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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

전남·광주의 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본격 논의가 시작된지 불과 한달여 만에 통합시의 명칭을 정하고 큰 테두리에서 합의를 마쳤다. 아찔할 정도로 빠른 속도다. 정부에서는 광역통합시에 4년간 20조원을 지원한다고 나섰다. 내친김에 통합의 선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전남·광주의 통합을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하지만 매우 조심스러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는 않다. 반대론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호남의 정체성’이다. 전남·광주가 통합되면서 자칫 ‘호남’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호남정체성 문제는 의외로 심각한 논쟁점이 될 수 있는데 정치권은 침묵하고 언론은 우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 때마다 그들이 그토록 강조했던 ‘호남의 정신’은 지금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전북사람들은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호남은 전남북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남도사람들은 이미 ‘호남=광주’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이들에게 호남의 정체성은 광주정신 즉 민주화운동의 성지라는 도시의 역사성과 상징을 뜻한다. 광주사람들이 염려하는 것은 광주라는 도시의 이름이 사라지는 순간 호남의 정체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도 ‘호남’의 울타리에 전북은 이미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호남은 어떤 의미였고 지금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한때 전북에서는 ‘호남’이 아니라 ‘전라도’라는 표현을 쓰자는 흐름도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뭐라고 부르느냐가 아니다. ‘전라도의 수부’라는 흘러간 영광은 지금 이 시점에 아무런 실질적, 상징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한국 현대사에 엄청난 힘을 발휘해왔던 호남 혹은 호남정치의 흐름은 전북에게는 사실 비정의 역사였다. 해방 직후 전남북의 농업에 기반한 경제력과 이곳 출신의 정치가들이 기반을 다진 한민당은 호남정치의 실질이었지만 아다시피 그 위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오히려 박정희 시대의 호남정치는 차별과 소외를 상징했는데 그 중심은 전남·광주였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은 역설적으로 호남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었는데, 여기서도 전북은 호남인 듯 호남 아닌 듯한 존재였다. 전남·광주뿐만 아니라 다른 광역단체들도 대통합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추동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5극체제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지만 그 결말은 단연코 5개의 메가시티를 향하고 있다. 5극3특은 윤석열정부에서는 슬로건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의 미래를 가리키는 기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절실한 문제는 3특이다. 그중에서도 제주와 강원처럼 특색이 명확하지 않은 전북은 어디로 갈 것인가. 5극에 끼워달라 할 수 없으니 지원이라도 해달라는 논리는 빈약하고 허망하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위기 속에 기회를 담고 있다. 이미 정치언어로 변해버린 호남 혹은 전라도의 옛 영광을 붙잡고 있을 때가 아니다. 3특의 전략은 5극과 완전히 달라야 한다. 북으로는 세종과 대전을 향하고, 서쪽으로는 중국에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을 구축하며, 동으로는 대구경북과 연계하여 중부권의 캐스팅보드가 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행정구역과 정치구조를 과감하게 벗어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전북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별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아 정책화하고 그 정책을 달성할 수단과 재원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지금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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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01 20:04

[전북칼럼] CES 2026에서 본 새만금의 미래

매년 초 라스베가스의 겨울을 뜨겁게 만드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이 막을 내렸다. 올해 CES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는 ‘피지컬 AI(Physical AI)’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꼽을 수 있겠다. 그동안 AI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통해 보고, 대화하는 존재였다면, 이제는 로봇, 모빌리티, 가전제품,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실체에 융합하여 만질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현실성(Reality)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 이처럼 ‘움직이는 미래’로 성큼 다가온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 기술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실제로 산업 현장과 일상 등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만금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실현의 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첨단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로서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CES 2026에 소개된 수많은 혁신 기술과 제품들은 결국 ‘실제 현실에서의 작동 가능성’이라는 장벽을 만나게 된다.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조하고, 자율주행 트럭 수천 대가 군집주행과 개별주행을 하는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선 정교한 ‘실증 환경’을 필요로 한다. 서울의 2/3 크기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 면적과 신규 매립·조성 토지에 따른 민원의 부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꿈꾸는 미래 기술을 마음껏 시험해 볼 수 있는 무대로 적합하다.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새만금 글로벌 메가샌드박스’는 이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또한 CES 2026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순환경제 등의 트렌드 역시 새만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0GW 규모의 재생에너지 공급을 토대로 새만금 RE100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에너지효율 달성을 추진 중이다. 새만금의 대표 산업인 이차전지 분야 기업에서 RE100 기반으로 만든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과 선박들이 새만금과 전 세계 곳곳을 누비게 되면 에너지 전(全)주기 생태계가 완벽하게 구현될 것이다. CES 2026에서 체험한 미래 도시에서의 일상도 새만금에서 구체화 될 것이다. 작년 말부터 일부 분양을 시작한 스마트 수변도시는 AI가 전반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새만금 스마트도시계획을 수립했다. AI 통합 도시관리 플랫폼으로 도시 내 에너지 흐름을 AI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첨단 교통서비스로 AI 수요응답형 교통(DRT)과 도시공간 관리 플랫폼(Flex Zone) 운행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로보택시, 로보셔틀 등도 실증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최첨단의 기술도 실현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갖게 된다. CES 2026이 제시한 기술적 상상력이 새만금이라는 물리적인 플랫폼을 만난다면 실체화된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핵심 인프라, 규제 혁신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혁신기술의 실증이 가장 빠르게 이루어지는 곳 새만금에 사람과 AI, 로봇이 공존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길가던 로봇이 말을 건네고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새만금에서 만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첨단 기술 허브로서 한층 더 도약할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기회의 땅이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한겨레 신문 기자, 대통령 대변인, 제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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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25 18:28

[전북칼럼] 지방선거, 환영받는 출마와 아름다운 퇴진

어느덧 지방선거 일자가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본래 지방자치제도는 지역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하나의 정치적 축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30년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지방선거의 실상을 보면 여전히 아쉬움이 많다.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그중에 하나로서 출마자들의 수준과 자질이 제자리 걸음마 상태이다. 그 이유는 아직도 함량 미달자들이 누가 뛰니 나도 뛴다는 식으로 출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건 마치 바닷가에서 새우가 뛰니까 망둥이도 함께 뛰는 격이다. 또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그런 류의 입후보자들은 축구장에서 90분 동안 헛발질만 하다가 환영받지 못하고 퇴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필경 깜냥이 안 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는 바닥이 좁기 때문에 주민들이 누가 어떤 인물인지 훤히 알고 있다. 그래서 출마자들은 자기도취에 빠져 무조건 나설 일이 아니다. 잘못 판단하게 되면 본인에게 독이 될 수 있고 지역주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방선거 출마자의 적격성 또는 덕목은 무엇인가. 몇 가지로 압축하자면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 능력과 겸손한 자세이다. 국가권력이 주권재민 원칙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나오듯이 지방자치의 경우도 모든 권력과 권한은 주민의 것이다. 따라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은 현안 문제에 관해 각계각층의 주민들과 적극적‧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점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든 농촌의 논두렁에 덜퍼덕 주저앉아 농민들의 애로와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찾거나, 도시 뒷골목 상인들과 된장찌개를 함께 먹으며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그들은 평소 투철한 민주주의 정치철학과 성공적인 지방자치 실현 의지가 온몸의 핏속에 강물처럼 흐르고 있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다. 그들은 지방정부를 이끌어 가는 책임자로서 지역 발전을 위한 산업‧과학기술 정책, 지방행정 및 재정, 교육, 사회복지정책 등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엘리트가 단체장이나 의원으로서 적격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엘리트들은 당선 후 타성에 젖어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권위주의에 빠져 거만한 독불장군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교육감 입후보자의 경우는 예외다. 교육감은 초중고 교육을 총괄하는 특수직이다. 따라서 누가 뭐래도 저명인사보다는 투철한 교육철학을 지니고 수십 년 동안 초중고생 교육현장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 제격이라고 판단된다. 한편 임기가 끝나거나 이유야 어떻든 공천에서 탈락한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경우에는 아름답게 퇴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그들에게 필요한 아름다운 자세는 너무 재선‧3선에 혈안이 되지 않고 짐을 훌훌 털어버리는 마음가짐을 터득하는 것이다.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을 버리고 도를 닦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 그러다보면 본인에게 더 좋은 기회가 올수도 있거니와 자기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 중에 인물은 샘물처럼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불출마 이후 취미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못했던 옛 친구들이나 어려운 이웃들과 정다운 대화를 나누며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존경스러운 모습인가. 저 유명한 독일의 메르켈 총리처럼 말이다. △윤충원 전북대 명예교수(무역학과)는 대학에서 상과대학장과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장을 지냈으며, 한국무역학회장과 한국무역통상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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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8 17:46

