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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은 현재진행중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있던 바로 그 시각, 용산행 기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생중계를 보고 있었다. 주문선고가 끝나자마자 기차 안이었으나 여기저기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그랬다. 나 혼자만 생중계를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기차 안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이 숨죽이고 보고 있던 것이었다. 그 순간 파노라마처럼 지난겨울에 시작된 기나긴 행진의 풍경들이 떠올랐다. 여의도에 처음 등장한 응원봉의 물결, 남태령 고개에서 트랙터 농민들과 함께 했던 철야농성과 인근 사당역에 쏟아진 응원물품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혹한의 밤에 은박지를 몸에 두르고 밤을 지새운 키세스 농성단의 풍경, 광화문 천막마다 단식농성하는 시민들과 응원봉의 빛 속에서 빛나던 온갖 깃발들의 장엄과 삼보일배와 백팔배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콧날이 시큰했다. 더하여 전주 객사 앞에 모인 시민들과 익산과 군산의 소도시에서도 윤석열 파면 촉구 시위에 참가했던 시민들에게 경의를 보냈다. 무엇보다도 집회를 준비하고 행진을 이끌었던 실무자들. 코피를 쏟아가며 영양제 링거를 맞아가며 무대 뒤에서 묵묵하게 준비를 해주신 실무자들에게 존경과 감사한 마음을 보냈다. 긴 겨울 동안 광장과 거리에서 온몸으로 싸워준 실무자들의 노고를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그러나 윤석열 파면으로 끝날 것 같았던 내란은 종식되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 증표로 한덕수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2인의 지명을 들 수 있다. 심지어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된 두 사람의 면면을 보면, 골라도 골라도 그토록 수준 낮고 편향적인 인사만 핀셋으로 집어내듯이 골랐는지 감탄을 면치 못할 정도이다. 윤석열 정부 내내 삼류급 인사만 골라 국무위원으로 임명하고, 방통위원장 등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도 삼류급으로만 선택한 수준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민주주의는 여전히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기고 돌아왔다.”라는 윤석열의 포효는 ‘아Q’의 정신승리를 넘어 본인이 내란의 지휘자임을 분명하게 선언한 것이다. 윤석열의 포효를 정신승리나 망상으로 취급하지 말고, 그저 비웃을 것이 아니라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신호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덕수는 윤석열이다. 모든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위헌판결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내뱉은 말을 쉽게 바꾸고,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를 외면하고, 파면된 대통령실의 참모를 그대로 두고 윤석열표 알박기 인사를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 한덕수는 윤석열과 한몸인 것이 분명하다. 국회는 당장이라도 내란세력의 새로운 수괴인 한덕수를 탄핵하여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에 개시될 완전한 내란 종식을 위한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 내란 세력은 행정부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사법부에도 존재하는데, 윤석열에게만 특혜를 주는 법원의 여러 조치가 그 세력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검찰총장을 비롯해 세력화의 수준이 더욱 뚜렷하다. 사법사상 유례가 없는 시간 단위로 따진 구속기간 계산법으로 윤석열을 석방하고 즉시항고도 하지 않는 일련의 행위가 바로 그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내란세력을 뿌리 뽑고, 극우 파시즘의 등장을 그 싹에서부터 잘라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민주주의는 겨우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다. 정도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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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13 17:57

정권교체,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전 국민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충격과 분노를 안겼던 윤석열의 군사 반란이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파면 결정으로 일단락되었다. 탄핵 심판이 예상과 다르게 늦어지며 혼란이 가중되었으나 다행히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8:0의 윤석열 파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시대착오적인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윤석열 파면으로 수개월 동안 진행된 혼란과 분열, 질곡은 사그라지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었다. 이제 대선을 통해 정권을 교체하여 윤석열의 군사반란의 잔재를 확실하게 끝장내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번 대선에서는 모든 후보들이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이며 합리적인 정책들을 제시하며 국민적 지지를 모아나가야 한다.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며 통합과 소통을 위한 비전 제시·민생경제·지역 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 사회양극화·부와 권력의 대물림을 완화할 수 있는 교육 개혁·복지제도 개선·평화와 통일을 위한 자주국방·다양성에 근거한 국익 우선 외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조개혁의 구체적 내용을 보여야 한다. 임기 내 개헌도 공약해야 한다. 대선 이후 구성되는 새로운 정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낡은 87 체제의 헌법질서를 극복을 위한 개헌 작업에 착수하여 정치와 경제·사회·문화 등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정치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며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며 압축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다양한 문제들을 민의에 기반하여 해결할 수 있는 있어야 한다. 분권과 자치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고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며 자주국방과 민의 단결된 힘으로 통일한국을 준비하며 세계 평화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대한민국의 시작이어야 한다. 국회는 신정부가 구성됨과 동시에 정부와 소통하며 국회를 중심으로 모든 정치세력이 참여하는 개헌 특위를 가동하여 낡은 87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낡은 시스템과 권위주의적 잔재들을 청산하며 새로운 질서를 내오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지난 12·3일의 군사반란은 현재의 87체제가 너무도 무기력하며 쉬이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 주권자인 국민의 역동성과 저항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성과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전시에나 가능한 계엄령이 평상시에 너무나 쉽게 가능한 것을 적나라하게 보았다. 제왕적인 대통령의 권한 축소. 대통령과 국회에 대한 상호 견제 기능 강화·대립과 갈등을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부여된 헌법적 지위를 포기한 국회와 국회의원. 다행히 대통령 파면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전 국민에 생중계된 시대착오적인 군사 반란을 100일 넘게 밀실에서 주물럭거리며 국민들을 극한 분열과 대립으로 몰아넣은 헌법재판소의 역할도 주권자인 국민에게 주요 권한을 돌려주어야 함을 절감했다. 법원·검찰·경찰·각종 국가 기구의 개혁도 절실하다. 이제 앞만 보고 달릴 것이 아니라 현재에 기반하여 과거형의 낡은 시스템을 미래를 위한 시스템으로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공감하게 되었다. 87 체제의 극복이 너무도 절실하다.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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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4.06 17:02

