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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소외없는 세상 만들자 - 김은경

김은경(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새해 2006년 새해 첫달도 마지막 주간을 맞고 있다. 신년하례회, 각양모임을 통해 올 한해도 복된 삶이 되기를 기원하고 형통한 해가 될 것을 기원하는 덕담을 나눴다.

 

민속절을 앞두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좋은 소식이 넘치는 한해 되길 빕니다.“의 인사를 두루 드리고 싶다.

 

현재는 과거의 그림자를 안고 존재한다.

 

새로운 날이라 하였지만 우리는 과거의 긴 그림자 아래서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면서 지금을 산다.

 

나도 2005년의 끝 무렵에 있었던 쌀 비준 동의안 국회통과 이 후, 일련의 과정 속에서 희생당한 두 농민의 죽음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폭설로 인한 농촌의 피해사례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어터진 수돗물을 막을 수 없었던 홀로 살던 장애인이 얼어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는 평생 남의 땅을 부치고 살다가 죽기 몇 달 전 자녀들이 마련해준 작은 아파트 벽지가 마르기도 전에 그는 죽었다. 그곳에서 몇 달도 살아보지 못하고 죽은 아버지를 자식들은 서러워했다.

 

지붕 위의 눈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서 무너져 내리는 낡은 가옥들처럼, 휘어져 이내 주저 앉아 버린 비닐 하우스와 목축장처럼 이 땅의 농민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가 쉴 곳은 내 집”이어야 하는데 무너질 것 같은 낡은 집에 무너져 가는 육신조차 들이지 못하는 농촌의 홀로사는 노인들, 그들의 과거 펄펄 날던 젊은 시절은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자녀들을 도시로 올려 보내고 온 몸으로 그들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했다. 그러한 희생 위에 도시는 성장하고, 농촌은 그들의 육신처럼 쇄락해졌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깊어져가고 있다.

 

노대통령은 신년연설을 통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말하였다. 또한 재원조달을 위해서 조세개혁을 해야한다는 언급이 있었다. 재원조달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중요한 핵심적 사안이지만 세금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당도 조심스럽다.

 

한편 야당은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통한 제안에 대해 우리사회에 부자와 빈자들을 나누고 지지층을 모으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발언이라고 말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세금을 거두어서 재원을 마련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또한 서민을 위하면서도 성장을 장려하는 정책을 주장하겠다는 것이다.

 

소가 웃을 일이다.

 

지난 해, 종부세가 국회에서 통과될 때, 그들은 국회를 떠났다. 고소득층의 한 달 5만원을 감세해주기 위해 국회를 공회전시켰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서민들을 위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각해져 가고 있다. 늘어가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이제는 눈치 보지 않고 당리당략을 떠난 과감한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2006년 1월 13일부터 브라질에서 세계교회 협의회 총회가 열렸다. 그 총회에서 경제적 측면에 대한 세계에 대한 수행결과를 짚어보면서 세계 속에서의 양극화를 고발하였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약자의 양산과 빈곤으로 인한 여성의 성적학대와 인권 침해를 고발하였다. 그들은 가난 없는 세계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가난 없는 세계를 추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세계화를 통한 부의 독점과 지배를 깨뜨리고 집중된 부의 건강하고 윤리적인 재분배를 위한 생명평화공동체를 이루는 기초를 마련하기 위한 약속을 제안하고 참가자들은 서약하였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을 살아가면서 한 계층의 희생에 의해 세워진 성장과 행복은 진정한 복지가 될 수 없다. 과거 한 시대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당한 세대가 지금도 역시 일방적으로 인내와 포기를 강요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의 그림자 아래서 미래를 꿈꾸는 지금, 여기에, 소외없는 세상을 추구해 나가는 치열한 수행을 해야하는 시간과 장소 또한 지금 여기이다.

 

/김은경(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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