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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개인행복시대, 공생 안전망 절실 - 이흥재

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혼·자·서·잘·살·자'라며 얄밉도록 자기 자신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이 많다. 행복을 찾은 다양하다. 성형수술 같은 외모치중파도 있고, 남에게 한없이 베풀며 스스로 행복을 채우는 삶도 있다. 이른바 지금은 개인행복, 절대행복시대이다. 행복추구는 개인목표일 뿐만 아니라 국가나 사회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되었다.

 

이 같은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는 소시민의 작은 행복을 지킬 안전망이 너무나도 취약하다. 고속성장사회를 거치면서 허둥지둥 지내느라 최소한도의 자기안전망조차도 소홀히 해왔다. 하물며 사회안전망은 더할 나위 없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개인 가처분 소득증대라고 하는 말이 무색할 '이름뿐인 책임사회'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공존 · 공생 · 공진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맑고 밝은 사회에서 살 권리가 있다. 그래서 세금내면서 국가라는 틀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공공질서와 공익에 승복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보호해주는 국가의 역할을 각자가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 나 없이 부르던 행복노래가 해넘이 인사 메일을 보내는 요즘 좀 우울하다. 스치는 경제소식들을 외면한 채 잘 될 거라고 너스레를 떨면 기만이 될 것 같다. 어떤 이 들은 새해를 내다보며 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혹여나 그 틈새에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삶들이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지금은 모두 어렵다. 모두가 공생에 힘을 모아야 한다. 세상이 소용돌이치면서 한계선상에 방치되는 대상이 점점 넓혀지고 있다. 사회안전망이란 기본적으로 의료복지시스템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정신건강도 함께 챙겨줘야 한다. 가벼운 우울증이나 가슴앓이에서 시작되어 스트레스나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인터넷, 위험한 장소, 약품들이 너무도 쉽게 방치되어있다.

 

한계선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성간의 사랑, 이혼이나 별거, 사회적 고립, 실직, 기업도산, 학력부진, 질병 악화, 약물 중독, 위험한 일터 등은 함정이다. 이들을 사회적 안전망으로 보호해줘야 한다. 더 말할 것 없이 이제는 당연히 사회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한다. 막말로 자살로 생기는 GDP손실금액을 그대로 공생정책에 투입한다면 수 조원에 이를 것이고, 그 결과는 어찌 수치만으로 계산할 수 있겠는가.

 

IMF위기 시절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 주변사람들의 고통은 또 어떠할 것인가. 신문보도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28.8명으로 OECD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높다. OECD 평균(2006년)은 11.2명으로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 다음을 잇는 일본(19.1명), 핀란드(18명)와도 큰 차이가 있다. 자살왕국이라 불리던 일본은 '자살대책기본법'(2007)을 만들고 관련 종합대책을 범 부처차원에서 추진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 사업주, 학교, 관련 민간단체 등이 서로 밀접하게 연계하여 추진할 책무를 정하고 있다. 모든 자치단체들이 2008년도에 '대책연락협의회'를 설립하고, 주무부처는 '대책가속화계획'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터놓고 이야기 나눌 사람 단 한명만 있어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는 말을 정책으로 보호해야 한다.

 

우리는 IMF 즈음의 일들을 어설프게 넘기고 잊고 있다. 또 다시 그런 일이 없어야겠다. 절대행복, 공생시대라는 말에 알맞은 최소안전망이 절실하다. 자기안전망도 이제는 사회안전망으로 승화시켜야한다.

 

/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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