헌법재판소의 빠른 판결이 국가재난을 막는 길이다

진달래가 만발한 뒷동산 봄바람이 마른 나무를 타고 미친 불덩이가 되어 온산을 넘나들며 좀처럼 꺼지질 않는다.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터전을 잃은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기후재난은 세계적으로 예견된 현상이다. 정부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안이한 대처로 재난을 인재로 키우고 회복하기 어려운 사태로 발전시켰다. 12.3 비상계엄 이후 온 나라가 대립과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 불안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은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앞에서 양극단의 한편으로 서길 강요당하며 심리적 내전 상태에 빠져있다. 정치는 증오로 대결하고 경제는 최악으로 치달아 서민들의 가계는 나락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땅의 주인인 국민은 나라를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법을 지키며 법과 행정에 의해서 질서가 유지되길 바라며 하루하루 살아왔다. 그런데 사법부는 너무도 상식적인 판단을 하는 국민의 눈에는 알 수 없는 논리와 괴변으로 판결하는 일이 허다하다. 국민은 법의 해석과 적용을 두고 비슷한 사건을 다르게 판결하는 판사들을 볼 때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 하며 조롱과 비난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TV에서는 계엄군이 국회에 무장난입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생중계되었다. 판사는 내란범으로 구속된 윤석열을 구속 취소 결정을 하고 검사는 항고를 포기하여 석방하는 판검사들 만의 시간 계산법이 따로 있었다. 1948년 제헌의회 이후 1952년 계엄령하에서. 1954년 사사오입 개헌,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1969년 국회별관 날치기, 1972년 비상 국무회의,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 1987년 직선제 대통령 5년 단임제, 헌법재판소 설치 등 개헌이 있었다. 진행됐던 개헌들을 살펴보면 초헌법적 기구에 의한 대통령 임기연장을 위한 위헌과 위법적 개헌으로 점철되었다. 1987년 개헌은 국민의 염원인 대통령 직선제를 담았다. 부족하지만 6월항쟁으로 얻어진 여야의 정치적인 타협의 산물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87년 6월항쟁으로 만들어진 헌법이 38년이 지나는 동안 급속히 변해버린 국내외 환경과 시대적 의제를 담아내지 못하는 유물이라는 극적인 반증이다.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닌 대통령이 헌법 77조에 명시된 국가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군을 동원하여 나라를 장악하려 한 친위쿠데타를 전 국민이 목격했다. 실증적 사건과 헌법에 명시된 문구 해석이 평생을 법 공부와 판결을 해온 헌법재판관들에게 그렇게 많은 시간과 숙고가 필요한가 참으로 궁금하다. 아니면 헌법재판관들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해득실을 따지는 정치인들인가? 정치인들은 내가 바라는 판결이 나오면 사필귀정이고 기대한 판결이 아니면 비난을 퍼부어댈 수 있다 해도 재판관들은 상식적이면서도 명쾌한 판결을 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이유도 밝히지 않는 침묵의 시간이 온갖 억측과 황당한 기대를 키워 나라를 분열과 혼란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법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헌법재판소의 바른 판결이 속히 이루어져서 정상적인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비상계엄과 초유의 산불로 상처 입은 국민이 정상적인 대통령을 선출하고 새 시대에 맞는 국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데 함께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 조준호 우석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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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30 18:24

‘기쁜 소식'

마음이 헛헛할 때면 절집을 가보곤 한다. 산길을 따라 걷는 동안 계절의 변화가 몸으로 흘러들고, 흐트러졌던 생각은 저잣거리의 소란으로부터 멀어진 산중의 고요 속에서 저절로 정돈되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 아직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의 어린 나는, 엄마 손에 끌려 전남의 어느 절들을 몇 차례 간 적이 있다. ‘살아 청상’이 된 서른 초반의 처자가, 비슷한 처지의 작은집 시모와 함께 작은 시주를 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을 것이다. 자기 운명을 납득할 수 없어 뭔가 큰 존재에게 그저 무릎 꿇고 빌어보고 싶었을 젊은 여자. 절에 가는 길은 흙먼지를 뒤집어써 엉망이 되어버린 엄마의 한복처럼 늘 난감하고 고되었다. 어찌 우리 엄마뿐이었을까. 모두가 가난하고 사는 일이 더없이 막막하던 그때, 정안수 한 그릇에 손을 모으거나 절로, 교회로 또 다른 무엇에 의지하고 구하던 마음들은 전쟁의 뒤끝에 이어진 산업화의 빠른 속도가 만들어낸 풍경이었다. 바람 잘 날 없던 정치적 격동이 숱한 개인의 삶을, 우여곡절로 흔들었기에 근현대 한국인의 운명은 나랏일과 동떨어져 생각할 수가 없었다. 절집에는 언제나 원願들이 그득하다. 산문을 지나 세속의 경계를 넘어선 뒤에도 그 걱정의 실타래들이 여러 보살, 나한, 부처의 형상을 입고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한자로 쓴 전각의 이름들과 편액, 주련들을 애써 읽으려 할 때마다 이역에서 건너와 몇 겹의 시대와 공간을 통과하면서 이 땅의 삶과 뒤섞여 살아남은 어떤 고통, 발원, 수만 번 무릎 꿇으며 터트렸을 오랜 통증의 감정들이 물결치듯 나를 때린다. 전북의 절 중에 종남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완주 송광사는 알려진 대로 조선 왕실이 관여한 호국사찰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오래 된 천년의 절터, 그 폐허 위에 절을 다시 짓고 중창한 것은 조선이 큰 환란에 처한 병자호란 어간의 일이다. 대웅전에는 왕, 왕비, 세자의 안녕을 비는 삼전패가 지금도 놓여 있는데 이때의 세자는 청에 볼모로 끌려간 소현세자다. 인조에 의해 소현이 완벽하게 지워진 뒤에도 세자의 무사 환국을 바라며 세워진 전패는 수백 년의 세월을 건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전설 같은 왕가나 도력 높은 선사의 이야기보다 우리를 이끄는 것은 부처의 원력에 기댄 보통사람들의 비원이다. 전각의 기왓장에 적힌 가족의 이름, 초파일 연등으로 나부끼는 간절한 염원의 말들, 죽은 이들을 달래는 촛불 들이 기실 그 거대한 전각을 기도처로 떠받치는 진짜 힘이다. 어떤 신이나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전례나 형상도 모두 이 깊은 슬픔에서 발원하는 것일 터인데. 나라를 뒤흔든 큰 변고를 제대로 매듭 짓지 못해, 수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다쳐가며 네 달째 거리에 서 있다. 노천에서 밤을 새우고 매일 광장으로 나오는 이, 삼보일배의 고행을 이어가거나 옥중에서 108배를 올리는 이, 며칠째 곡기를 끊은 사람, 큰 목소리를 내지는 않으나 애타게 기도하는 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큰 환란을 넘어서게 해달라고 같은 원을 세우고 있다. 이 땅에서 또 다시 격렬한 대립과 충돌로 애꿎은 희생이 더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이 엎드린 기도다. 송광사 산문 바로 곁에 봄까치꽃들이 푸른 군락을 이루었다. 그의 꽃말은 <기쁜 소식>. 봄의 물기를 품어 물 오른 자태의 소나무들이 증거하는 것처럼 때 되어 찾아오는 계절은 결코 거역할 수 없느니. 3월의 끝자락에는 기쁜 소식이 천지간을 꽃처럼 가득 채우리라 믿는다. 이재규 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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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23 17:05