[전북칼럼] 이대로 ‘용인’할 수 없다

“반도체는 정치가 아니라 과학으로 짓는 것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주장은 나라를 망치겠다는 것.” 이상일 용인시장. “사업의 불확실성은 줄이고 속도는 높여야.” 김동연 경기도지사. “용인산단 새만금으로… 또 도진 포퓰리즘.” 서울경제신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지역 이전 요구를 두고 나온 말이다. 뿌리 깊은 수도권 이기주의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따로 없다. 보수 언론과 경제지는 이전 주장을 지방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면서 새만금은 안된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진짜 불확실성은 물도 없고 전기도 없는 용인을 고집하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인프라는 물과 전력공급망이다.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새만금 이전이 과학이다. 무리한 계획을 무책임하게 강행하자는 선동이 포퓰리즘 아닌가. 용인에 계획된 두 개의 반도체 산업단지는 원전 16기 분량인 16GW의 전력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전체 전력수요의 16.5%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그러나 용인은 물론 수도권 전체에 이를 감당할 발전소가 없다. 현재 토지매수 협상을 시작한 삼성 국가산단은 필요 전력 10GW 중 자체 조달이 가능한 것은 온실가스를 뿜는 LNG 화력발전소 3GW뿐이다. 나머지 7GW는 비수도권에 대규모 송전탑과 변전소를 설치해서 끌어와야 한다. 물은 또 어떤가. 환경부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용수 수요를 하루 약 107만 톤, 경기연구원은 일일 167만 톤으로 추산했다. 170만 톤 기준, 수도권 주민 500만 명이 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연구원은 현재 공급이 가능한 용수를 77만 톤으로 추산했다. 대략 90만 톤이 부족하다. 여기저기 끌어모은다 해도 지난 강릉 가뭄처럼 수도권 물 부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남방한계선’ 논리는 비수도권 주민에 대한 모욕이다. 서울 대학생의 절반이 지방 출신이다. 좋은 기업과 일자리가 있다면 청년들은 굳이 고향을 떠날 이유가 없다.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거점 국립대학에서 배출한 우수 인재가 물밀듯이 모일 것이다. 새만금은 다르다. 2030년까지 5GW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추가로 5GW를 착공해 35년까지 10GW를 달성할 계획이다. 동서축 도로 사면, 방수제 사면, 새만금 농생명부지 등 재생에너지 전환에 최적화된 노는 땅이 풍부하다. 염분 농지인 만큼 법을 바꾸지 않아도 4GW 영농형 태양광이 가능하다. 정부가 결정만 내리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물 공급도 안정적이다. 금강 상류 용담호의 1급수 생공용수 여유량이 현재 기준 하루 60만 톤, 최대 기준을 적용하면 80만 톤이 가능하다. 새만금은 오랜 갈등을 뒤로 하고, 해수유통 확대로 환경 복원과 지역 발전이라는 상생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땅에 반도체 산업의 입지는 글로벌시장에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최적의 선택이다. 2011년 4월 삼성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산단을 조성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런데 2016년 내수 부진과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새만금 투자 포기를 선언했다. 대신 앞으로 새로운 투자계획이 있다면 새만금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민의 실망과 분노가 매우 컸다. 국가와 국민의 지원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인 만큼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이전 결단을 내리고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때이다. △이정현 대표는 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를 역임했고, 현재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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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11 19:00

[전북칼럼] 지역문화진흥법 11년이 남긴 것들

지역문화진흥법은 2014년 1월 제정됐다. 2001년 김대중 정부 시기에 처음 논의가 시작되었고 2004년 17대 국회에서 우리 지역 이광철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의 입법 테이블에 올랐으나 첫 번째 좌절을 겪었다. 18대 국회에서 한번 더 좌절을 겪은 이 법은 마침내 2012년 19대 국회에 와서 다시 한번 발의되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최종 통과가 되었다. 2004년부터 지역문화진흥법의 최대 쟁점은 재정문제였다. 지역문화진흥법에서 핵심은 ‘지역문화진흥기금’의 설치와 이에 대한 국가의 재정지원을 의무화하는 것이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새로운 기금 설치와 지자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국비지원이 불가하다고 강하게 반대했고, ‘의무적인 기금조성’이 빠진 법률은 의미가 없다는 반발이 부딪치며 지역문화진흥법 제정은 공전을 거듭했다. 결국 2014년 기금조성이나 국비지원에 대한 의무조항은 삭제되거나 약화되거나 지자체 부담으로 넘어간 채 법은 통과되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 지역문화진흥법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박근혜 정부는 문화융성을 말했고 그 뒤를 이은 문재인 정부는 문화비전 2030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이 있는 문화’를 말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지역에서는 지역문화진흥법을 기초로 5년 단위의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을 수립했고, 많은 시군이 문화재단을 설립했으며 문재인 정부의 문화도시, 윤석열 정부의 K-문화도시가 만들어졌다. 지역사회에서 이런 변화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지역문화진흥법이 아니었다면 문화재단 설립은 명분을 얻기 어려웠고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은 지역문화의 현황과 변화를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법정문화도시는 말 할 것도 없이 최근 10여년 동안 지역문화에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일종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진흥법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이 법이 실제로 지역문화에 미치는 실효성은 무엇인가. 각 시군의 문화재단은 대부분의 경우 굳이 국가 차원에서 제정한 지역문화진흥법의 의미와 큰 상관이 없이 또 하나의 출연기관이 되어가고 있다.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은 지금 세 번째 수립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징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상위계획으로서 특별한 지침이 되거나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각 시군의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은 없어도 그만이고, 있다해도 마스터플랜으로서의 지위와 실행력를 전혀 갖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의 지역사회는 역사상 유례없는 장기간의 쇠퇴를 겪고 있고, 그 해결책의 하나는 각 도시의 특색을 살린 지역문화의 부활과 이로부터 시작되는 회복력(resilience)의 복원이다. 각 지역이 진정으로 문화자치를 이루어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의 중대한 과제가 된다. 문제는 그것을 지속하고 강화할 수 있는 제도의 재정립과 지속적인 재정지원이다. 법정문화도시는 정부가 매년 15억원을 지원하는 5년 단기사업임에도 도시간 경쟁은 불을 뿜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끼리 이렇게까지 치열하고 정부가 그토록 생색을 낼 일이었나 싶다. 정부가 지역문화진흥법에 재정지원을 의무화하고 기금을 조성하며,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을 검토하여 예산을 차등지원하되 자율성을 부여하면 될 일이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자꾸만 이벤트성 사업을 만들려하지 말고 지역문화진흥법을 정상화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원도연 교수는 전북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문화사회학 박사를 받았다. 전북문화저널 편집장, 전주시정연구소 연구위원, 전북연구원 원장 등을 지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지역사회학회 회장을 한 바 있다. 현재 원광대에서 사회적경제학과 대학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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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실
  • 2026.01.04 20:04

