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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전통 살아 숨쉬는 전주

전통문화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우리 조상들의 정신과 물질문명, 생활양식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정수(精髓)다. 전통문화를 빼놓고서는 전주를 이야기할 수 없다.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는 수많은 왕릉과 출토물, 불국사와 석굴암 같은 유물들로 가득한 도시다. 조선왕조의 역사유적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서울도 그러하다.

 

이에 비하면 전주는 역사유적과 유물이 그리 많지 않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전주를 전통문화의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느 지역보다 풍요로운 정신적 유산, 유형ㆍ무형의 문화 코어(핵심)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기 때문이다. ‘전주’하면 떠올리게 되는 선비정신 또는 양반문화로부터 판소리와 전주대사습놀이 같은 소리ㆍ공연문화, 전주비빔밥으로 대표되는 음식문화와 한지ㆍ부채 등 공예문화까지 전주는 우리 전통문화의 빛나는 보석과 같은 존재다.

 

문제는 이러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통문화도시다운 위상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전주를 전통이 살아 숨쉬는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도시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여기에 맞춰야 한다. 정책결정에서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갈수록 치열해질 지역간, 도시간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타 지역과 차별화된 전주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소리’가 될 수도 있고, ‘한옥’이 될 수도 있다. 좀더 넓게 ‘전통문화도시’가 전주의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전통건축(한옥)을 도시의 이미지로 삼으려면 전통한옥마을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나아가 도시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시의회가 조례를 제정하여 아파트를 비롯한 신축건물에 한옥기와지붕을 만들게 하고, 기존 건물도 개조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면 전주 어디서나 한옥양식의 건축물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고, 전주하면 누구나 전통한옥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둘째, 문화산업의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주는 문화의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발달한 도시다. 그만큼 문화콘텐츠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예를 들어 소리문화전당을 중심으로 하여 좌우로 덕진공원과 시민체육공원ㆍ동물원까지의 길을 ‘문화의 거리’로 만드는 방안을 생각해 보자.

 

소리문화전당에서 판소리, 탈춤 판을 벌여 전국의 소리와 춤을 전주로 모여들게 하고, ‘굿 페스티벌’ 같은 전국적 문화행사를 기획하여 공연문화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하게 만들자. 주변지역은 가족단위 휴식 공간 및 먹거리 문화체험을 테마로 하여 개발하고, 이를 한옥마을체험과 연계하면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전주만의 독특한 문화공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민의 의견을 한데 모아 힘을 집중시켜야 한다. 전주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역발전이라는 대의에서 서로 뜻을 함께 할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채수찬(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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