광화문에서

어떤 중년 남성이 광화문에 있는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조국혁신당 천막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편지를 툭 던지고 갔다. 당직자는 단순한 응원편지라고 생각하여 받았고 그분은 총총히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봉투에는 사연이 적혀 있었고 안에는 후원금이 들어 있었다. "저는 60대 중반의 남성입니다. 저도 여러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한 달에 두 번밖에 쉬지 않고, 오후 8시쯤에 일이 끝나기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서 너무 죄송합니다. 대신에 통장을 털어서 작은 금액이나마 보태고자 하오니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세요! 만약에 탄핵이 기각된다면 어차피 자유는 없어지고 민주주의는 사라지기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바로 그만두고 거리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목숨은 두렵지 않습니다. 65년 정도 살았으니까요.' 전국 각지에서 토요일 광화문 집중 집회에 참석하고자 하는 열기가 뜨겁다. 며칠 전부터 토요일의 서울행 티켓은 기차든 고속버스든 완전 매진이었다. 전북에서만 전세버스가 120대 정도가 올라갔다는 후문이다. 입장 휴게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파면촉구 전세버스가 가득 차 있고 식당이며 화장실 앞에는 대기줄이 하염없이 길었다. 페이스북이며 각종 단톡방에는 실시간으로 집회 현장의 사진과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지난 토요일처럼 역사의 고비를 넘는 찰나에 광화문에 못 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광화문에 갈 처지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지역의 집회에 참석하여 먼발치에서 마음의 응원봉을 흔들기도 하고, 각자의 삶에서 응원의 마음을 보냈다. 며칠 전에 바다에 던져둔 쭈꾸미 통발을 건져야 하는 어부들, 감자와 당근을 심기 위해 종일토록 발을 일구고 미리 거름을 뿌리는 농부들, 가게를 열어놓고 유튜브로 생중계를 보며 손님을 기다리는 자영업자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마음만 광화문에 보낸 저 수많은 시민⋯⋯. 그들 모두 역시 역사의 큰 흐름에 합류한 사람들이다. 강물처럼 흘러가고 모이고 마침내 바다에 이른 역사의 거센 물결을 이뤄낸 것은 바로 이 사람들이다. 이 물결은 때로 지형을 바꾸고, 강물의 물줄기를 바꿔 놓기도 하였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과 목숨이 물결에 바쳐지기도 했다. 지금의 이 물결을 윤석열 파면 촉구로만 단순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구호는 윤석열 파면이지만, 물결의 중심을 관통하는 것은 삶의 보편과 평등을 지켜내는 일이고, 사람과 사회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일이며 각자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삶의 질을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하고자 하는 불균형의 극복이며 동시에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인 것이다. 그러기에 각자가 갖고 있는 가장 밝은 빛을 꺼내어 서로를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낮의 광화문은 수많은 천막과 깃발이 나부끼는, 그러나 어떤 애처로움이 바람처럼 나부끼는 술픔의 광장이라면 밤의 광화문은 수많은 응원봉으로 빛나는 빛의 광장이다. 세종대왕은 경복궁의 정문 명칭을 광화문으로 정할 때, 임금의 덕인 광(光)이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백성들의 조화(化)로운 삶으로 바뀌기를 소망했었다. 집회하는 광화문에서나 아니면 마음의 광화문 앞에서 우리는 윤석열 파면이라는 ‘광’이 이 땅에서 민주주의로 ‘화’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응원봉과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번 주에는 윤석열 파면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나올 것이다. 그리 될 것이다. 정도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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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16 17:44

단 1%의 확률이 있어도 도전한다

지난 2월 28일,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 도시로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가 선정되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49표를 얻어 겨우 11표를 얻은 서울특별시를 누르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전북도는 올림픽 유치 명분으로 ‘지방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균형발전 실현을 내세웠다. 이른바 ‘비수도권 연대’로, 전북도는 올림픽을 유치하면 전주를 중심으로 대구에서 육상 경기를 개최하고, 광주(양궁장·수영장)와 청주(실내체육관), 홍성(국제테니스장), 고흥(해돋이해수욕장) 등 전국적으로 대회를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2036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인도. 인도네시아. 카타르. 튀르키예. 칠레 등과 경쟁할 예정이다. 오는 3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새 위원장이 선출되고, 새 집행부 체제에서 2036 올림픽 개최지 선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치 결정전의 전북의 언론 단체. 정치권 등은 유치도시로 서울시가 무난히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여 시큰둥한 분위기를 보인 가운데서 국내 유치 후보 도시로 전주시가 확정된 것이다. 패배주의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전북이 서울과의 경쟁 과정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최근까지 전북은 콩가루 집안이었다. 잼버리 사태로 이후 한상 대회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었다. 전주·완주 통합 추진은 타 지역은 이미 해결한 해묵은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갈등이 격화되었고 새만금 지역 관할권 문제도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김관영 지사의 뚝심이 일을 낸 것이다. 어느 도시도 서울과 경쟁하는 것은 너무도 무모한 일이었고 경쟁에서 승리를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이 와중에 단 1%의 확률만 있어도 도전한다는 젊은 김관영 지사의 적극성과 추진력이 만들어낸 승리가 올림픽 유치 후보도시 선정이다. 패배주의의 끝판 왕으로 전국 꼴찌의 경제력, 소지역 대결 구조로 분열이 일상화되어 있고 되는 일이 없는 전북에서 올림픽 유치 도시 선정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특히 정치권과 언론의 비협조에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압도적 승리였다. 이번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자타 공인 일등 공신은 김관영 지사이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모든 인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승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전북의 여타 현안들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수십 년 만에 모처럼 이룩한 쾌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들을 자제하며 각 지자체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들이 눈앞의 이익이나 소아를 버리고 대의의 큰 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일부 정치권의 비협조와 반대 선동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전북의 미래를 위한 일에 다 함께 나서야 한다. 더 이상 패배주의, 소지역주의, 눈앞의 이익에 매달려 미래의 먹거리와 전북의 꿈을 저버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전주·완주 통합. 새만금 관할권 문제 등도 보다 열린 자세로 임한다면 해결 못할 것이 없다. 올림픽 유치 후보 도시 선정을 계기로 ‘전북이 새롭게 할 수 있다.’는 믿음과 대의를 위해 함께 한다면 전북을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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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09 16:00

기회는 위기 안에 기다리고 있다

1월 20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우며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당일부터 행정명령을 쏟아내 국제질서를 흔들며 세계를 충격과 혼란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첫날 서명한 행정조치에는 파리기후협약 재탈퇴와 석유 및 가스 시추 등 화석연료 확대가 포함되어 있다.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은 화석연료 등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하여 자연재해가 급증하고 생명체들이 살아가는데 지속할 수 있지 않다는 위기감에 195개국 만장일치로 채택한 국제협약이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기온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도 이하 1.5도에서 억제해 보자 합의했다. 온실가스 배출 1위 국가인 미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에 대한 전 지구적 노력을 외면한 정책을 채택한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라고 발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10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10년이었다. 기후 붕괴가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고 파멸의 길에서 서둘러 빠져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 세계보건기구(WHO)도 탈퇴를 통보했다. 코로나 19 팬더믹 사태로 인한 국제사회 대응은 회피하고 자국의 국민만을 위한 보건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도 맞대응으로 보복관세를 결정하였다. 미국의 캐나다, 멕시코, 유럽, 한국 등에 대한 연쇄적 관세 폭탄으로 인한 관세전쟁이 시작 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엔에서 조정과 합의를 이루며 진행된 국제질서는 혼돈과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21세기 지구촌은 기후도 팬더믹도 경제도 하나의 생명체로 연결되어있다. 다른 나라는 외면하고 나만 잘살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국제환경 속 내란사태로 인한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은 풍전등화같이 불안하다. 온통 트럼프의 입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 산적한 문제를 슬기롭게 대응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현명한 정부를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그래왔듯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DNA가 있다. 분단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단기간 이루어낸 경제성장과 K-문화에 세계인이 환호한다. 그러나 소득 양극화, 자살률, 지방소멸, 출산율, 등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도 일상적 현실이 된 지도 오래되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정치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기관 신뢰도 조사에서는 국회와 대통령실이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낡은 구조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대전환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헌법에 새로운 정부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꿈이 어려운 시기를 넘어 이루어져야 한다. 갑자기 동해에서 화석연료를 시추하겠다며 대왕고래 사업을 발표하고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하는 등 시대에 역행하는 정부가 아닌 국민을 두려워하고 한류 K-문화만이 아닌 세계가 모범으로 삼을 새로운 정부를 만들기 위해 정치인과 국민이 노력해야 할 때이다. 기후위기와 경제전쟁 영토전쟁으로 혼돈스런 지구촌에 희망의 빛을 발하는 동방의 등불 대한민국의 꿈을 함께 꾸면 길이 된다. 조준호 우석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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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23 17:34

