유로운 수변과 친환경으로 설계된 주거환경,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도시로 건설하고, 도시 내에 특화된 거점 공간을 만들어 주거, 업무, 산업, 관광 등 공간별 특화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어 전체 부지의 경계가 드러났다. 현재에는 준설선 2대를 추가 배치하여 매립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올 연말이면 수변도시로 조성되는 부지 전체가 육지로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2023년부터는 인구 유입을 고려해 조성 공사를 착수하고, 2024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토지공급을 시작하면 2027년에는 첫 입주가 가능해진다. 또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도로, 공항, 항만, 철도 등의 교통인프라가 구축되면 하늘, 땅, 바다 등 어느 쪽에서도 스마트 수변도시를 오갈 수 있게 된다. 동서도로는 2020년 준공되어 통행 중이며, 남북도로는 2023년에,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공사는 2024년 준공 예정이다. 이외에도 새만금 신공항은 2028년 준공을 계획하고 있으며, 수변도시 인근에 있는 새만금 신항만은 공사가 한창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수도권 등 전국의 주요 도시들과 연결되는 광역교통망 계획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이밖에 수변도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전문가의 깊고 폭넓은 의견을 들어 반영하고 있다. 최근 개최한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미래전략 세미나」에서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의료, 교육, 교통 분야를 스마트 기술로 특화하고, 그 과정에서 그린에너지를 활용하여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가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앞으로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추진 전 과정에 전문가를 참여하게 하여 일관성 있는 계획으로 사업 추진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 새만금 한가운데 들어서는 첫 도시인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는 새만금의 성공을 여는 열쇠로, 국토 균형발전을 견인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종국에는 도시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스마트시티이자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불러지길 기대한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의 희망찬 행보에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 △김규현 청장은 국토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혁신도시발전추진단 부단장 등을 지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2.07.24 14:07

새로운 전북을 위한 기업 유치

최근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우리 전북지역의 국민연금(노령연금) 월평균 수입액이 전국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국민연금(노령연금) 월평균 수급액이 50만 3200원으로, 가장 많이 받는 울산 75만 7200원보다 25만 4000원이 작다고 하니, 국토 불균형, 수도권 집중화 등으로 인한 소득격차가 노후대비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도민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인구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기업유치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기업유치는 수도권에서 먼 지역일수록, 1·2차 산업이 형성되지 않은 지역일수록 어려움이 많다.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2020년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이전 시 고려하는 사항은 수도권과의 접근성, 우수한 인력확보, 수요처 확보 등이었다. 수도권에서 멀리 있는 지역에서는 우수한 인력 확보가 어렵고, 기존기업의 수 또한 많치 않아 수요처 확대가 여의치 않다고 생각하는 수도권 기업인들에게 전라북도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나 기업인들은 투자 최남단을 충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우리 전북은 투자유치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기업유치를 마냥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된다. 거대한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전라북도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친환경·스마트 산업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공항·항만·철도의 트라이포트가 생기게 될 새만금은 수출 전진기지로서 기회의 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 산업을 신산업으로 개편하는 작업들이 민·관 협력을 통해 산단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기회요인에 더해서 좀 더 적극적이고 치밀한 「선택과 집중」의 투자전략을 세워 중량감 있는 기업 유치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기존 기업과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고, 산업단지별 전략산업과 연계시킬 수 있는 기업유치 대상 분야를 선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 나아가 산업별 가치사슬을 보완할 핵심기업을 선정해야 함도 물론이다. 그 후에 타깃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 동향, 요구사항 등을 분석하여 집중 유치 활동을 추진해야한다. 앞으로 완성차 기업들이 분포해 있어 연관기업 유치가 수월한 전기차·수소차 관련 기업들을 모니터링하고 투자동향을 파악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또한, 익산 국가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식품산업 트렌드에 맞는 앵커기업을 발굴하고 영세 식품기업들을 지원하여 협력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리고 새만금 산단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들을 유치해 탄소제로화 시대에 걸맞춘 산업거점지로 변모시켜 나갈 것이다. 한사람이 하면 어려운 일도 여럿이서 발맞춰 나가면 더 큰 걸음을 만들어내듯이 기업유치 활동에 기관과 지역, 직위를 막론하고, 모두가 “함께” 발벗고 나설 때 “새로운 전북”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더운 여름 시원한 단비처럼 세대를 뛰어넘어 모든 도민들의 마음을 적셔주는 좋은 기업유치 소식이 전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를 기대한다. /김종훈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김종훈 정무부지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을 지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2.07.17 13:59

