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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타임캡슐' 대신 '기억상자' 라 하세요

▲ 기억상자

 

'기억상자'는 '타임캡슐'을 다듬은 우리말이다. '타임캡슐(time capsule)'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록이나 물건을 담아서 후세에 온전히 전할 목적으로 고안한 용기'를 가리켜 이르는 외래어다. 즉 '기억상자'는 '기억'과 '보관'을 중시하여 '오랫동안 기억될 필요가 있는 것들을 보관하는 데 쓰는 상자'라는 의미를 부각시킨 용어이다.

 

▲ 고고학적 의미

 

타임캡슐은 1938년 미국의 뉴욕 만국 박람회(엑스포)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타임캡슐을 제작한 이유는 현대의 문화를 미래에 전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현대의 우리가 고대의 무덤에서 나온 유물을 통해 그 시대의 생활양식이나 풍속 등을 추측해 볼 수 있듯이 미래의 사람들에게도 오늘의 우리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남긴다는 것이 타임캡슐 제작의 핵심적인 취지였다.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이러한 취지를 받들어 공식적으로 타임캡슐을 묻기 시작했다. 기억상자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다시 개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정부에서는 국가 차원의 기억거리를 기억상자에 묻고, 회사에서는 회사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 줄 수 있는 자료를 기억상자에 담는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끼리 기념하고 추억할 거리를 위해 기억상자를 만들기도 한다.

 

▲ 기억의 보관

 

여태까지 인류는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온갖 장치를 개발해냈다. 대개는 글자나 그림 등 상징적인 형태로 기억을 보관했다. 그런데 이제는 기억할 수 있을 거리를 실물 그대로 담아 기억을 저장하고, 유지하고, 다시 불러낼 수 있게 되었다.

 

기억상자는 대개 땅속에 묻는다. 최근에는 땅에 묻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기억상자를 마치 예술 작품처럼 천장에 매달아 놓는 경우도 있다. 왜 사람은 그토록 기억에 집착하는 것일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일까.

 

▲ 이렇게 쓰세요

 

우리들의 졸업식 사진을 기억상자에 넣었다.

 

꿈을 담은 축구공을 기억상자에 넣는 행사를 마련했다.

 

초등학교 때 묻은 기억상자를 꺼내보기로 했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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