‘잡범’이라는, 억울한 말

풀과 나무를 배울 때 ‘잡초’라는 말에 대한 이의 제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해한 풀, 허드레 취급을 당해도 마땅한 하류. 한마디로 없어져도 좋을 밑바닥 존재들을 잡초라 통칭하는데 그처럼 억울한 누명은 없다는 것이다. 숲해설가 과정에서 잡초로 퉁 쳐진 풀꽃들의 고유한 이름과 생태에 대해 알게 되면서 어느 한 관점에서만 따지는 유익성이란 게 얼마나 폭력적인 잣대인지를 실감했다. 잡초를 인간 세상에 대응시킨 말에 ‘잡범’이란 게 있다. 절도, 폭력, 사기 등으로 들어온 일반수들을 한묶음으로 부르는 말인데 주로 그들을 단죄하는 검판사들이 입에 올린다. 파렴치하다는 말이 쌍으로 붙어 다닌다. 마동석이 무지막지한 완력의 형사로 나오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진실의 방’으로 끌고 가 몇 대 크게 후려치면 다 부는 하찮은 것들로 나온다. 잡범 외의 존재들, 감옥에서 ‘범털’로 불리는 윗것들은 진실의 방 따위에는 끌려가는 법이 없다. 그들은 모든 절차를 밟아 우아하게 조사 받는다. 얼마간 고생 시늉을 하다가 다시 화려한 양복의 자리로 돌아가는 그들에 비해 잡범들은 기댈 데가 없다. 제 뒤에 돈과 빽 아무도 없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잡범=개털의 충족조건이다. 독방은 언감생심, 여럿이 끼여 자는 감방에서도 찬바람 부는 화장실 곁이 제자리다. 무시하고 짓밟아도 탈 안 나는 저 밑바닥에서 머리를 들고 사람 취급 한 번 받으려면 밥 대신 퐁퐁을 들이마시고 온몸에 자해를 해야 겨우 송곳 같은 틈을 인정 받는 한겨울의 자리. 8~90년대 운동노래를 많이 지은 박종화 시인은 당대의 사법 현실을 딱 세 줄의 시로 적은 적이 있다. “잘못했지요 / 반성하지요 / 이상입니다.” 개털들의 법정 풍경을 이렇게 기막히게 압축할 수 있을까, 절창이구나 감탄했던 시. 변호사들은 잡범들에게 사실관계를 굳이 묻지 않는다. 변론하지 않는다. 머리 쳐들지 말고, 고개 숙이고, 인정하고, 내려주시는 형량이나 깎으라는 것이다. 감방 안의 수인들은 시간도 깰 겸 자기들끼리 모의법정을 열곤 했다. 법정 경험이 많은 누범자가 재판부와 변호사 이름 조합에 따라 예상 형량을 맞추었다. 귀신들이었다. 재판의 고수들은 아침 출정하는 동료 잡범들에게 절대 머리 세우지 말라고 조언을 했다. 높은 법대에 앉아, 묶인 자들을 내려다보는 판사들은 “재판정에 끌려 나온 순간 이미 죄인인 자들”의 고개 숙인 정도를 정상 참작의 근거로 삼는다. 돈 있고 권력 있는 자들은 굳이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법의 그물망을 쉽게 찢고 나갔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반박할 수 없는 리얼리즘이 오래 지배해온 법정 풍경에서 우린 얼마나 멀리 왔을까. 2025년 가장 뜨거운 재판 소식이 매일 뉴스의 첫 머리를 차지한다. 요즘처럼 온 국민이 헌법 제도와 재판 용어, 군과 각 정부기관의 명령 체계 등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을 것이다. 오늘의 법정은 나라를 뒤집어놓은 대형 범죄자가 고개를 뻣뻣이 들고, 숱한 증거들 사이에서 뻔뻔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걸 지켜봐야 하는 고통으로 가득 찬다. 정말 마동석 한 번 호출했으면 좋겠다 싶은, 진짜 잡범이 거기 있다. 수십 년 익힌 온갖 법기술을 동원해 파렴치의 끝판왕을 달리고 있는 국사범. 죄수들의 모의법정이 열린다면 검사 역을 맡은 잡초 하나가 이렇게 일갈할 것 같다. “눈 깔아. 이 잡범보다 못한 XX야. 네가 사람이냐.” 이재규 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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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16 18:10

내란종식 원탁회의를 기대하며

1923년 11월 8일 오후 8시, 독일의 뮌헨에 있는 어느 맥주홀에서 뮌헨과 바이에른 정부의 유력자들이 모두 참석하여 독일의 11월 혁명 5주년 기념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후 8시 30분, 무장한 나치 돌격대가 맥주홀을 포위하였고, 뒤이어 히틀러가 연단에 올라 바이에른 주정부의 해산을 선언했다. 히틀러가 독일 역사에 등단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 폭동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를 통해 히틀러는 한순간에 독일의 스타가 되었다. 독일의 나치 파시즘은 그렇게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여 세계사에 씻을 수 없는 폭력과 잔인함과 혐오와 대학살을 저질렀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란을 일으킨 이후, 한국 사회에는 새로운 혐오와 폭력을 앞세우는 파시스트들이 전면에 나서서 대중을 선동하고 있다. 극우 유튜브가 선동하는 파시즘의 물결이 비로소 파시스트들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윤석열은 내란 행위가 기폭제였다. 여당인 국민의 힘이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파시스트들의 준동은 나날이 거칠어졌다. 마침내 서부지법까지 공격하는 헌정사 초유의 폭동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히틀러가 유태인을 혐오와 증오 대상으로 삼았던 것처럼 저들 파시스트들은 중국인을 혐오와 증오 대상으로 삼았고, 민주당의 이재명 당대표를 집요하게 공격하여 마침내 내란 행위를 정당화하는 여론까지 형성하게 만들었다. 범죄의 객관적 사실과는 아무 관련성이 없는 중국인과 이재명을 공격하는 이러한 행태는 기계적 중립을 표방한 모든 언론의 방송화면과 기사를 통해 여과없이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그리하여 한국 사회의 전면에 등장한 파시스트들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로 확정되고 말았다. 극우 파시즘의 등장의 기원과 철학적 원인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그건 내란을 종식한 이후에 사회적 대화와 학문의 영역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과제로 넘어가고 일단은 매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개신교 일부와 극우 파시스트들의 결합, 종교와 정치의 망상적 결합이 한국에 등장한 파시스트의 주요한 특징이다. 거기에다 알고리즘으로 배치되는 SNS의 확증편향의 확산이 개신교 교도와 일부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을 파면 결정하더라도 국민저항권을 운운하며 폭동에 가까운 집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이다. 여기에 여당인 ‘국민의 힘’이 올라탄 형국이다. 최근 조국혁신당에서는 ‘내란종식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이 제안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이 호응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내란종식 원탁회의’의 본질은 한국사회에 뿌리 내리려고 하는 극우 파시스트들의 폭력과 선동을 종식시키기 위한 연합군의 창설에 있다. 나치와 일본의 극우를 종식시키기 위한 2차세계대전의 연합군 같은 조직이 긴급하게 필요하게 되었다. 윤석열의 내란이 극우 파시스트들에 의해 재생산되고 있으며 불안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 내란의 일차적 종식은 정권교체에 있고, 궁극적 종식은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이분법적 진영논리,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전대표의 ‘새로운 다수 연합’의 제안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연합군들이 새로운 다수 연합을 결성하지 않으면 민주당만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번 조기대선에서의 정권교체는 극우 파시즘의 준동을 뿌리에서부터 잘라내고 새로운 나라로 가느냐 마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정도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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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09 18:58