자치경찰 1년, 향후 과제는

자치경찰제가 지방자치제 시행(1991년) 후 30년, 교육자치 실시(2006년) 15년 만에 시행되었다. 지난해 7월에 전면 시행된 자치경찰제는 주민자치의 완결판으로, 시행된 것만으로도 역사적으로 큰 의미는 있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과정에서 끼워팔기식으로 충분한 준비나 토론과정이 생략된 채 출발하였다. 자치경찰제는 도민의 의견을 듣고 지역여건에 적합한 주민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다. 그런데, 현 자치경찰제는 자치경찰사무는 있지만 자치경찰이 없고, 국가경찰이 자치경찰사무를 담당하는 운영상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어떤 일을 할 때에는 그 일을 왜 하는지,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가 분명해야 하는데, 자치경찰의 목표, 개념, 기능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사무범위만 명시하여 국가경찰사무의 일부를 자치경찰사무로 분류해 놓았을 뿐이다. 또한 자치경찰사무가 「지방자치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아, 자치경찰사무가 자치사무인지, 국가사무인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등 행정 절차상‧운영상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자치경찰위원회는 자치경찰을 지휘‧감독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예산 편성권, 인사권 등 독립적 행정기관으로서 처분권이나 집행권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특히, 주민의견을 듣고 이에 맞는 치안서비스를 하려면 예산이 필요한데, 자치경찰제 시행 전과 비교해서 추가로 편성된 신규예산이 없어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체감상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다행히 현 정부에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인식을 하였고, 대통령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서 ‘자치경찰권 강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하였다. 이에 따른 세부 실천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치경찰을 직접 선발하여 자치경찰사무를 국가경찰이 아니라 시‧도의 자치경찰이 전담하도록 한다. 둘째, 시도지사의 자치경찰 지휘권 및 인사권을 보장한다. 셋째, 교통범칙금, 과태료 등 재원을 활용하여 ‘자치경찰 특별회계’를 설치한다. 넷째, 「지방자치법」을 개정하고, 「경찰법」과 별도로 「지방자치경찰법」을 제정한다. 다섯째, ‘기초단위 자치경찰제 시범사업 실시’를 검토한다. 이러한 실천과제 대부분은 법률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에서 이를 장기적인 개선과제로 분류하였다. 하지만 현 정부가 진정한 자치경찰제를 시행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있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것부터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신속하게 했으면 한다. 우선,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를 개정하여, 지구대‧파출소 소속 인력을 자치경찰 인력으로 환원하고, 경찰청 생활안전국‧교통국을 폐지하여, 지휘‧감독권을 자치경찰위원회로 이관하는 등 자치경찰사무의 독립성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경찰공무원 임용령」을 개정하여, 승진인원 배정기관에 자치경찰위원회를 추가하는 등 실질적인 지휘‧감독권이 강화되야 한다. 법률을 제‧개정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등과 함께,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진정한 자치경찰제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향후,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제도개선 의제가 ‘시도지사협의회’,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의 중요 안건으로 처리되었으면 한다. 현 정부에서는 ‘자치경찰권 강화’의 배경과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분명한 의지 표현과 함께 또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형규 전북자치경찰위원장 △이형규 위원장은 전북도 부지사, 행정공제회 이사장, 전주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으로 활동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2.07.10 14:00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