[전북칼럼] 농업기술 데이터 전략, 농업과 AI의 융복합을 앞당긴다

새 정부는 ‘글로벌 AI 3대 강국(G3)’ 도약을 목표로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난 15일 출범 100일을 맞아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을 발표했다. 3대 정책 축·12대 전략 분야로 구성된 이 계획은 컴퓨팅·보안·데이터 기반의 ‘AI 고속도로 구축’이 핵심이다. 특히, 데이터는 AI 융복합의 출발점이자 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되고 있다.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다(Clive Humby, 2006)’라는 말처럼 그 중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정제를 거치지 않은 석유는 차의 연료로 사용할 수 없듯이, 단순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유한 것은 AI 시대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이 AI를 선도하는 이유도 결국 데이터 전략에서 출발한다. 이제 ‘데이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데이터 전략의 첫 번째는 데이터 기반 문화로의 인식 전환이다. 데이터를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닌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구성원들은 동일한 목표와 기준으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일상화하는 조직문화를 갖춰나가야 한다. 다음은 농업의 AI 전환을 위한 양질의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가 필요하다. 모델의 성능과 신뢰성은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은 사용자의 검색 키워드, 클릭 결과, 쇼핑 정보 등 모든 행동을 데이터로 축적·분석해 서비스 개선과 데이터 축적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부터 분석·활용, 공유·개방으로 이어지는 관리 체계다. 현장에서는 개인 또는 부서로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한 후에 표준화하고, 기관·출처·유형 등 메타데이터를 부여하고 구현할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필수다. 농촌진흥청은 데이터를 농업 분야 AI 융합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데이터 종합관리 추진계획’(2025.3)과 ‘농업과학기술 인공지능 융합전략’(2025.12)을 수립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연구개발과 기술보급 전 과정 데이터를 2024년부터 표준화하여 수집하고 있으며, 2023년 구축한 ‘농업기술 데이터 플랫폼’을 이듬해 내부 오픈, 올해는 각도 농업기술원 및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보급했으며, 연말부터 대국민 시범 서비스 중이다. 정부 행동계획에는 국가 연구데이터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생산하는 연구데이터의 수집·관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보유한 연구데이터는 단순한 연구 산출물을 넘어 농업 과학기술 분야 발전을 가속하는 핵심 동력인 만큼, 그 품질과 활용 수준은 곧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농촌진흥청의 데이터 전략이 농업과 AI 혁신의 밑거름이 되도록 농업 관련 기관과 대학, 농업인, 기업까지 함께 활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아울러, 현장-연구-행정이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며 품질·표준·개방을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민관 협력 생태계를 넓혀가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가 데이터로 환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AI 혁신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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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12.28 18:58

[전북칼럼] 인재가 나오지 않는 전라북도

우리가 잘 아는 이순신 장군은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고 일갈했다. 이순신 장군이 생존할 당시가 농정시대임을 감안할 때 이 말은 의심의 여지 없이 정당하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경상도에서는 육십령이나 운봉을 넘어 전라도로 머슴을 살러 오곤 했다. 지역감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백제 이후로 국가적 변란과 정치 상황 때문에 호남의 인사들은 관계에 진출하기 어려웠다. 통일신라의 탄압과 고려 조정의 홀대, 조선 시대의 정여립 사건 등으로 호남의 인재들은 그 쓰임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호남이 문화와 사상계의 최선봉에 서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시서화를 포함해 판소리가 집대성되고 민중불교를 비롯한 각종 사상들이 이곳 남녘땅에서 발화되어 융성했다. 각종 음식을 비롯해 조선의 유행이 이곳에서 시작되었으며, 전주 남부시장에서는 조선의 쌀값이 결정되고 방각본을 비롯한 출판문화가 전주를 중심으로 번성했다.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앞서 시정을 요구한 고장도 호남이었다. 그리하여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하고 역사상 최초의 민주정이라 할 집강소 통치가 여기 전주를 중심으로 실시되었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끔찍한 참극을 마주했으니 먼저 동굴 밖을 본 선지자가 치러야 할 대가였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사망자는 30여만 명에 이르는데 그들은 바로 이 지역에 살던 우리네 할아버지가 아닌가. 그 난리통에 힘깨나 쓰고 글줄이나 읽는 사람은 죽거나 다른 지역으로 피신해야만 했다. 호남의 주도권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가고 일제의 탄압과 해방 후 군사정권의 차별로 이제 이곳은 불모의 땅으로 버려졌다. 그 후로 이곳 전라북도에서는 인재가 나오지 않는다. 동학농민혁명으로부터 13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북에서 나온 인재라고는 전봉준과 군산이 배출한 위대한 현존 시인 고은, 세대교체의 주기가 짧은 바둑계에서 십 년 넘게 세계 정상으로 군림하면서 신산으로 일컬어진 이창호 정도에 불과하다. 대통령 경선이 치러지면 지도자가 되겠다고 후보들이 줄을 서지만 어쩐지 지역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무슨무슨 산업체가 어디로 간다는 소식이 들려와도 웬일인지 이 지역에 온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대체 이 지역 인사들은 어디에 있으며, 지역 국회의원은 무엇을 하고, 이곳의 단체장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고향을 등지고 타향으로 떠난 인사들은 어찌하여 고향을 돌아보지 않은 채 개인의 영달만을 꿈꾸는가. 어찌하여 정치를 한다는 자들이 ‘큰인물’이 되겠다는 포부도 없이 기재부에서 몇 푼 받아왔다고 현수막이나 건단 말인가. 왜 지역 단체장을 중앙 정가로 나가는 간이역 취급하거나 말년의 이력 하나를 쌓는 일로 치부하는가. 전남 신안에서는 주민이 주주로 참여하는 재생에너지 모델을 만들어 모두 혜택을 누리고 있다. 왜 전북엔 이런 모델이 나오지 않는가. 내가 사는 고장이 자부심 넘쳐야 어깨가 으쓱거린다. 그럴 때 인재가 나오고 본보기 삼아 청소년들이 꿈을 꾼다. 적어도 이곳 전라북도에서 작은 책임이라도 맡은 사람들은 분발해야 한다. 분발할 생각이 없으면 후학을 위해 조용히 사라져야 한다. 열정이 없는 자들, 책임감도 없이 욕망만 가득한 자들을 우리는 원치 않는다. 모범이 되어라. 분위기를 만들어라. 자부심 넘치게 하라. 그러면 인재가 나타날 것이다. 전북을 갈아치우지 못하면 모든 소리는 이제 완전히 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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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1 19:30