청년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정권교체 가능하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 선포와 국회의 계엄 해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의결, 구속, 헌법재판소의 재판 진행 등으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연말과 연초였다. 한겨울 맹추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과 구속 수사를 외치는 시민들의 뜨거운 목소리로 아스팔트를 달구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인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 높은 시민의식을 자랑하며 선진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친위구테타식의 계엄을 불법적으로 발동한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폭거였다. 시대착오적인 54년 만의 계엄은 1980년 피의 5·18을 상기시켰다. 즉각적인 시민저항과 자신들의 방식으로 항거하는 하급 지휘관과 젊은 사병들의 모습이 달랐다. 탄핵 인용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와 정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성과를 헌재도 결코 비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흐름을 보면 전혀 다른 상황이다. 소수극우세력으로 치부되며 내란 주도 세력과 동조세력인 윤석열 탄핵 반대 그룹이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25년 1월의 각종 여론조사들은 이러한 경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일뿐’이라고 하지만 속칭 태극기 부대와 동조세력의 수준을 벗어나 우파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에 더해 일부 중도층을 흡수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탄핵이 인용되면 변화가 분명하다지만 정국을 주도하며 국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민주당에게는 날벼락과도 같은 여론흐름이다. 과표집이나 응대층의 적극성만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대목이다.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을 무색하게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토는 갈수록 증가하는 모습이다. 탄핵인용이 확실시되는 윤태통령의 몰락과 함께 이 대표도 동시 추락하거나 틀에 갇힌 모양새이어서 사법리스크와 더불어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여론조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굳건한 진보 지지층이었던 20·30대 남성들이 과거와는 분명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대남은 말할 것도 없고 30대 남성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탄핵 찬성의 각종 집회에도 이들 20·30대 남성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청년세대에 대한 이해와 성찰, 대응책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탄핵 찬성이 70%를 훨씬 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60%대에 머물고 있다. 탄핵 이후 민주당의 독주와 배타적인 정국 운영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모습이다. 과거 정부부터 누적되며 소외된 청년 세대에 대한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접근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이제부터라도 민주당이 앞장서서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배타성과 독주, 무조건적인 낙인찍기가 아니라 수권세력으로서의 포용과 안정성을 보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청년세대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하나하나 제시하며 풀어나가야 한다. 식상하고 반복적인 강대강 전략으로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 소수와 다름을 인정하는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통해 극렬 팬덤을 극복하고 토론의 활성화로 청년세대의 목소리에 응답하며 진정으로 그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 국민적 요구이고 미래 한국의 나아갈 방향이다. △김영기 대표는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창립 실무자로 참여했으며 전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상임 공동대표를 역임하고 전북희망나눔재단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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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02 17:45

촛불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새옷

을사년 새해를 맞이하는 서민들의 마음은 혹한의 겨울보다 춥고 불안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 12월 3일 늦은 저녁 뉴스를 보려다 윤석열 대통령의 예고 없는 등장과 비상계엄선포는 지나간 흑백영화를 보는 듯 비현실적인 화면이었다. 국회를 포위한 경찰과 몰려간 시민들 담을 넘어 국회로 들어간 국회의원들과 헬기 타고 나타난 무장한 군인들 생중계로 방영된 광경들은 45년 전 암울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하고 경험하지못한 세대에게는 이상한 밤이었으리라. 과거 계엄과 국가폭력을 경험한 사람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70년대 유신 독재와 80년대 군부독재의 공포와 트라우마로 과거를 되살리며 긴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계엄 사령관이 사인한 포고령 1호는 국회와 지방의회 국회의원을 적으로 간주해 체포하고 폐쇄하려 했다. 또한, 언론의 입을 틀어막아 국민의 귀를 막으려 했음이 밝혀졌다.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파업을 금지하고 위반 시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다행스럽게 불법 계엄에 동원된 군인들의 소극적 태도와 시민들의 적극적 대응으로 국회의원들 계엄해제 결의가 가능했다. 내란 쿠데타는 저지되었으나 이어 닥친 경제 한파는 서민경제를 얼어붙게 했다. 위태롭고 불안한 우여곡절이 없진 않지만 내란 일당들은 줄줄이 체포 구속되고 과거와는 다르게 큰 희생 없이 헌법재판소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1980년 계엄으로 가장 상처가 깊었던 호남은 안도의 한숨을 쉬기 무섭게 한해를 이틀 남기고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날벼락 같이 겪고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 세월호 이태원 등 반복되는 참사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예견된 사고임을 확인한다. 정작 책임져야 할 높은 분들은 빠져나가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안 되니 국민은 불신한다. 세계 10위권의 대한민국은 우수한 교육수준 높은 문화예술과 민도를 세계가 부러워한다. 내란을 주도한 사람들의 면면은 최고의 학교에 수석 입학 수석졸업자들이 즐비하다. 엘리트 리더들에게 믿고 맡긴 국가가 엉망이 되어있는 모습을 보며 이제 국민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권력집중 제왕적 대통령제만이 최선인가? 재난 안전 시스템은 대형 참사가 거듭되는 이대로 좋은가? 경제적 부는 커져 있는데 가난으로 내몰리는 서민경제 양극화는 해결 불가능한가? 광장에서 추위를 견디며 촛불을 들고 매번 바로잡았던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가 개헌을 약속하고 집권한 권력에 의해서 외면되온 현실은 어쩔 수 없나? 37년이 지난 6공화국 체제는 변화된 나라 안팎의 환경과 성숙하게 자란 대한민국 몸에 맞고 지속할 수 있는가? 이제 국민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야 한다. 정치는 삼류인데 나라는 국민에 의해서 일류로 향해 굴러간다는 냉소는 이제 멈추어야 한다. 엘리트 리더라 자처하는 사람들의 허상을 확인했으니 대중의 집단지성이 발현되는 7공화국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 내란세력의 철저한 단죄와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지만 새 시대의 설계도 미룰 수 없다. K-PoP를 부르고 응원봉을 흔들며 역사의 한복판에 등장한 이 땅의 젊은 주인들에겐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새 옷이 필요하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권력만 이동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충분히 확인했다. 이제 멈출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의 낡은 시스템을 바꾸는 희망의 대한민국을 꿈꾸어 본다. △조준호 석좌교수는 제6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지냈으며, (사)ESG코리아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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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9 16:56

잡혔어?

