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한나라당 최고위원)
지난 4월 27일 삼성그룹은 2021년부터 20년 동안 새만금 간척지에 23조원을 투자해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 및 전라북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은 1단계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부지 4.1㎢(125만평)에 7조6천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생산기지, 그린에너지 연구개발센터 등을 건설한다. 이어 2026년부터 2040년까지 2~3단계 사업으로 공장 증축과 연료전지 생산라인 등을 조성하게 된다. 지난해 8월 국내 태양광기업 OCI가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키로 한 데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투자로, 국내 최고의 기업이 가세함에 따라 새만금 개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 외에도 도내에는 굵직굵직한 국책사업이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익산 왕궁면 일대에 국내 최대의 식품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고, 무주 일대의 태권도공원 조성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역 경제는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의 극심한 고용난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의 종합산업단지만 해도 연간 15조원의 경제 효과와 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까지 감안하면 수치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 있다. 5만명의 고용이 창출된다 해서 그것이 곧 지역인력의 채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관례를 보더라도 대기업의 투자가 지역민의 고용으로 직결된 경우는 제한적이었다. 경영이나 기획, 관리, 마케팅 등 주요 부문의 인력은 중앙에서 공급하고, 생산인력만 지역에서 채용하는 형태였다. 여기에는 기업 내부의 문제도 있겠지만 지역사회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내에서 진행중인 대규모 국책사업이 지역 인재의 채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에 대비한 인재 육성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학은 산학협동시스템을 구축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현장 중심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그래야 대규모 투자를 실질적인 지역발전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필자가 '동북아중심 전북발전포럼'을 설립하고 '꼬끼오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라북도의 새벽을 깨울 수 있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다. 뜻있는 지역 인재들을 대상으로 도내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인식과 대처능력 등을 함양해 대기업의 투자에 대비하고 서해안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반응도 좋아 많은 인재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여건이 되는대로 교육시스템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모든 것은 결국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투자에 대비해, 각종 국책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에 대비해, 빠르게 도래하는 서해안 시대에 대비해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공급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미래는 준비된 자에게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 정운천(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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