[전북칼럼] 살얼음길 걷듯, 조심조심 안전하게

황금을 향한 집념으로 퍼져나간 연금술은 과연 연금술사들의 허황된 꿈이었을까? 비록 금을 만들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원소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고, 인, 염소, 질소 등과 같은 원소들을 발견하여 오늘날 화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연금술사들이 현자의 돌을 찾는 과정에서는 화학 반응을 도와주는 촉매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근대 산업혁명을 거치며 이러한 지식들은 신비의 영역을 벗어나 인류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과학기술로 발전해 갔다. 저렴하게 대량 생산되는 염소계 소독제는 대도시의 위생과 공중보건 체계를 지켜주었고, 질소 화학비료는 인류의 식량 문제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제 현대인들의 생활에 화학제품이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으며, 화학물질은 인류 문명을 지탱하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6~70년대에 산업화를 거치면서 울산과 여수 등 동남해안 항구도시에 거대한 규모의 석유화학 공단을 건설하였다. 지금 이순간에도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원료물질과 제품들이 국토 동맥인 고속도로를 타고 수도권과 전국 곳곳으로 운반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연간 약 17억 9천만톤의 물량이 도로에서 운반되고 있으며, 그중 약 27%가 화학 관련 공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남해안에서 출발한 운반 차량이 중부 내륙지역을 지날때에는 2시간 이상 운행시간이 경과하여, 운전자의 집중력이 낮아지고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그늘진 도로에 잘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가 생성되어 미끄럼을 유발하거나, 차량 내부 난방으로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등 교통사고 위험성은 더욱 증가한다. 2020년 2월 17일 전북 남원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에서 발생한 32중 추돌사고는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된 대표 사례이다. 결빙 구간에서 질산을 운반하던 탱크로리가 전도되며 화재와 유출사고로 이어져 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 사고의 약 16%가 바로 운반 차량 사고였으며 전북에서는 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북지방환경청에서는 2023년에 한국환경공단․한국도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휴게소 등 8곳에 사고대응 방재장비함을 연차적으로 확대 설치하고 매년 운반 차량을 대상으로 안전운행 캠페인을 실시해 왔다. 또한, 염산 운반 차량의 부식방지 코팅 검사를 지원하고, 동절기 운반 차량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사고 예방과 대응체계를 강화해 왔다. 내년부터는 관내 사고다발지역․상습결빙구역과 폭우․폭설 기상 특보 등 안전운행 정보를 운반계획서 제출자에게 제공하여 사고 예방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하지만 최종 안전장치는 결국 운전자 개개인이 경각심을 갖고 안전운행에 집중하는 것이다. 맑은 겨울날 도로는 평온해 보여도 그 아래에는 다양한 위험을 숨기고 있다. 출발 전 차량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운행 중에는 안전거리 확보와 예방적 감속 등의 정속 운행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 방법이다. 또한, 적정한 운행 시간에 충분한 휴식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다. 우리는 겨울철 미끄러운 길에서는 조심조심 천천히 걷는다. 조금 빨리 가려다가 낙상이라도 당하면 병원 신세를 지는 등 낭패를 당하기 때문이다. 화학물질 운반은 다른 어느 교통 물류보다 더욱 높은 주의와 책임을 요구한다. 다가오는 겨울철, 전북의 길 위에서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 할 약속이다. 안전 운행이 결국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과 건강한 환경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잊지 말자.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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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4 18:52

[전북칼럼] 누가 지역의 집토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가?

인간의 성격이나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심리학에서는 생활양식이라 설명하며 우리는 생활양식을 바꿀 용기가 없으면서 단지 불만스럽고 부자연스러운 지금 이대로를 편하게 생각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지루할 때를 개인적으로는 가장 행복 시기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우리는 지역경제가 2프로의 경제규모를 갖고 있다는 열등감 속에서 살고 있다. 아들러는 “열등감을 오래동안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더 뛰어난 존재가 되려고 하는 우월성 추구에 관해서는 보편적인 욕구이다 ”라고 지적하였다. 열등감이란 우리가 어떤 모자람을 느끼는 상태로 나름대로 열등감을 갖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 상태를 참고 견딜 수는 없다. 모자람을 극복하는 가장 건전한 형태는 노력과 성장을 통하여 극복하여야 한다. 건전한 열등감이란 명제속에서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지역기업들에 대한 지방정부의 부족한 관심과 지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우리가 집토끼라고 얘기하는 지역기업은 두 종류로 분류가 가능하며 지역출신으로서 지역에 정주하는 기업과 투자를 통해 전북자치도에 소재하는 기업이다. 모두 우리 지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활동을 하며 궁극적으로는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큰 상징적인 집토끼들이다. 중요한 점은 무엇을 가지 있느냐가 아닌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프로이드의 소유의 심리학이 아닌 사용의 심리학을 우리 기업지원에 적용해줘야 한다. 한 예로 우리 지역은 대기업 규모의 투자가 일단 양적으로 매우 적은 지역이다. 현대중공업의 사업규모 축소와 GM의 철수로 인한 지역경제의 손실과 해직에 대한 아픔과 갈등을 심하게 겪었다. 이에 반해 두산그룹은 유일하게 우리 지역에 수소연료전지라는 신산업을 익산과 군산 두 군데에서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대기업군으로 미국에 발전사업수주도 성공하어 선적이 진행 중이다. 비나텍은 독일에 연료전지 소재 수출에 성공하였으며 전북소재 기업으로 글로벌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두산퓨얼셀이 세계적인 기술수준을 갖고 있으며 발전사업 관련 사업장을 최근 군산에 준공하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지역주민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물론 최첨단 산업분야이지만 규모면에서 지역경제의 가치면에서 매우 큰 역할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전무하다. 또한 발전사업장이라는 특수성속에 전북지역만이 수소발전사업 유치에도 매우 소극적이다. 청정수소발전 입찰의 경우 국내 1등을 점유하고 있지만 최근의 발전입찰제 정책변화에 따른 문제점을 지역정부 누구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 않고 대응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도 않아 심히 염려스럽다. 기업유치는 전북으로 가면 기업의 성장이 담보된다는 유인효과 없이는 앞으로 기업유치는 더욱 어려워지리라고 본다. 고르디우스의 전차라는 개념에서. 복잡한 매듭을 풀면 아시아의 왕이 된다는 전설에서 알렉산더는 단검으로 잘라버렸다. 물론 매듭은 손으로 풀어야 된다는 생활양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전북자치도도 의미없는 전시행정보다는 지역에 기반을 둔 집토끼들의 어려움이 무엇이고 중앙정부에 대한 과감한 정책 전환을 전북자치도가 앞장서야만 한다. 우리지역 기업도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제발 노력해주기 바란다. /이홍기 우석대학교 산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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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7 18:26

