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커플”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짝이 되는 남녀 한 쌍”또는“ 잘 어울리는 짝”으로 표현된다. 커플은 아담과 이브에서부터 로미오와 줄리엣,영화 <타이타닉> 의 잭과 로즈까지, 남다른 열정과 뜨거운 사랑, 관습을 뛰어넘는 행동,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서로 잘 어울리는 관계로 과거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큰 파문을 일으켰던 역사와 예술 작품 속에 그려지고 있다. 예술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커플의 공통적인 한 가지 메시지는 바로 “행복”이다. 세상살이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 세상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랑을 함으로써 느껴지는 행복감은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내게 한다. 예술작품속의 커플은 고단한 삶속에서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인 ‘사랑’의 달콤 쌉싸름한 면을 상큼하게 그려내고 있다. 최근 뭐든 함께하고 싶어 하는 커플들을 겨냥한 사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타이타닉>
커플의 심리를 이용하면 두 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커플음료, 좌석 사이에 팔걸이가 없는 커플극장, 커플좌석이 마련된 카페, 커플전용 PC방, 커플용품 전문 쇼핑몰 등 커플 마케팅 제품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그러나 요즘 들어 많은 사람들이 혼자살기를 원하고 또 실제로 피곤한 커플보다는 화려한 싱글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한 부부는 전년보다 10% 가량 늘었지만 결혼한 커플은 전년보다 5%가량 줄었고, 이 가운데 한 명이라도 재혼인 경우는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숨기고 싶은 과거가 되었을 이혼이 이제는 결혼한 커플의 3분의 1이 선택하는 당당한 현실이 되었다.
이는 분명 의미있는 변화이며, 물질 만능주의 사회적 가치와 인간 상호간의 관계와 긴밀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현상이다. 한마디로 함께 살며 사랑을 나누고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짝을 찾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또한 아무리 잘 어울리는 커플도 상대방과 내가 같지 않은 이상 어떤 관계이든지 불만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불만을 풀지 못하고 갈등이 쌓이면 결국은 파멸에 이르고 만다. 서양에 비해 대체로 우리나라 커플들의 애정 표현과 대화는 부족한 편인데, “닭살 커플”처럼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다툴 일은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대화법이 없다. 따뜻한 미소, 애정 어린 스킨십,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존중과 배려….
이렇듯 사랑을 근간으로 하는 남녀간의 커플도 있지만 우리사회는 서로가 부족한 것을 메우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어서 더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커플링 시스템도 있다. 얼마 전 전주세계소리축제중 전주시립국악단의 어울림 콘서트는 소리축제의 한 획을 장식하며 멋진 공연을 보여준 한 예이다. 둥둥 북소리가 관현악과 함께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힘찬 기상을 뿜어내는 듯 했고 난타 같은 타악의 울림이 신명나고 흥이 넘쳤다. 이 공연은 국악과 서양음악의 어울림이라는 취지하에 소리와 놀이의 환상을 통해서 흥겹고 경쾌함을 시각과 청각을 만족시켜 종합예술로 승화시킨 멋진 커플링 시스템으로 기억된다.
올해 초 전라북도는 전국 지자체중 처음으로 산학관 커플링 사업을 전개하였다. 커플링 사업은 산업체가 꼭 필요로 하는 인력을 창출하기위해 대학은 산업체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바꾸고 산업체는 현장실습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지방정부는 참여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는 사업이다. 커플링 사업은 처음부터 배부를 수는 없고 단계적으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간다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믿는다. 또한 커플링 사업으로 서로가 알지 못했던 부분을 이해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우리지역도 잘 어울리는 커플로 발전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존중과 배려가 상생하는“닭살 커플”처럼 국악과 양악의 절묘한 어울림처럼 그리고 산학관 커플링 사업과 같이 우리지역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커플링 사업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