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지난달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고 한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해외 여행이나 어학연수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외국인 여행객이 국내에서 쓴 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생긴 여행수지 적자는 산업과 경제계가 어렵게 벌어들인 수출의 1/3이 넘는 금액이라고 한다. 그래도 워낙 수출이 잘되면서 경상수지는 연간 2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여행수지의 적자를 수출로 메우는 흐름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매년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내 여행이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도록 관광 자원과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다시 찾아 올 수 있도록 우리의 따뜻한 배려가 담긴 친절과 정성어린 마음으로 맞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 한마디 말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친절한 말 한마디와 행동으로 여행 내내 즐거웠던 한 노신사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언젠가 미국 항공사 비행기를 타게 되었고 비행기 안에는 온통 미국인들뿐이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대단히 심심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옆 좌석에 앉은 일곱 살짜리 아이가 계속해서 이쪽을 돌아보고 “May I help you?”를 읊어 대며 친절히 구는 것이었다. 벨트 착용 신호가 났는데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까 이 소녀가 “메이 아이 헬프 유?”라고 하면서 벨트를 매 주었다. 또 의자를 세우라고 했는데도 잘 몰라 하니까 “메이 아이 헬프 유?” 하면서 버튼을 눌러 주더라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그렇게 친절한 것이 하도 신기해서 어떻게 그렇게 친절하냐고 물었더니, 그 소녀는 또렷또렷한 눈망울을 굴리며 대답했다.
“저희 집에서는 아침마다 기도할 때 어머니가 매일 말씀하시는 것이 있어요. 그건 누구를 만나든 “May I help You?”라고 물어보고 도울 일이 있는 사람은 힘껏 도우라고 하신 답니다.” 한 어린아이의 행동이 미국을 여행하는데 큰 힘과 용기를 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렇듯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여행객에게 필요할 때 힘이 되어주는 정성어린 배려야 말로 가장 큰 여행자원이 될 것이다.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D자동차 회사가 글로벌 경영을 선언하고 세계 제일의 미국 자동차 회사에 도전장을 내밀었을 때 최고의 인력을 양성한다는 동경 T대학의 취업담당 관계자가 자동차 회사를 직접 찾아가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며 자동차 회사가 글로벌 시대에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제의를 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반대로 일본이 자랑하는 자동차 회사를 방문하면 홍보센터 입구에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는 것이다. 우리도 관광수지 적자를 수출로 메우는 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정성어린 마음으로 자신 있게 다가서 보자. 또한 전북의 청년실업 문제도 대학이 직접 나서서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학이 산업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준비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옮기는 행동도 중요할 것이다.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윈윈전략을 세우기 위해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한 시기이다.
/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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