[전북칼럼] 농업 AI 에이전트, 농업의 미래를 설계한다

농업은 인류 생존과 국가 식량 안보를 떠받치는 기반 산업이다. 그러나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농가 인구는 빠르게 줄고 평균 연령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병해충 확산, 재해로 인한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농업 현장에서 의사결정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도구로 최근 주목받는 것이 인공지능(AI), 그중에서도 농업 특화 AI 에이전트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선보인 농업 AI 에이전트 ‘AI 이삭이’ 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업인에게 지역에 맞는 작목, 재배 단계에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과거에는 농업인이 필요할 때마다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거나, 방대한 책자와 자료를 스스로 찾아 이해해야 했다.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재배 중인 작물과 환경, 생육 상황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골라 알려주고, 최신 연구 결과와 기술을 현장 눈높이에 맞춰 풀어준다.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지금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를 짚어주는 AI 비서라 할 수 있다. 농업 AI 에이전트는 정보 접근성이 낮은 농업인에게 특히 큰 힘이 된다. 복잡한 검색 대신 간단한 질문만으로 필요한 내용을 받아볼 수 있다. 조만간 음성서비스를 출시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초보 농업인에게는 상시 멘토가 되어 준다. 농업 AI 에이전트는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돕는다. 농업 AI 에이전트의 역할은 정보 제공을 넘어 농장 운영의 자율화로 확장되고 있다. 토양 수분과 양분을 측정하는 센서, 온·습도와 일사량을 감지하는 환경 제어 장비, 드론과 자율주행 농기계, 기상 정보 시스템 등을 연계하면 관수, 시비, 환기, 냉난방 등과 같은 반복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농업 AI 에이전트는 이들 장비와 데이터를 통합해 농장의 ‘두뇌’ 역할을 하며, 상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제어 방안을 제시하고 직접 실행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제 농업인은 하루 종일 몸으로만 뛰는 노동에 매달리기보다, 경영과 전략, 품질 관리와 유통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된다. 어떤 작목을 선택할지, 어느 시기에 얼마나 생산할지, 어떤 경로로 유통 판매할지 등 중장기적인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것이다. 동시에 물·비료·에너지 사용을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불필요한 투입을 줄여 탄소 배출과 환경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농업 AI 에이전트는 농업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함께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라는 인식이다.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농업인의 감각과 지역 특성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자산이다. 반대로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일은 AI가 잘하는 영역이다. 현장을 잘 아는 농업인과 데이터 분석에 강한 AI가 협력할 때 비로소 인간 중심의 스마트 농업이 구현된다. 앞으로의 농업인은 삽과 괭이만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함께 다루는 농업 경영자이자 농장 운영 기획자이어야 한다. AI와 함께하는 새로운 농업의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으며, 이제는 그 가능성을 실제 현장의 변화로 이어가야 할 것이다. /이상호 농촌진흥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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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30 19:22

[전북칼럼]문학의 고장에서 뭐?

채만식은 군산에서 태어난 소설가다. 단편에 비해 장편소설이 부족하던 일제 치하에 그는 『탁류』와 『태평천하』라는 장편을 남겼다. 신석정은 부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전라북도에서 살았다. 그는 일제 식민지배하에서도 변절하지 않고 조선의 시단을 지켜온 절개의 시인이다. 고창에서 태어난 서정주는 친일 이력이 있지만 북녘의 언어를 어루만지던 소월과 더불어 남녘 언어를 조탁한 시인으로 꼽힌다. 그리고 고은이 있다. 군산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 현대 시단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이다. 동서와 고금을 넘나들며 충격적인 깨우침을 전하는 시인. 정읍에서 태어난 박정만 시인 또한 전북의 문인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군부독재정권의 고문으로 화려한 꽃을 피우진 못했으나 그가 서정시에 획을 그은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 가람 이병기다. 익산에서 태어난 그를 당대의 최고 시조 시인으로 인정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어학자이기도 한 그는 말년에 지역에서 후학을 기르기도 하였다. 한편, 1980년대에 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면 교과서에 실린 「고무신」이라는 시조를 읽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시조를 쓴 장순하는 정읍에서 태어나 평생 지역에 살면서 후학들을 길러낸 사람이다. 김제 출신 정양은 오랜 기간 제자를 양성하며 시작 활동에 전념했고, 익산 출신의 이광웅 또한 후진을 양성하며 완성도 높은 시편을 남겼다. 임실에서 태어난 김용택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지금도 한국 시단을 이끌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유현종은 완주에서 출생해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들불』을 썼으며 신문 연재소설을 통해 낙양의 지가를 올린 소설가다. 최일남은 전주에서 태어나 작가로 일가를 이루고 언론인으로도 족적을 남긴 사람이다. 천이두는 남원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날카로운 평론은 대한민국 평단을 뒤흔들 정도였다. 그는 지역의 정서에 밀착해 있었으며 판소리 연구에 남다른 공헌을 했다. 윤흥길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소설가로 소설 『아홉 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는 이재명 현 대통령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소설가 양귀자 또한 전북 전주가 고향이다. 폭넓은 독자층을 지닌 그는 전주 홍지서림이 재정난으로 위기에 처하자 그를 인수해 명맥을 유지하게 한 장본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 있다. 최명희는 남원 사람인데 대하소설 『혼불』은 소설로서뿐 아니라 박물지로도 가치를 지닌다. 이게 끝이 아니다. 근래에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은희경은 고창이 배출한 소설가로 여전히 활동 중이며, 이병천 역시 전북이 배출한 작가다. 전북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인을 배출했으며 이들이 한국 문단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점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이들 문인을 따라 후학들은 오늘도 밤을 밝혀 글을 쓰고 있으며 그들로 인해 전북은 한층 높은 품격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인을 기려 덕진공원에 세운 시비를 주민들과 상의도 없이 전주시청은 외진 곳에 치워버리더니 항의가 빗발치자 또 다른 어딘가에 가져다 놓겠다고 한다. 지역 주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문향이 행정 종사들에게는 악취로 느껴진단 말인가. 문학은 눈앞의 이익을 담보하지 않지만 내면의 품격과 향기를 보장한다. 문학이 곧 수준의 시금석이다. 그런 면에서 지역 주민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행정 책임자들의 무지가 한심하다. 지자체 선거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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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23 18:08

[전북칼럼] 왕궁, 회복을 향한 여정

호남고속도로 익산 나들목과 삼례 나들목 사이를 지나 본 운전자라면, 차 안으로 스며드는 참기 힘든 가축분뇨 냄새를 잊기 어려울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잘 알고 있듯, 그 원인은 익산 왕궁면 일대 축사에서 퍼져 나온 악취였다. 왕궁 지역은 1948년 이후 한센인들이 조성한 대규모 축산단지로 지역경제의 일부를 담당해 왔지만, 동시에 우리 지역 환경문제의 진원지로 인식되었다. 축사에서 시작된 악취는 주민들의 창문을 닫게 했고, 외부인의 발길이 끊긴 고립된 공간을 만들었다. 수백 곳의 축사에서 흘러나온 가축분뇨는 익산천과 만경강으로 유입되고, 그 물은 결국 새만금호로 흘러가 새만금 수질 악화시키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었다. 이에, 정부는 지역사회와 함께「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2010년 7월)」을 수립하고 현업 및 휴·폐업 축사를 본격적으로 매입하여 악취 및 수질오염원을 줄이고, 하천 정비 등 환경정화 사업을 펼쳐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1년부터 국비 총 1,636억원을 투입하여, 총 599,432㎡의 현업 축사 323곳을 매입(매입률: 98.3%)하고, 매입부지에 나무를 심고 주교제와 익산천 생태하천 복원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하류 하천인 익산천의 수질은 2010년 대비 BOD 기준 ‘Ⅵ등급’에서 ‘Ⅰb등급’으로 개선되었고, 악취 수준도 ‘극심한 악취’에서 ‘냄새를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과거 축분으로 가득찼던 주교제는 이제 연꽃이 피고 수달이 사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하지만 산발적으로 철거된 축사에 식재를 하는 방법들으로는 왕궁 지역의 자연 회복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제는 왕궁 지역의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생태계 기능 복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3년 5월, 왕궁 축사 매입지와 인근 사유지를 포함한 왕궁 축산단지를 ‘자연환경 복원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하며 회복 의지를 담은 복원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전북지방환경청도 전북자치도, 익산시와 발을 맞춰 왕궁 지역의 생태환경 조사를 실시하고, 생태 복원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과 로드맵 마련에 힘을 모았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지난달 31일, 왕궁 지역의 자연환경 복원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사업면적 182만㎡,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총 2,437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다면, 왕궁의 회복 여정은 한층 더 강한 속도로 추진될 것이다. 전북지방환경청은 관계기관과 함께 예비타당성조사 수행기관(한국개발연구원 또는 조세재정연구원)에 왕궁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적, 균형발전적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여, 본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제, 왕궁 지역은 대규모 축산단지 운영으로 자연과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는 지역이었다면, 오늘, 우리는 축산 단지를 매입하고 자연환경 복원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내일은 자연환경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지역에 회복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환경의 사각지대에서 생태의 중심지로 바뀌는 그 길목에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전북지방환경청도 자연환경 복원사업을 단순히 시행하는 행정기관을 넘어 왕궁 지역의 ‘회복의 동반자’로 함께 걷고자 한다.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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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16 18:28