‘내란성 불면증’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사십여 일째, 많은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휴대폰에서 뉴스를 거듭 확인하는 것이 일과가 된 현실을 반영한 시사용어다. “잡혔어?” 졸린 눈을 뜨자마자 절로 터져나오는 이 말에는 제발, 오늘은⋯ 이 불면의 밤들이 종결되었으면 하는 절실함이 담겨 있다. 정의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분노를 애써 가라앉히고, 간밤 ‘그 자’의 안부를 챙기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12월 3일, 지옥문 앞까지 갔으나 천행으로 악귀들이 몰려 나오는 문을 틀어막은 내란의 밤 이후 우리는 대한민국을 주도한다는 권세가들의 민낯을 라이브로 목도하고 있다. 장성들, 경찰 수뇌부, 총리 장관 등의 최상위 관료, 집권당 국회의원들까지 한통속으로 가담한 친위쿠데타가 만일 성공했더라면 절대 보지 못했을 권력의 이면, 추악한 결탁의 속살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전사, 정보사, 방첩사, 수방사 등 정예 무력과 정보기구의 지휘권을 틀어쥔 이들은 모두 윤석열의 패거리로 놀았다. 특정 연줄로 얽혀 화려한 정치군부시대의 재림을 꿈꾸었을 이들의 시나리오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전라도 말로 ‘오살 것’들이 판을 치는 잔혹한 국가 폭력의 피바다가 펼쳐졌을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살이 떨린다. 군부정권의 기억으로부터 40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이 군사반란을 실시간 중계로 목격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은 이것이 현실임을 차마 믿기 어려웠다. 공화국의 기초가 이렇게 허약하다는 것을 맨눈으로 확인한 것이야말로 내란 사태가 남길 가장 큰 교훈일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명백하고 온 국민이 증인인데도 대한민국은 아직 <내란 진행중>이다. 악은 창을 깨고 난입했는데, 정의와 선을 회복하는 일은 절차를 따져가며 지난한 경로를 따라 간다. 수괴는 경호처를 사병으로 동원하고 용산궁에서 장기농성을 하며 법과 제도를 비웃는다. 수괴는 말할 것도 없고, 내란주범의 정치적 경호부대로 전락한 국힘당 의원들의 변설을 들으면 후안무치, 적반하장 같은 말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와중에 요설을 펼치며 이상한 양비론으로 저들에게 분칠을 해주는 자도 여럿 있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그들이 늘어놓는 문장이나 노래, 설교 따위를 나는 결코 믿지 않는다. 이런 때에 저절로 드러난 본색들을 사람들은 오래 기억할 것이다. 사필귀정, 발본색원이 지금의 시간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정의가 오래 구현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이 말에 기대 마침내 승리하는 순간을 꿈꾼다. 이 땅의 많은 일은 휴전선, 분단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자본 체제에 근원적인 전원 스위치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긴 호흡으로 뿌리를 더듬어야 할 일들이다. 평범한 이들의 나날의 작은 삶이야말로 이 곡절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천이 아닐까 싶다. 식민지, 전쟁, 분단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총칼 아래에서 죽고 넘어지며 여기까지 밀려온 삶. 억울하게 죽은 자들이 우리 등 뒤에 서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우리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의 목록을 나는 일기장에 써둔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 저녁 노을, 어느 날의 비와 흰 눈들, 수많은 걱정과 희망들. 사람다움의 순간들.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그 이름을 낮게 불러본다. △이재규 교수는 시민사회단체, 방송진행자, 국회 보좌관, 민간 남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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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12 17:57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는 살인 활주로가 될 수 있다

무안공항에는 붉은 울음이 흐르고 있었다. 라운지에 가득 찬 유가족을 위한 난민 텐트에서 가끔 단말마 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붉게 충혈된 눈의 사람들과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모여 침묵 속에서 봉사에 열중하고 있었다. 누군들 함께 울지 않을 수 있으랴. 검은 리본의 물결과 슬픔이 안개처럼 자욱한 무안공항을 나오며 새만금국제공항에 대해 생각했다. 새만금국제공항 주변에는 금강하구둑과 옥구 저수지, 만경강 하구의 넓은 풀밭과 평야지대 그리고 저수지 등이 산재해 있다. 그 때문에 겨울철에는 온갖 종류의 철새가 떼를 지어 몰려와 살고 있다. 금강하구둑의 철새 떼 군무는 군산시의 중요한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게다가 새만금국제공항 주변의 철새 무리는 기러기나 큰오리류가 많다. 가마우지류의 새들도 서식하고 있다.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새만금국제공항의 반경 13㎞ 내에서 항공기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조류충돌 수(TPDS)는 최소 10.45에서 최대 45.92라고 한다. 국내의 다른 공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새만금국제공항의 TPDS가 비록 예상수치이긴 하지만 기존 공항보다 높다면 당연히 고강도 대책이 매우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은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가 국내 국제공항 가운데 최단 거리인 2.5km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짧은 활주로 길이 때문에 대형항공기의 취항이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필자도 여러 방송 등에서 이 문제를 직접 지적한 적이 있다. 활주로 길이가 유난히 짧아 새만금국제공항이 운항할 수 있는 기종(機種)은 C급(항속거리 최대 6850㎞, 좌석 수 124∼190명)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게 무슨 국제공항인가? 이름은 국제공항인데 그저 그런 동네공항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를 돌이켜 보면, 활주로 길이는 안전사고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설계된 2.5km보다 최소 1km 이상 길어져야만 한다. 지난 1월 2일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지사는 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서 “계획상 새만금공항의 활주로가 거점공항에 비해 짧은 건 사실이지만 확장에 필요한 부지는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우선은 계획대로 올해 착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라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6년 동안 전북자치도민들은 새만금 희망 고문에 시달려왔다. 일제강점기 36년과 똑같은 긴 세월 동안 기본계획 변경만 수 차례 하고 있을 뿐, 새만금 산업단지의 가동률은 겨우 1%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왕 늦어진 것, 2025년도에 당장 공항 건설을 착공하지 않아도 된다.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첫째, 조류충돌 사고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반영하는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 둘째, 활주로 길이를 2.5km에서 3.5km로 변경하여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최소한 이 정도는 설계 변경이 이뤄진 뒤에 착공해도 늦지 않다. 최소한 이 정도의 설계 변경이 없다면, 착공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조류충돌과 활주로 길이는 도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에는 안중에도 없고 착공부터 한다면 대규모 참사를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미 도민들이 여러 차례 이 문제를 제기했다. 도지사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착공보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정도상 소설가는 1987년 단편소설 <십오방 이야기>로 작품활동 시작했으며, 저서로는 장편소설 <낙타>, <꽃잎처럼> 등이 있고 한국작가회의 통일위원장,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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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1.05 17:59

