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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고부읍성의 가치 - 윤덕향

윤덕향(전북대 교수)

긴 추석연휴 기간동안 문화 행사와 전통놀이가 곳곳에서 벌어졌고 예전같지는 않지만 시골 초등학교 마당에서는 면민체육대회가 열리는 곳도 있었다. 굳이 추석이 아니라도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들국화, 코스모스가 흐드러질 무렵부터 앞산 뒷산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치장하는 가을의 끝자락까지 우리나라 방방곡곡 축제가 열리지 않는 곳이 없는 것같다. 경제가 발전하여 삶에 여유가 생기고 주 5일제로 여가도 늘어났으니 곳곳에 신명나는 놀이 마당이 열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 자리에는 약방에 감초처럼 드러나지는 않지만 전통문화나 전통 놀이가 자리하기 마련이다. 지역의 역사적인 전통성을 보여주는 문화 유적이나 유산이 있을 경우 정도와 방법의 차이가 있지만 드러내기 마련이다. 우리지역에 있는 그런 문화유적이나 문화유산으로는 익산지역의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익산 쌍릉 등 백제 문화 유적이나 김제 금산사. 남원 실상사, 전주 풍남문이나 경기전, 고창 고인돌 유적 등이 얼핏 꼽힐 법 하다.

 

시간적으로 꼭 삼국시대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는 가야문화권 개발계획이나 중원문화권, 중서부 고도 문화권 등 대체로 삼국시대의 유적이 주된 대상인 것같은 문화유적을 정비하고 개발하는 문화권 개발 계획이 있는데 우리 지역은 익산시 지역이 일부 포함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대상지역에서 제외되었다. 익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문화권 개발에서 제외된 것이 문화유적이 없기 때문은 아니고 도읍지가 아니었기 때문만도 아니다. 왜냐하면 중원문화권이나 가야문화권의 경우 도읍지만이 대상이 된 것은 아니고 익산시처럼 유적이 집중된 곳이 주된 대상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문화유적이 집중되어야하는 것이 기준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지역에는 문화유적이 상대적으로 집중된 곳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남원지역이나 정읍 고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는 삼국시대의 고분과 산성이 집중되어있으며 이들의 역사적 의미는 매우 높은 것이다.

 

특히 최근 조사에 의하여 백제시대의 산성일 것으로 밝혀진 고부 읍성은 백제의 지방행정중심이었던 곳이다. 백제에는 지방행정조직으로 5방이 있었고 그 중심이 되는 곳에 방성(方城)이 있었는데 고부읍성은 백제의 5방성중에서 그 위치가 분명하게 밝혀진 고사부리성이 있었던 곳이다. 나라에는 지방과 중앙이 있기 마련이고 지방조직의 중심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중앙 도읍과는 같은 맥락에 있으면서도 지역적인 특색이 있는 문화와 역사를 형성하기 마련이다. 백제 지방행정의 중심이었을 뿐만아니라 이후에도 지방 행정의 중심이었고 동학 혁명의 무대였다는 점에서 고부 읍성은 그 역사적, 문화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이 가을, 우리 지역의 문화 유산의 알고 가치를 드높이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윤덕향(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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