[전북칼럼]피지컬AI와 에너지 대전환과 협업이 우리의 미래다

인간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거대한 화두에 직면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기후변화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제는 바로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국제조약인 파리협정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억제, 나아가 1.5℃를 달성토록 각국의 참여를 촉구, 모든 당사국에게 2020년까지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수립·제출을 요청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국가 비전, 205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투자·연구 등 국가 전반의 과제, 에너지·수송 등 부문별 감축 전략 등 당장의 구체적인 이행 계획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전반적인 국가 정책 방향 제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후변화의 교훈에서 우리가 자연을 정복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껴왔다. 이제는 자연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겸손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 국가로 에너지의 96% 정도를 수입하고 있고 우리 총 수출액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최종적으로 에너지 가격 변동에 경제가 지배당하며 살고 있으며 더불어 환율변동에 의해 에너지 가격이 민감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양질 전환의 법칙은 일단 양이 축적되고 쌓여야 질적인 전환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며 대량생산과 매출 확대를 달성한 뒤 산업의 질적인 성장과 수준향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대학은 10년 후의 원천기술, 연구소는 5년 후의 상업화 그리고 기업은 3년 후의 시장 진입에 대한 기술을 준비한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구조는 산학연의 경계를 넘는 혁신적 협업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빠른 정책변화가 풍성한 미래의 경제적 가치를 확보하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 지역사회는 과감한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고 있나 검토해 보면 준비가 부족하고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우리에게는 미래 먹거리를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거대한 기회가 다가왔으니 바로 에너지 대변환과 AI기반 피지컬모빌리티 융합기술이다. 선제적으로 대비할 경우 미래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임이 확실하다. 특히 AI는 경제사회, 기술과 과학의 모든 분야에 걸쳐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체계 전반의 과감한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전력공급의 이슈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어 산업확보가 우월한 입장이다. 이제 우리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인공지능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바로 우리가 선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는, 불의 발견, 증기기관과 전기의 발명과 같은 기술적 전환점들이 인류의 생활 전반을 변화시켜 왔다. 이제 우리는 AI라는 또 한 번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의 순간에 서 있다. 다른 신기술보다도 폭넓은 혜택을 제공하며,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를 신속하게 해결하여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그러하듯 경쟁이 치열하리라 예상되지만 에너지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AI 기술과의 융합이 산업 대전환의 중심에서 새로운 초격차를 만들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홍기 우석대학교 산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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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9 18:55

[전북칼럼]국민과 함께 디자인한 정책, 현장에 스며들다

낡은 골목길에 꽃과 벤치가 놓이고, 흉물처럼 방치된 시설은 텃밭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민들은 정원에서 자란 식물을 판매해 운영비를 충당하고, 도시농업 활동을 매개로 세대 간 교류를 이끌어냈다. 이 변화의 출발점은 전문가의 설계서가 아니라 “이곳을 다시 살리고 싶다”는 주민들의 진심 어린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정부가 손을 내밀고 주민이 뜻을 모았을 때, 도시의 오래된 공간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이러한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바로 ‘공공서비스디자인’이다. 정책의 본질적인 목표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정책은 정부가 중심이 되어 기획·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 내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현장의 수요를 반영하여 정책을 설계하는 “공공서비스디자인단”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서비스디자인은 정책의 수요자인 국민과 공급자인 정부가 함께 참여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찾는 새로운 행정 모델이다. 회의실 안에서만 정책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방문·인터뷰·워크숍 등 다양한 소통과 협의 과정을 통해 실제 생활 속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국민의 일상에서 겪은 경험이 정책에 반영되고, 다시 제도로 구현되는 과정은 행정 혁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농촌진흥청도 이러한 공공서비스디자인 과제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금년도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공공서비스디자인 성과 공유대회에서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동물교감 치유 프로그램’이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민이 직접 참여해 디자인한 정책이 정부의 공식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어가는 중소도시의 방치된 공간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재생한 사례다.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도시농업과 결합해 해결책을 제시했으며, 고령층의 텃밭 재배, 청년층의 온라인 유통, 아동층의 체험활동을 연계해 세대 간 교류를 촉진했다. ‘동물교감 치유 프로그램’에는 청각장애인, 반려동물 훈련사, 치유농업사 등이 함께 참여해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원 웰페어(One-Welfare)’ 개념을 실현했다. 도우미견의 스트레스를 실증하고 교감 매뉴얼을 개발하는 등 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한 점이 주목받았다. 위의 두 사례 모두 현장과 국민의 참여가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책은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설계될 때 수용성이 높아져 진정한 효과를 발휘한다. 국민과의 대화 속에서 드러난 작은 불편이 제도의 변화로 이어질 때, 정책은 비로소 국민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할 때 정책은 더 따뜻하고 실효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다. 올해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한 공공서비스디자인 과제를 통해 발굴한 아이디어와 시범사업은 향후 정책 제안과 현장 확산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정책 수요자인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행정의 방향이 아닐까. /이상호 농진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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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1.02 18:55

[전북칼럼]민주당, 너네 잘해라

고종이 임금이 되어 흥선대원군이 실권을 잡게 된 게 1863년이다. 당시 조선은 세도정권 60년 기간 동안 국가 재정이 파탄나고 관리의 탐학으로 백성의 삶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더욱이 1862년에 진주 일원에서 시작된 민란이 전국으로 번질 기세여서 그야말로 조선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특히 백성들은 막중한 세금 때문에 고초를 겪었는데 역사서에는 이를 삼정문란으로 기록한다. 대원군은 이 문제를 바로 잡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평민들만 내던 군포를 양반에게도 내게 해서 백성의 세금부담을 줄이고 대토지를 보유하고도 면세혜택을 누리는 서원을 철폐하는가 하면 사창제도를 도입해 환곡 문제를 해결했다. 더 나아가 권세와 돈을 믿고 백성의 재산을 늑탈하거나 국가 재정을 훔치는 지역의 토호에게 가혹한 철퇴를 내려 백성으로 하여금 만세를 부르게 했다. 전북지역은 광주.전남 지역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성장시켰다. 1991년의 이른바 삼당 합당으로 여소야대 국면을 무너뜨리며 창당한 민주자유당은 이듬해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국회의원을 배출하고 민주당은 서울경기와 호남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민주당 의원을 당선시킨 유권자 대두분이 호남에서 출향한 사람들임을 생각할 때 그야말로 전국이 똘똘 뭉쳐 호남을 ‘다구리’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호남 출향민들은 부모가 농사지어 쌀을 보내면 그 길로 민주당에 들고 가 기부했다. 그렇게 지켜진 당이 민주당이다. 그 민주당이 오늘날 호남에서 과연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그 옛날 대원군은 향촌민들의 삶을 압박하는 토호들에게 단호한 철퇴를 내렸는데 과연 오늘날 민주당의 호남지역 단체장들은 토호들과 일전불퇴의 싸움을 전개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과 한패가 되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자산 축적의 풍년가를 부르고 있는가.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중앙정가에서 무슨무슨 직을 맡기도 하고 민주주의의 선봉 일꾼인 양 메스컴에 등장해 입에 발린 소리를 하지만 지역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지역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단체장이며 토호들과 탬버린 춤을 추고 있지는 않은지. 선거철만 돌아오면 이른바 권리당원을 모집하기 위해 각 후보 진영은 혈안이 되는데 그 권리당원은 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민주당의 능력 있는 사람을 당의 단체장과 의원 후보로 선출하는 게 아니라 학력이 좋다고, 나와 아는 사람이라고, 집안이라고 표를 찍고 있지 않은가. 그깟 인맥과 학맥으로 단체장과 의원을 뽑을 것 같으면 그 복잡한 선거를 굳이 치를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전북지역 후보자들 문제이기도 하고 당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호남을 업신여기는 민주당의 문제이기도 하다. 호남이 집토끼인가? 지방자치제를 시행한 지 어언 30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전북지역 주민들의 자존감은 전국 꼴찌를 고수한다. 그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과 국립공원을 네 군데나 보유한 전북에서는 어찌하여 매년 인구가 줄어드는지 알 수가 없다. 변변한 일자리나 즐길 거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난다. 전북에 사는 일이 창피하고 굴욕스럽다. 제발 민주당, 정신 좀 차려라. 대원군처럼 해라. 전북은 민주당의 볼모가 아니다. 이광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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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26 18:12