새로운 도정(道政)이 돛을 올렸다. 박수와 환호의 시간은 지나가고 냉정한 평가와 검증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전라북도라는 함선을 이끌고 갈 선장이 짊어질 무게가 만만치 않다. 대내외 여건은 혹독하다. 한껏 돈을 풀었던 코로나 시대의 후유증으로 세계 경제는 심각한 저성장과 침체가 예고되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가뜩이나 힘겨운 지구촌을 저당잡고 있다. 환율은 고공행진이고 유가는 이미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겨버렸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전기세와 가스요금을 비롯해서 모든 소비자 물가가 자고 나면 오르고 있다.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잿빛 미래가 전망되는 것은 비단 전라북도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전북처럼 산업의 기반이 취약하고 자생력이 약한 지역에서는 감당해야 할 그 회오리가 더 거칠다. 수년 전에 울산의 산업단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울산은 산업화 시대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지역이다. GRDP가 5만불을 넘고 있어서 거기는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역시 그랬다. 그 산업단지의 위용은 장대하고 놀라웠다. 그러나 변변한 먹거리를 찾기 어려웠던 내 고향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서 그 훌륭한 산업 시설들이 왠지 슬펐던 기억이 있다. 전라북도는 개발의 역사에서 뒤쳐진 이래, 산업의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지금껏 낙후와 가난의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왔다. 인구는 갈수록 줄고 있어서 14개 시·군중에 10개 시·군이 소멸지역으로 지목되었다. 한때는 전라감영이 자리해 있던 전라도의 중심이었다. 문전옥답의 풍요를 구가하던 고장이었다. 예술과 풍류가 여기서 비롯됐고 아직도 그 흔적들은 지역의 정신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 삶의 질을 단지 GRDP의 숫자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름진 문전옥답이 있었기에 ‘예향’이 되고 격조 있는 음식문화도 싹틀 수 있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유형, 무형 자산을 끌어내서 어떻게 자원화할 것인가, 극단적인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빈곤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청년들이 지역에서 그들 미래의 삶에 대해 꿈꿀 수 있도록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 떠나는 전북에서 돌아오는 전북으로 유턴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등등. ‘민생과 경제’를 가장 앞세운 김관영호가 지금 이 순간 고민해야 할 과제들이다. 영웅은 늘 위기에서 탄생한다. 모두가 힘들겠다고 생각할 때 그것을 돌파해내는 저력, 안된다고 말할 때 되도록 만들어내는 능력, 가서는 안되는 길이라고 할 때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가 무엇인지 이름도 생소했던 시절에 반도체에 관심을 기울였고, 위험하다고 임원들이 말렸지만 소신을 가지고 그 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삼성에 반도체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이 가능했겠는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그런 통찰력을 가지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리더의 힘이다. 다행히 세상은 시대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후장대한 제조산업의 시대를 넘어 4차 산업혁명의 궤도에 들어섰다. 판이 바뀐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전히 열악한 인프라와 자원의 한계가 있지만 예술이 살아 숨 쉬고, 인심이 따뜻했던 풍요로운 고향의 회복을 새 도정에 기대한다. 민선 8기 비전처럼 이제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공’하는 ‘새로운 전북’을 시작할 시간이다.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전정희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은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장, 전북대 겸임교수,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2.07.03 14:15

김관영의 시대, 성공 가능성 있나

김관영의 전북도지사 시대가 열린다. 53세의 젊은 지사이며, 82.11%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출범하는 지사라는 점에서 기대와 희망이 크다. 다른 한편으로 전북은 성장의 측면에서 기회보다 위협적인 요소가 많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과연 김관영의 시대가 미래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줄 것인가. 기존의 것을 반복할 것인가 상당히 궁금하다. 만약 권력을 누리는 관리형 지사가 된다면 전북의 지형은 더욱 어려워지고, 쪼그라드는 도시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김관영 체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진지하게 가질 수 있는 예상은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과연 김관영 지사의 성공모델이 나올 수 있는가이다. 다른 하나는 성공한 지사가 된다면 미래의 전북을 대표하는 대권후보로서의 가능성도 있는가이다. 성공하는 지사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볼 수 있다. 김관영 지사는 젊고 개인만이 가진 3고시 출신이며, 과거의 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과 인맥이 있어 정치적인 교섭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개인을 떠난 성공적인 자사가 되기 위한 전북 여건을 보면 그렇게 만만치 않다. 예컨대 심각한 인구유출. 꼴지의 경제규모, 변방이 된 메가시티 문제, 30년 넘게 끌어온 새만금사업. 정치적 약체 지역 등등의 구조적인 제약상황이 산재해 있다. 거기에 현재 43명의 메머드급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여 도정의 방향을 그린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확 끌리는 제안도 없다. 그렇다고 선거과정에서 내세운 대기업 계열 5개 기업유치나 새만금 디즈니랜드 유치 등도 그것의 실현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 여기에 전북의 영역을 벗어나 외부적 여건도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중앙정부의 권력은 국민의 힘이 집권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저성장과 고물가가 병행하는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닥치고 있다. 지방자치 차원에서 재정분권도 큰 변화가 없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경우 김관영 지사의 성공모델은 그렇게 쉽게 그려질 수 없다. 단지 가능성을 찾는다면 그것은 결국 김관영 지사가 가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있다. 도정에 최고의 창조적인 힘을 쏟아 넣거나 역발상의 새로운 도전으로 좋은 실적을 도출하는 것이다. 농생명, 역사문화, 탄소, 제3 금융도시 등 역대 도지사의 사업을 뛰어넘는 4차산업혁명기술, 메타버스 등 선도적인 사업을 치고 가거나 일하는 방식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김관영 지사는 역대 지사와 달리 행정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조직장악의 문제도 제기된다. 정책결정에서 전문적인 리더쉽도 요구된다. 중앙정치 경험이 많다고 행정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협상과 타협의 장이 지배한다면 행정은 전문성에 기반한 효율성과 문제해결능력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역할을 과거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에게 맡기는 도정은 더욱 성공에서 멀어진다. 김관영 지사가 성공적인 도지사가 될 경우 대권 도전의 꿈도 가능하리라 본다. 지역 정치인의 세대교체와 함께 젊고 성공적인 지사로서 전북도민의 추앙받는 인물이 된다면 미래 대한민국의 통치자가 아니 되란 법이 없다. 물론 대권가도에 전북이라는 지정학적, 정치적 열세지역으로서의 태생적 제약요인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차원을 달리하는 또다른 김관영 지사의 몫이다. 지역을 넘어 민심도, 능력도, 인품도, 포용력도, 시대정신도 담아내는 신 리더쉽이 있어야 할 것이다. /송재복 정의평화포럼 상임공동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2.06.26 12:18

