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사회 민심의 흐름에 암울한 기운이 번지고 있다. 좀처럼 회복될 조짐이 없는 경기침체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보다는 좌절과 무기력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민 69%가 희망없이 살고 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민심의 동향을 잘 드러내고 있다. 고달픈 삶의 여정에서 우리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품위’를 지키며 ‘더불어 행복한 삶’을 추구해 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유형?무형의 여러 요인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개인 또는 한 사회가 건전한 자긍심과 희망을 지니고 있는가의 여부와 상관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긍심과 희망의 싹을 틔우고 가꾸며 널리 보급하는 일은 그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감당해야 할 중요한 책무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빠른 사회변화 속에서는 균형된 안목과 통찰력을 지닌 지도자의 희망 메시지가 개인의 삶은 물론 국가 사회의 진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은 ‘혼돈속의 위기’상황이다. 산업사회의 질서가 해체되고, 디지털 지식정보사회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데 그를 뒷받침하는 가치체계와 법제적 기틀의 정비가 미처 확립되지 못함으로 인해 그 혼란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모든 열정을
바쳐 구현하고 싶은 꿈과 희망이 뚜렷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리더십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그것은 도덕성과 신뢰, 인간적 품격에 바탕한 ‘하이터치 리더십’이다. 지난 산업사회의 리더십이 위계적이고 관리적 유형이 지배적이었다면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유기적이고 인간적 리더십이 중심을 이룰 것이다.
한창 열려가고 있는 디지털 지식정보사회에서 바람직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첫째,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구성원들이 공유하도록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에겐 작건 크건 꿈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원래 지도자는 구성원들에게 바람직한 방향을 가르키고, 이끄는 사람이다. 꿈이란 구성원들이 함께 성취해야 할 대상이자 상태이다. 오늘날에는 각 부문이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었다. 리더는 자신의 비전을 환경변화에 맞게 설정하고 구성원들에게 미래의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연계적 사고로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생각들을 지닌 사람들을 인정하고 포용해서 ‘결속’(solidarity)시키는데 리더의 리더다움이 있다.결속은 사람들이 모이고 어울리되 서로 다투어 분열해서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힘을 모으는 것이다. 디지털 사회에서는 누구나 중심에 서며, 창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리더는 넓은 도량으로 사람들을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하여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째, 리더는 구성원들이 헌신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인격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여기에는 객관적 자기인식, 사회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 문화적 감수성, 그리고 유머감각 등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본질적 문제는 정치적 불안이나 경제적 가난이 아니라 희망의 부재이다. 꿈과 희망은 우리의 삶에 생명을 주는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박종주(원광대 교수ㆍ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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