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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우리동네 사업장에선 화학물질이 얼마나 나올까 - 한상준

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1,200만여 종, 그 중 3만8천여 종 유통!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화학물질과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화학물질 종류이다. 그리고 한 해 3~4백개의 신종 화학물질이 생성되고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의 범람 속에서 우리 인간은 얼마나 안전할까?

 

과거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에는 화학물질-화학비료는 식량혁명을 불러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고, 산업화 이후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우리 아이들의 장난감에서부터 식료품, 가구, 자동차, 건물 등에 이르기까지 화학물질은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 삶의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러나 그 편리성과 유익성에 함몰되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간과하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 예로 50대 이상인 우리국민이면 백색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쓰고는 이가 없어지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하면서 고맙게 여기기도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물질이 바로 살충제인 DDT이다. DDT는 살충효과가 뛰어나 1945년 이후 살충용 농약으로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땅에 녹아 있던 DDT가 식물에 흡수된 후 생물농축을 통해 인간 같은 생물에게까지 해를 끼치는 물질임이 밝혀지면서 지금은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렇듯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화학물질에 과다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이의 유해성을 모르고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환경부에서는 이러한 화학물질의 과다 노출과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2000년부터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및 화학물질 정보공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원료 투입부터 생산된 제품 폐기까지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 양을 사업자가 직접 파악해서 사업자 스스로 화학물질 배출량을 줄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화학물질배출량 정보공개시스템(인터넷)을 구축하여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과 기업이 배출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북도에서는 2008년 7개 사업장에 이어 19개 사업장이 배출량 공개에 참여하였는데, 이들 공개사업장의 화학물질 배출량이 '04년 388톤에서 '07년 192톤으로 대폭 감소(50%)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화학제품 13개, 자동차제조 5개, 고무 및 플라스틱 4개, 조립금속 3개, 봉제제품 1개 사업장이다.

 

이는 그 동안 환경부와 산업계가 함께 자발적 협약 체결, 정보교류회 활동, 배출저감 기술 적용 등 화학물질배출량을 줄이고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생각된다.

 

물질의 풍요와 신제품 개발에는 새로운 화학물질의 탄생이 필연이며 환경으로의 노출 또한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정부는 화학물질 배출저감을 위한 다양한 환경기술 및 산업지원, 원료부터 폐기까지 유해화학물질 저감을 추진하는 녹색화학(Green Chemistry)육성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사업자는 스스로 시설 및 공정개선, 고독성물질을 저독성물질로 대체하는 물질대체, 친환경 기술적용 등을 통해 화학물질 배출량을 줄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 생각된다.

 

아무쪼록 2010년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화학물질 배출량 정보공개 제도가 원만하게 안착되어, 정부·시민·기업 이해관계자 상호간에 화학물질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소통(Risk Communication)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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