[전북칼럼]겨울 손님과 불청객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찬바람이 불어오면 매년 반가운 손님이 우리지역에 찾아온다. 시베리아, 몽골 등지의 추운 북쪽지역에서 겨울을 나기위해 매년 우리나라로 오는 반가운 손님, 130여만 마리의 겨울 철새를 볼 수 있다. 잔잔한 수면에서 쉬고있거나 먹이를 찾아 자맥질하는 큰고니가 고즈넉한 겨울 풍경을 보여주다가도, 가창오리가 군무를 펼치기라도 하면 역동적인 생명감을 선사한다. 매년 찾아오는 다양한 겨울 철새는 자연에 활기를 더해 주며, 우리 지역의 자연환경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겨울 철새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로 인해 겨울 철새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75% 이상 폐사되고 전염성도 빨라 감염된 개체뿐만 아니라 인근 농장의 닭도 살처분시킬 수밖에 없어 피해가 크다. 지난 겨울에 전북지역 가금농장 11개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179만 마리가 살처분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포유류에 감염되고 농장종사자 등 사람에게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조류에서 포유류로, 다시 사람에게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감염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3월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삵 폐사체가 발생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의 저서 ‘총, 균, 쇠’에서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이면서 사람과 동물의 접촉이 빈번해지고, 몇몇 질병은 인간 사회에 전염병으로 확산되어 인류 역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려주고 있다. 소를 통해 천연두가, 오리와 돼지를 거쳐 인플루엔자(독감)로 진화했다고 한다. 현대 지구촌 시대에는 균의 이동과 전파가 한층 용이해져 특정 지역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겨울 철새도 시베리아, 몽골 등지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하며 균의 전파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전북지방환경청에서는 10월부터 만경강, 동진강, 동림저수지 등 도내 주요 철새도래지를 대상으로 야생조류 수, 폐사체나 이상개체 발생 여부, 분변채취 등 예찰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다면 출입통제, 현장소독 등의 조치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예찰을 강화하여, 야생조류로부터 양계 사육시설로 조류인플루엔자가 전염되지 않도록 위험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전북자치도 등 도내 지자체에서는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특별대책방역기간을 운영하여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추진한다. 금년에도 철새도래지에는 축산차량 출입을 금지하고 인근 도로, 농장 진입로는 집중 소독을 실시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자주 발생한 지역 등을 중점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하여 오리농가 사육을 제한하고 가금 농가의 조류인플루엔자 검사주기를 2주 1회로 강화한다. 또한 가금농장이 밀집한 김제, 부안 지역에는 야생조류 퇴치기를 설치하여 철새 접근을 차단하는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전파를 사전 차단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지자체 노력만으로는 조류인플루엔자 대응이 완전할 수 없다. 농장에서도 야생 조류, 가축과 접촉하는 경우에는 장갑, 보호복, 마스크 등의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작업 후 소독을 철저히 하는 등 개인과 작업환경 위생관리의 실천이 요구된다. 또한, 일반 시민들께서는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시·군 환경부서나 전북지방환경청으로 신고하여 신속하게 수거 및 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각계 각층의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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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9 18:09

[전북칼럼] 에너지의 트렌드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 대응과 미래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함이고, 에너지 안보는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생산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3.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산업에서의 에너지 비중이 IEA 회원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2022년 약 2,171억 달러(약 300조원), 2023년 약 1,703억 달러(약 235조원)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평균 28%를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2023년 1위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총 986억 달러, 2위 수출품목은 자동차로 약 708억 달러를 수출하였다. 이를 에너지 수입액과 비교해 보면,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액을 합친 금액보다 더 많은 비용을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지출하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에너지는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는 분야이며,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국제 유가 등 에너지 비용의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에너지 분야가 기후변화에 대응을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전 세계가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의 전환은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화가 늦은 우리나라는 현재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 비율은 약 12%에 불과한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친환경에너지 생산량 확보와 국가 수소 인프라 구축은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 친환경에너지를 확보하는 방안은 두 가지이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확대하는 것과 재생에너지 미활용 전력을 활용하여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지역별 재생에너지 보급 및 발전 현황을 보면, 전라북도가 1위이다. 현재 국내는 재생에너지 미활용 전력은 제주도와 전라남도에서 발생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10%를 넘는 순간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다. 전라북도는 재생에너지 보급 1위와 함께 미활용 전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 그린수소 생산량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그 예로 보면, 현재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52.5%에 도달하였으며, 재생에너지 총 발전량 중 약 53%(10TWh)가 미활용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 번째로 수소 인프라 구축이다.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기간이 소요된다. 전라북도는 현대차와 두산과 같은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분야 중 상용차 분야와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며, 산업부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 수소도시사업 등을 통해 필요한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액화수소 시험센터(KGS), 연료전지 혁신센터(우석대) 등이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자동차용 폐연료전지 재활용 센터가 KTR과 우석대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재생에너지 보급 1위, 대형 모빌리티 및 발전용 연료전지 제조산업 중심지로서 미래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위한 청정수소 생산과 국가 경쟁력 확보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홍기 우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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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2 17:32

[전북칼럼] 잘못된 농업기술 영상, 소비자 피해 부른다

최근 농업 분야에도 디지털 정보와 영상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하면 농업기술을 다룬 다양한 영상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농업인과 소비자가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그 이면에는 심각한 위험이 숨어 있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나 잘못된 정보를 담은 영상이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것이다. 이를 그대로 믿고 따라 한 농업인이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부 영상은 농약 사용법이나 작물 재배기술을 사실과 다르게 소개한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락스, 빙초산(식초), 소주 등을 활용한 병해충 방제법을 마치 효과적인 방법인 것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경제성을 내세우지만, 실제 적용하면 토양이 오염되고 미생물은 사멸하는 등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짧고 자극적인 형식으로 제작된 영상은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져 나간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상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뚜렷하지 않아 이로 인한 피해 예방도 쉽지 않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조회수가 많은 농업 관련 콘텐츠를 모니터링하여 잘못된 정보를 담은 100여 건의 영상에 대해서는 삭제하거나 비공개 전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요구에 응한 경우는 5%에 불과했다. 대부분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여전히 영상물을 유지 중이다. 잘못된 정보에 농업인과 소비자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정부의 방송통신심의를 통한 제재도 여러 측면에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관련기관은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과학적 검증을 거친 농업기술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미 다양한 농업기술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포털사이트 ‘농사로(www.nongsaro.go.kr)'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정보 제공만으로는 부족하다. 온라인에서 올바른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 잘못된 정보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캠페인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 리터러시’다. 농업인과 소비자는 영상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해서는 안된다. 출처와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부와 학계, 언론이 협력해 올바른 정보 활용법을 교육하고 홍보해야 한다.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피해사례를 공유해 경각심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 피해사례를 보면 호기심에 따라 한 것이 큰 경제적 손실이나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정보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 농업의 미래는 정확한 데이터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서 출발한다. 잘못된 영상에 속아 피해를 보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소비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두가 올바른 정보 선택에 힘써야 한다. 정부와 언론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농업인과 소비자 스스로도 비판적 시각을 갖고 정보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 결국 농업을 살리고 소비자를 지키는 길을 ‘정확한 정보’에 있다. 올바른 정보 선택이야말로 국민 피해를 막는 첫걸음이자, 우리 농업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이러한 노력이 쌓일 때 농업은 국민에게 신뢰받고, 농업인이게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는 든든한 미래 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호 농촌진흥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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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28 18:11