새만금특별지자체, 지역통합과 혁신에 활로가 되기를

2024년 한 해가 숱한 과제를 남긴 채 저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7일 전북도가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지역소멸과 통합이 여전히 새해 전북의 핵심 과제임을 재차 확인시켜 주었다. 이번에 발표한 특별지방자치단체는 비록 ‘특별’이라는 용어를 담고 있지만, 예외적인 자치권을 부여받는 특별자치도나 특례시와는 거리가 멀다. 행정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두 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특정한 행정사무를 공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상 허용된 구역에서 제한된 기능을 가진 자치기관 성격의 법인체이다. 그동안 새만금을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소지역주의에 가로막혀 지자체 간 내 땅 확보 싸움이 돼버린 상황에서 선택된 과도기적 연합체로, 기능주의적 통합 방식을 근저에 두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능주의란 비정치적인 부분에서의 통합이 시발점이 되어 추가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자극해 결국은 정치·사회적인 통합을 이끈다는 ‘부분 통합의 확장 논리(the expansive logic of sector integration)’를 뜻한다. 간단히 말해 국가나 지역 간에 기술과 경제적 차원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사회적 부문의 통합에 대한 필요성도 같이 커지게 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치적, 행정적 공동체의 결성 요구가 나오게 된다는 이론이다. 유럽연합(EU)이 기능주의적 통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EU 출범 이후 세계 각 지역에서 이러한 기능주의적 통합모델이 활발히 적용되었지만, 동서독 통일을 제외하곤 뚜렷한 성과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통합의 최종 목적에 대한 명확한 공감대, 통합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실질적 경험의 축적과 확산, 이익의 공평한 분배, 그리고 초지역적인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강력하게 구축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성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간의 국내 지역통합 시도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부울경 실패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며, 완주·전주 통합의 경우에는 경제공동체 구축의 효과가 오히려 일부 지역 주민들의 통합 욕구를 저하하는 문제점까지 드러내고 있다. 특별지방자치단체는 지자체 간의 협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 법인체이지만 일반지방자치단체와 달리 특정 사무에 대한 부가적이고 보조적인 의미를 지닌 서비스기관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므로 궁극적인 통합으로 가려면 특별자치단체의 추진 과정에서 지자체들이 다음 단계로 어떠한 통합체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명확히 인식돼 있어야 하고, 이 내용이 모든 협력사업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분명한 목표 제시가 통합의 성공 요인이었던 유럽통합이 남겨준 소중한 교훈이기도 하다. 아울러 모든 주체가 통합에 함께 참여하며 발전을 공유해 나가는 다층적 거버넌스가 형성되어야만 길고 지난한 통합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다. 그리고 협력사업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의 경우처럼 세 지자체가 공통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부문의 통합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새만금 인근의 Re 100 에너지 통합이 이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그 밖에도 협력의 확대로 얻어지는 성과는 체계적으로 축적되어 공유되어야 하며, 모든 성과는 지역과 주민에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아무쪼록 새만금특별지자체가 새해에는 그간 답보해 온 전북 지역의 통합과 혁신에 새로운 활로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임성진 전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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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29 19:18

국립전주박물관의 역할과 새로운 변화

국립중앙박물관 소속으로 지방에는 13개의 국립박물관이 있고, 전북특별자치도에도 국립전주박물관과 국립익산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국립박물관이 지방에 13개나 세워진 사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매우 많은 편에 속한다. 이렇게 지방에 많은 국립박물관을 설립한 이유는 국민들이 골고루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뜻일 것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전북특별자치도에 들어선 최초의 국립 문화기관으로 1990년 10월 26일 개관한 이래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과 함께 성장해 왔다. 개관 당시만 하더라도 지역에는 공립박물관이 전혀 없어 역사·문화 관련 자료의 수집·보존과 조사·연구, 이를 기반으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역할을 홀로 도맡아 수행하였다. 그동안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낸 상설전시, ‘역사문물전’, ‘왕의 초상’ 등 지역 문화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조명하는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 발굴조사를 비롯한 지역의 고고학·미술사 조사연구,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과 문화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역의 중추 문화기관으로서 공립을 비롯한 다른 박물관이 하기 어려운 굵직한 일들을 수행하며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제 개관한 지 만 34년이 된 국립전주박물관은 변화되는 환경에 맞추어 새롭게 도전을 모색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조사된 관람객의 방문 목적을 보면 교육, 역사에 대한 관심이나 지식·정보를 얻기보다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여가, 휴식을 위해 방문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초창기와는 뒤바뀐 양상으로 볼 수 있는데, 박물관이 이제는 특정한 목적보다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여가를 즐기는 장소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국립전주박물관은 도민들의 일상 속으로 좀더 깊이, 좀더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수요가 높은 어린이박물관과 역사·문화 관련 자료와 정보를 갖춘 아카이브 공간, 시민 참여 공간, 카페 등 사람들이 여가와 휴식을 즐기고 또 모여서 교류할 수 있는 장소인 복합문화관을 새롭게 지을 계획이다. 내년에 설계를 시작해 2027년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은 정원도 보완하여 훨씬 안락하면서도 활기찬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상설전시도 서예문화를 필두로 지역의 뛰어난 역사·문화를 조명하고 현재와 연결고리를 강화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등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하드웨어인 공간과 조경, 소프트웨어인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에서 국립전주박물관만이 가진 차별성을 강화시킴으로써 지역을 넘어 전주를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아울러 국립전주박물관이라는 존재가 전북도민들의 마음속에 문화적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을 설계한 이승우 건축가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우리의 박물관”이 되는 것을 의도하였다고 한다. 개관 이후 오랫동안 20만 명대에 머물던 관람객 수가 2010년대 후반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건축가의 의도에 어느 정도 다가서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제는 지역을 넘어 전국민에게 그러한 존재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지역에서도 힘을 보태고 응원하며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박경도 국립전주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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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22 18:29

숨은 영웅들을 찾는 여정에서 함께하는 병무청

올해 초까지 방영된 ‘히든 히어로즈’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는 기업이나 전문가들이 소개되었다.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non)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과 개념적으로 많이 비슷해 보였다.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에 자부심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숨은 영웅들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도전에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존경의 마음에서 과거로 뒤돌아 보면,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과거의 숨은 영웅들, ‘히든 히어로즈’는 누구였을까를 생각해 본다. 필자는 나라가 어려울 때 자신을 희생하여 지금의 발전된 대한민국의 기반을 굳건히 지켜낸 대한민국의 숨은 영웅들로 수많은 6·25 참전용사를 떠올려 본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조금씩 잊혀져 가던 우리의 숨은 영웅들, 6·25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는, 2000년부터 참전유공자 관련 법률을 시행하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들의 명예를 선양하고 복리를 증진하는 한편, 애국정신 함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참전용사를 찾는 선양사업은 법률 시행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지속되고 있다. 전사자로 직계후손이 없거나, 경제발전 과정에서 참전의 기억들이 희미해진 까닭에 후대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던 등의 사유로 자칫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병무청은 참전유공자 선양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관련 단체와 유가족들과 함께 숨은 영웅을 찾아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전유공자의 참전사실을 공적으로 확인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6.25 참전은 오랜 세월이 지난 일이라서 당시 기록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애로사항이 종종 있다. 당시에는 주민등록제도가 없었고 단기(檀紀) 사용과 양력․음력의 혼용으로 생년월일이 다르게 기록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병적기록표인 거주표에 이름이 한자로 기록되었는데 수기(手記)로 작성되어 신상확인이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참전용사의 주소와 성명에는 그 당시에도 널리 쓰이지 않던 지명과 인명이 많았고, 이 때문에 오기(誤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유가족들이 제출한 제적등본을 근거로 거주표의 한자를 하나하나 해석해가며 병적을 확인해 나가는 과정들은 어려운 작업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과거 기록에 따라 병적 확인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필요할 때는 각 군 본부로 병적 확인을 추가로 요청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병적증명서를 유가족에게 발급할 때에는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병무청이 보유만 했던 과거의 기록들이 현재의 유가족들에게 명예를 되찾는 살아있는 역사의 기록으로 재탄생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명예롭게 병역이행을 이행하신 참전용사들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또 그분들과 그 후손들이 누려야 할 각종 지원과 혜택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병무청은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 날 것이다. 아직도 커튼 뒤에 잠든 많은 숨은 영웅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그 빛나는 명예를 찾을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대해 본다. 김성준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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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15 18:46

절실한 이유가 정말로 없습니까?

