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선 (변호사)
독자들이 잘 알고 있는 옛 경구중에 '가화만사성' 즉, 가정이 화목(행복)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이 주는 교훈은 가정의 행복이야 말로 모든 일의 근본이며 사회를 평온케 하여 국가발전에도 기여하는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그런데, 결혼이라는 것은 가치관, 성장과정, 생활습관, 재산정도 등이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기에 많은 갈등이 생기는 것이고 이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할 것이다. 옛날 어른들이 '결혼은 서로 수준이 맞는 사람끼리 해야 잘 산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측면이라고 보여진다.
필자도 결혼 당시는 시골촌놈이 서울여자를 만났으니 얼마나 서로 달랐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입장만 고집했기에 부부간의 갈등이 자주 발생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 모든 갈등은 필자가 조금만 아내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양보했더라면 쉽게 극복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필자의 좁은 마음으로 인해 우리 부부는 '어린시절 엄마아빠는 자주 싸웠다'고 하나뿐인 딸이 기억할 정도로 갈등을 많이 겪었다.
그러던 중, 2001년 필자는 큰 사고로 약 5개월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입원기간 중 필자를 걱정하며 필자에게 헌신하는 가족을 보면서, 출세만을 지향하며 소중한 가족을 방치했던 나의 생활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과 행동의 작은 변화로 나타나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가정에 행복을 가져다 주었으며, 내 스스로도 현실에 만족할 줄 아는 겸손함이 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필자의 가정이 항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결혼 초기에 비하여 행복한 날들이 더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정의 행복을 다지기 위한 초석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으나,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요소는 부부간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이해심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필자는 일상생활에서 주말은 가급적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아내에게 존칭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서로가 필요에 의하여 가사를 분담한다. 심지어 설거지나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일은 내가 도맡아서 한다. 결혼 초창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관심이고 사랑이다. 부부에게 공통의 시간과 취미를 함께한다는 것은 백년해로의 전제조건일 것이다. 또한, 존칭을 사용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이다. 이렇게 서로 배려하다 보면, 반말을 사용할 때에 비해 언성을 높이지 않게 되므로 자연히 부부싸움이 줄어든다. 존댓말로 싸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사를 분담한다는 것은 이해심이다. 가사분담은 크게 티나지 않는 가사노동이 사실은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일인 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필자는 경찰직에 몸담으면서 서장이라는 책임자로 있었던 6년간 직장 동료들에게 '가정도 추스르지 못하는 가장이 직장에 나와 민원인과 직장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가식적인 것이다. 조직에서 인정받으려면 가정에 최선을 다하는 가장이 되자, 가장은 권리의 상징이 아니고 의무만 듬뿍 안는 위치이다'라고 누차 강조했었다. 나의 말 덕분인지 수백명이나 되는 동료들 중 나와 함께 근무하는 동안 이혼 등 심각한 가정사를 겪은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글을 보며 혹시라도 지금까지 자신이 가정에 무심했다고 생각되는 독자분이 있다면 바로 아래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겨 보는 것이 어떨런지.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자.
부부간에는 존칭을 생활화하자.
부부가 가사를 분담하자.
실천하는 순간, 당신의 가정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 이상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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