[전북칼럼] 나는 어떤 언어를 쓰는가

얼마 전 편의점에 갔을 때의 일이다. 젊은 알바생에게 물건 가격을 묻자 그가 답변했다. “000원이세요.” 선어말어미 ‘시’의 용법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건 듣기에 이상한 말이다. 이 경우 선어말어미 ‘시’로 인해 높여지는 대상은 ‘상품’이다. 그 ‘상품’이 말하는 사람보다 상위자이므로 편의점 알바생보다 상위자인 셈이다. 어찌 상품이 사람보다 상위자일 수 있는가. 그래서 “000원이세요가 아니라 000원입니다.”라고 오지랖 넓게 알바생의 말을 교정해주었다. 그랬더니 그가 말했다. “저희 사장님이 그렇게 말하라고 하세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사장은 가게의 상품을 사람보다 높이 여기는 사람이다. 오염된 말의 용례는 또 있다. “지금부터 선수 입장이 있겠습니다.” 선수 입장이 어떻게 있다는 말인가. ‘있다’라는 말은 바위가 있다든지 나무가 있다든지 할 때 사용되어야 한다. ‘선수 입장’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다.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말도 일상적으로 쓰인다. 하루가 어떻게 된다는 말인가. 콩이 메주가 된다거나 어떤 일이 엉망이 된다거나 할 때 ‘된다’라고 하면 된다. ‘좋은 하루’라는 말도 우리에게는 원래 없는 ‘Good day’를 직역한 말이다. 이런 걸 보면 분명해진다. 이 모든 언어 사용은 서구의 용법을 들여와 우리말에 적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었던가? ‘오렌지’를 ‘아린쥐’라고 해야 한다던 그 사람. 미국물 좀 먹었다는 식자의 꼴사나운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언어 사용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고칠 수 있다. 우리말의 이해를 바탕으로 약간의 긴장감 속에서 습관을 들이면 금세 입에 붙게 마련이다. 그러나 서구 유학을 다녀와서 고등교육 현장에 붙박여버린 엘리트들은 정말 두통거리다. 그들은 우리말을 사용하되 논리 전개는 저 그리스에서 시작된 문법을 따른다. 서구의 논리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저들이 참이냐 거짓이냐의 문제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참과 거짓이 아니라 논리 전개가 모순되느냐 아니냐를 신경 쓸 따름이다. 아무리 거짓을 쏟아내도 논리 전개에 모순이 없으면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의 언어로 모든 세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서구적 근대의식으로 이어진다. 그들에게 ‘불립문자(不立文字)’ 같은 것은 미신으로 취급되어 배척된다. 그들의 언어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서구를 인류의 롤 모델로 여기는 자들은 그것을 전파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리하여 오늘의 ‘공화제’나 ‘민주주의’ 혹은 ‘대의제’ 등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들은 프랑스 혁명을 말하고 독일의 법철학을 언급하고 미국의 실용주의를 신줏단지로 여긴다. 그러면서도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나타난 집강소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공동체 같은 것은 언급하지 않는다. 오직 서구만을 외친다. 명색이 작가인 나 또한 서구의 언어를 사용하는 건 아닌지, 어느덧 서구인의 뇌를 나 자신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저쪽의 언어로 저쪽의 논리 구성을 따라 저쪽 세계관만을 열심히 설파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저 서구의 모더니즘 미학을 끊임없이 동경하면서 따라가지 못해 안달이 난 것은 아닌가. 그들의 눈으로 미술품을 보고 그 귀로 음악을 듣고 그 판단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대체 누구인가. 정말이지 모골이 송연하다. 이광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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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21 18:48

[전북칼럼] 자원순환과 순환경제로 여는 전북의 새로운 길

지난 9월 5일, 전북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군산은 시간당 152mm의 비가 내려 1968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올여름 폭염(33℃ 이상) 일수는 32일로 2년 전 15일의 두 배에 달했다. 이상기후에 대해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의 냉각효과가 약해지면 해류, 기온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기상이변을 야기하고, 이러한 기상이변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협으로 다가오는데, 이것을 ‘기후위기’라고 표현한다. 뜨거워진 지구, 즉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CO2)이다. 지난해 안면도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30ppm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전문가들은 450ppm을 넘으면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해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가 시작된다고 경고한다. 우리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자원순환과 순환경제’이다. 이는 ‘만들고-쓰고-버리는’ 선형 구조에서 벗어나,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해 경제활동에 접목하는 순환 구조이다. 유한자원을 무한자원으로 바꾸는 길이다. 해외 사례에서도, EU는 2031년까지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최소비율을 지정하여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할 예정이며, 미국 등 해외 각국에서는 폐식용유를 활용한 항공유(SAF)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내년부터 생수·비알코올 음료 업체에 대해 재생원료 10%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고, 2030년까지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북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김제에서 열린 ‘자원순환의 날 기념식’과 ‘새로보미 축제’는 배움과 참여를 통해 자원순환과 순환경제의 가치를 선도한다는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새만금 국가산단을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하여 핵심광물의 회수·가공 및 페배터리 리싸이클링을 아우르는 순환경제형 산업 거점이 마련되었다. 이는 곧 배터리의 생산에서 재사용과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자원순환형 산업 생태계 구축을 의미한다. 특히 성일하이텍㈜은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탄산리튬 등의 물질을 추출해 다시 배터리 원료로 활용하는 기업으로, ‘배터리에서 다시 배터리’를 구현하는 순환경제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전주의 자원순환특화단지 내 입주한 ㈜석청코리아는 태양광 폐패널에서 강화유리, 알루미늄, 셀 등의 자원을 추출하는 공정이 갖춰져 있으며, 국내 태양광폐패널의 39%를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자원순환과 순환경제를 이끌어가는 모범사례가 지역산업 내에도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동시에 생활 속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플라스틱은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연간 8억 6천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이는 500MW급 석탄발전소 189기를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다. 정부도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일회용품 원천감량 등의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북에서도 탈플라스틱 실천을 앞장서고 있다. 무주 반딧불이 축제, 임실 치즈축제 등 지역 축제에서는 다회용기를 도입해 친환경축제로 전환하고 있으며, 카페, 장례식장, 경기장 등의 생활현장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다회용기 사업예산도 2025년 7억원에서 2026년 15억원으로 확대 편성할 계획이다. 이렇듯 전북은 자원순환 선도지역으로 도약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전북이 앞장선다면 이는 한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 될 것이다. 전북지방환경청도 이러한 노력이 체계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다.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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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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