지난 12월 3일, 대한민국은 잠들 수 없었다. 대통령이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그에 따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육국참모총장은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을 포고하고, 국회를 비롯한 주요 기관에 무장한 군대를 보냈고, 특히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무력으로 막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포고된 포고령에는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를 비롯해 총 6개항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중 제5항은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를 겪으면서 시작된 장기 경기 침체와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이 발단이 된 의료대란으로 지칠 만큼 지쳐있던 국민들은, 예고 없이 선포된 45년만의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에 충격을 받고 분노하며 대한민국과 함께 잠들지 못했고, 이어서 ‘처단’이라는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포고령에 화가 난 의료인들이 정부와의 대화를 중단하고 대립각을 세우며 의료현장을 추가로 떠나는 모습을 보며 절망했다. 이유를 따질 필요도 없이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을 ‘계엄법 처단’으로 돌려세울 수 없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인데,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도 모자라 ‘의료인 처단’이라는 극단적 포고를 통해 어렵게 시작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마저 중단시켜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 정상화마저 막아버린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더 절실한 심정으로 아파하고 있다. 그런데 비상계엄 여파로 입법, 행정, 사법의 기능이 상당부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국회와 상당수의 국민들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의 탄핵과 비상계엄에 가담하거나 동조한 자에 대한 내란죄 수사 등을 외치며 비상계엄 수습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 의료인이 추가로 떠나기 시작하며 점점 커져만 가고 있는 의료공백은 관심 밖에 놓인 채 간과되고 있다. 반면에 아파하는 국민들이 맞이한 이번 겨울에도 역시나 의료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 정상화는 더욱 중요하고, 시급하고, 절실하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반국가세력을 척결하는 것보다 아픈 몸을 정상적으로 치료받고 침체된 경기가 살아나는 것을 더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왜 정부만 절실한 이유가 없는 것인지 이제는 걱정을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지금이라도 제발 정부가 의료인과의 대립을 멈추고, 국민의 목소리를 담은 적극적인 자세로 의료계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반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혜롭게 협의하여 신속하게 무너진 지역 의료와 생명을 살리는 필수 의료를 하루 빨리 정상화 시켜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며, 이에 더해 현시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공백의 예방에 필요한 긴급한 조치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끝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스러운 지금, 입법․행정․사법의 구성원 모두는 오로지 주권자인 우리 국민의 목소리에 맞춰 헌법과 법률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혼란을 신속히 수습할 의무가 있는 것도 잊지 않길 바란다. 박형윤 법률사무소 한아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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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8 18:09

해상풍력발전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22대 국회 들어 해상풍력발전 촉진법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법은 그간 풍력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어온 지나치게 길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의 해결에 있어 정부의 적극적 역할에 중점을 둔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단계부터 입지와 수용성 문제 등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권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특별자치도 차원에서의 각별한 관심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풍력발전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경제 발전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신산업으로서의 가치 또한 매우 크다. 풍력발전의 공급망 구축에는 소재, 부품, 시스템에 이르는 설비 체계뿐 아니라 전력 판매, 건설, 금융, 운영, 유지보수, 인증 및 표준화, 연구개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가 광범위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산업의 규모와 기술 면에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막대한데, 호남권에 계획된 10.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이 들어서면 114조 2500억 원에 달하는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전국 최초로 지정된 서남권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를 개발 중인 전북으로서는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더불어 성공 모델의 확보가 그만큼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해상풍력 발전이 전북의 미래 성장에 얼마나 큰 발전적 효과를 가져올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해외사례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한다. 덴마크 남서부 윌란반도의 항구도시 에스비에르(Esbjerg)는 인구 11만 명의 소도시지만 세계 해상풍력 발전의 메카로 유명하다. 예전에 이 지역은 소규모 농장운영과 어업이 주를 이뤘지만, 1967년 해저유전이 발견되면서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의 주요 항만으로 발전했던 곳이다. 그런데 90년대부터 화석에너지 산업의 쇠퇴를 감지한 시정부가 기존 항만을 인근 해상풍력 발전과 연계한 새로운 산업지역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2002년에는 시에서 10km 떨어진 해상에 완공된 세계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혼스 레브(Horns Rev 1)의 배후 항만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글로벌 풍력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오스테드, 베스타스, 지멘스와 같은 세계 최대 풍력 기업들의 투자가 이곳에 밀려들면서 명실상부 유럽을 대표하는 해상풍력 발전의 요충지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산업의 집적화가 이루어지며 이곳은 풍력설비 제조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해, 현재 북해 연안 풍력발전기의 3분의 2가 여기서 조립되고 유럽 전체 해상풍력발전 설비의 80% 이상이 이 항구를 통해 출하되고 있다. 그 밖에도 세계 최대 정보통신 기술회사 중 하나인 메타(Meta)와 같이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져 지역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추가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유지 보수하기 위한 기업들과 운송 전문업체들의 진출 역시 활발하다. 그리고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산학연 네트워크는 해상풍력과 조력,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관한 연구와 교육인프라를 제공하고 신북해경제권 산업 클러스터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에스비에르 사례에서 보듯 좋은 입지 조건의 안정적인 풍력발전 단지가 전북에 들어서는 것은 RE100을 준비하는 기업들에도, 지역의 발전에도 새로운 희망이 열리는 일이다. 미래를 위한 보다 더 적극적이고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절실하다. 임성진 전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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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1 18:22

세계적인 박물관과 문화도시

필자는 국립전주박물관장으로 부임한 이래 우리 박물관이 지향하는 수준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를 고민해 왔다. 고민의 끝은 국립전주박물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이 말을 듣는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정신 나간 소리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누구나 주목할 수 있는 아주 뛰어난 소장품도 부족하고 시설이나 부지, 인력과 예산의 규모도 크지 않은 박물관이 어떻게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겠느냐고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데에는 전주와 전북이 가진 문화적 자산이 아주 풍부하고 그것이 품고 있는 가치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반해 세계 최고를 지향하며 최선을 다한다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전주를 포함하여 전북지역은 일찍부터 문화예술이 발달하고 꽃피운 고장이다. 굵직한 것만 보더라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과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정읍 무성서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판소리 등이 있고 전통한지와 전통 장담그기 문화도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초기철기시대의 정교한 청동기, 출판·인쇄문화, 조선시대 후기의 서예와 그림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풍부하고 폭넓은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특히 후백제의 왕도이자 조선왕실의 본향인 전주는 선사시대부터 지역의 중심지로서 기능하며 오랜 시간 쌓여온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품고 있다. 전주시가 다양하고 잠재력이 뛰어난 역사·문화자원과 전통을 현재에 맞게 변화,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외부인의 시선으로 ‘전주’를 보았을 때 한옥마을, 전주국제영화제 외에 크게 떠오르는 요소가 별로 없는 듯하다. 달리 말하면 수많은 문화자원을 아직 구슬로 만들지도, 그리고 이를 제대로 꿰어 보물로 만들지도 못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우리 지역이 가진 문화자원을 잘 가꾸어 세계인이 주목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가 가진 것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 보겠다는 도전정신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스스로를 평가하는 데 매우 인색했다. 하지만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국 문화가 점점 영역을 넓혀가며 세계인으로부터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즉 우리가 가진 것이 세계 최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향이라 불리는 문화에술의 도시인 전주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지역이 가진 문화자산을 따로따로 떼어놓기보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전통한지와 인쇄·출판문화, 인쇄·출판문화와 판소리를 별개로 보기보다 연결시켜 본다면 훨씬 이야기도 풍부해지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것이든 우리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우리끼리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최고를 만들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완벽한 마무리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세계적인 수준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고 쉽지 않은 과정일 테지만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간다면 세계적인 문화도시 전주가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박경도 국립전주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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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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