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전북대병원장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이다
최근 모 중앙 일간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0년도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에서 유일하게 우리 전북대병원이 6대암 수술실적에서 전국 311개 종합병원 중 10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도내 인구가 200만명도 안되고 타 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된 점을 감안해도 의료수준 만큼은 전국에서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 병원 전북지역암센터가 2010년도 보건복지부 지역암센터 평가에서 전국 1위를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자연분만은 호남지역에서 월등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고, 급성 뇌졸중, 관상동맥우회술, 혈액투석, 엉덩이관절 치환술에서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또한 의료기관별 질병사망률 조사에서도 중증질환 사망률이 도내 종합병원 가운데 가장 낮고 서울성모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우리 전북대병원이 지역 거점의료기관으로서 이와 같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지역사회에서의 인식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경우가 더러있다.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것과 이용환자, 즉, 고객의 만족도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통의 문제다. 환자와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의사하기 힘든 세상이다. 환자와의 좋은 대화는 시대변화상 불가피하며 의사에겐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의료의 질이 환자만족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이해된 나머지, 명의에 의한 진료 하나 만으로 병원에 환자가 줄을 서곤 했다. 의사 말을 잘 듣지 않는 환자에 대한 의사의 반응이 1960~70년대엔 ‘당신 나쁜 사람이야’, 80~90년대엔 ‘협조가 잘 안 되는군요’, 최근엔 ‘함께 문제를 풀어보시죠‘로 변하고 있다. 필자가 80년도에 받은 의사면허 번호가 2만 번대 였다면 지금은 10만 번이 넘어간다. 그만큼 환자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의사나 병원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신설 의과대학인 버지니아텍 의대의 혁신적인 의대생 선발기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사가 되려면 먼저 남에게 제대로 말하는 법부터 배워라. 아울러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동료들과 화합할 수 있는 품성을 갖춰라”를 모토로 심층면접, 스피드 퀴즈 형식의 면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격자를 골라낸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아무리 성적이 좋더라도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좋은 의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능력은 사회가 의사들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이다. 양질의 의료와 고객만족이 일치하기 위한 초석은 의사로서 실력은 물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인성을 갖추는 것이다.
결국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의료 쏠림현상도 본질적인 의료서비스의 질적인 차이보다는 환자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차적인 문제로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문제가 발생되는 이유는 의사 및 간호사, 코디네이터 등의 인력이 수도권 대형병원들에 비해 충분하지 않고, 의료인들의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병원도 소통강화와 고객만족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신속하고 불편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시스템 개선, 직원 각자가 투철한 주인의식으로 무장할 수 있는 내부고객 만족도 향상 방안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믿음과 사랑을 부탁드리며 부족한 부분은 애정어린 마음으로 질타해 주시길 바란다. 도민들의 신뢰를 받는 도민들을 위한 전북대병원이 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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