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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다문화사회'와 '전주비빔밥'이 닮은 이유 - 천호성

천호성(전주교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살거나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수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의 국제결혼 증가율과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증가 추세로 볼 때, 약 2020년쯤에는 외국인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세 이하의 젊은 층 중에서는 5명 중에 1명이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 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북의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9년 현재, 전북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약 1만 9천여명이고 국제결혼 자녀수도 4천 5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에서 국제결혼비율의 증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전북에서 외국인 수나 다문화가정 구성원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과 인구의 국경 없는 이동과 글로벌화의 진행이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할 때, 우리사회의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은 단일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강조하던 기존의 우리사회과 갖고 있는 폐쇄적인 사회적 질서와 시민들의 의식이 이제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 직면하게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요컨대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공존공영의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한민국의 사회가 전환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문화사회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존의 정책은 동화주의였다.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한국사회에 동화시켜 한국의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게 언어와 문화 그리고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그들 나름의 정체성을 인정해 주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전환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문화적 전통과 고유성을 잘 유지하는 것도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동화보다는 그들에게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조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우리사회에 잘 적응하고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열린 마음과 배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을 우리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전주비빔밥이 각종 재료가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룰 때 그 나름의 독창적인 맛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우리사회도 다양한 구성원들의 멋진 하모니가 이루어질 때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다문화사회는 우리의 노력에 따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화란 "아이가 성숙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문화를 사랑해야 우리 문화를 사랑할 수 있다. 이제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상호 존중과 배려를 위한 열린 마음이다. 맛있는 전주비빔밥처럼 아름다운 다문화사회를 꿈꾸어본다.

 

/천호성(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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