전북기업 키우기에 온 힘을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무척 공감하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아이가 온전하게 자라나는 데는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며, 이웃을 비롯한 지역사회 전체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것 자체가 공동체의 보람이고 행복이며 존재 이유라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중한 존재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이 말을 기업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하나의 기업을 키우는 데는 지역 전체의 힘이 필요하다” 누가 보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과 어떻게 기업을 비교하냐며 반문할 수 있겠지만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소중한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뛰어놀 수 있는 건강한 나라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진리를 멀리 살펴볼 필요도 없이 우리의 역사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해 왔다. 이처럼 우리에게 늘 중요한 화두라고 할 수 있는 경제력의 근간이 되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은 규제완화에서 찾고 싶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규제개혁체감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생각하는 2022년 규제개혁 체감도는 95.9로 나타났다. 여전히 ‘보통’ 기준인 100을 밑도는 수준이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기업은 각종 규제로 인해 신규 투자는 물론 증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역대 정부마다 ‘규제개혁’을 강조하며 기업 및 노동정책을 추진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웠던 게 그간의 평가였다. 현재 기업들이 꼽고 있는 가장 심각한 규제 중 하나가 올해 초 본격 시행한 '중대재해처벌법'이다. 또한 최저임금, 주52시간제 등 노동 관련 정책 변화도 주요 애로사항 중 하나다. 이러한 기업경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책에 대해서는 기업인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완화해 나가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두 번째는 기업이 성장하는데 지역민의 관심과 성원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일본에는 자동차 회사의 이름이기도 한 도요타시(豐田市)가 있다. 원래 도시 명칭은 고로모시(挙母市)였으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를 유치하기 위해 도시의 이름까지 바꾸며 지역 주민이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성원하고 협조하였다. 그 결과 현재 도요타시는 일본 677개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성장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은 곧 도시의 얼굴이 되고 있다. 수원은 삼성, 울산은 현대, 포항은 포스코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우리 전북은 내놓을 만한 대표 기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왕성해지면 일자리는 늘고 도민들의 삶의 질은 올라간다. 하나의 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기 위해 국가는 물론 도시간 경쟁의 치열하게 펼쳐지는 이유일 것이다. 기업과 도시가 공동 운명체로 선순환을 만든 사례와 같이 이제부터라도 우리 도민들은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애용하자. 생활 속의 작은 물품 하나에서부터 공장증설과 같은 시설투자도 지역의 건설업체를 이용한다면 기업은 투자와 일자리로 보답할 것이다. 아울러 전라북도와 시・군 자치단체들도 기업지원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지자체 조례로 해결할 수 있는 규제는 없는지, 기업 활동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말하기 전에 전북지역 전체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6.19 13:4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